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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충장로 간판 교체’ 정부 공모사업 반대하는 업주
“40년 유지한 간판 바꾸라니”VS “산뜻한 거리 정비에 동참을”
광주 동구청, 288곳 중 3곳 사업 참여 반대에 난항
불법 광고물 강제철거 예고…업주 “이해할 수 없어”
2023년 01월 16일(월) 20:00
광주시 동구청이 충장로 일대에서 행안부 공모사업인 간판 개선사업을 진행하다 일부 업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업 대상 업소 288개소 중 3개 업소가 사업 참여에 반대하면서 오는 2024년까지 사업을 매듭짓지 못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에 동구청은 지난 11일 이들 업소의 간판이 불법 옥외광고물인 점을 지적하며 강제 철거를 예고하고, 업주가 자진 철거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 200만원씩을 부과할 것이라고 계고했다. 반면 업주들은 “40여년동안 과태료 한 번 매기지 않았던 간판인데, 정부 공모사업이라는 이유로 불법이라며 철거한다니 황당하다”고 반발해 갈등을 빚고 있다.

16일 동구청에 따르면 동구는 지난 2020년부터 충장로 1~4가에서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인 ‘간판개선사업’을 진행 중이다. 오는 2024년까지 국비 5억 5000만원과 시비 2억 7000만원, 구비 5억 2000만원을 투입해 건물 132동 288개 업소의 간판 547개를 디자인 간판으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동구청은 사업에 앞서 각 업소를 돌며 사업 참여 동의서를 받았는데, 충장로2가 2개소와 충장로3가 1개소 업주가 동의를 하지 않았다. 다만 동구청은 이들 업소도 사업 대상으로 포함시키고 사업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행정안전부가 사업에 앞서 배포한 ‘간판개선사업 추진계획’을 동구청이 따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획서는 사업대상 업소를 선정할 때 업주에게 사업취지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건물주·업주가 동의한 업소를 사업 대상으로 선정할 것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통일된 디자인과 돌출간판으로 인한 추락사고 예방 등 안전차원에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구역 내 모든 업소가 동참해야 통일성 있게 거리가 정비되고, 상인들 간 형평성 논란이 생기지 않으므로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강제 철거’와 관련해서도 동구청과 업주의 의견이 엇갈렸다.

동구청은 이들 간판이 당초 불법 옥외광고물이었기 때문에 강제 철거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구청에서 옥외광고물 인·허가 절차를 밟거나 신고 연장·갱신 절차를 거치지 않은 간판이라는 것이다.

업주들은 “동구청이 이들 간판에 한 번도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인·허가를 받을 것을 경고한 적 없어 자신들은 불법이라는 사실조차 몰랐다”며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동구에만 2만 3000여개 간판이 있는데, 하도 불법 간판이 많다 보니 신고 안 된 간판을 하나하나 찾아내는 것은 어렵다”며 “또 이들 간판은 사유지 내에 있고 도로까지 튀어나와 있지 않아 과태료 부과 대상도 아니어서 사업이 시작한 뒤에야 불법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사업 참여에 반대한 한 업주는 “간판은 가게의 얼굴인데 왜 구청 마음대로 철거하고 밋밋한 간판으로 바꿔버리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강제 철거할 거라면 동의서를 받는 과정은 왜 거친 건지도 의문이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업주 동의를 받지 않은 업소를 사업 대상으로 포함시키고 공사를 강행했다면 문제의 소지는 있다”면서도 “다만 업소의 간판이 불법 옥외광고물이라면 환경 개선 차원에서 계고 조치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