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바이올린’ 진창현 선생을 기억합니다
바이올린·첼로·비올라 등 4점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
9일, 타계 10주기 추모음악회
하정웅미술관…기증 악기로 연주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
9일, 타계 10주기 추모음악회
하정웅미술관…기증 악기로 연주
![]() 세계적인 바이올린 명장 고(故) 진창현이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한 광주호(제1바이올린), 대구호(제2바이올린) 한라호(비올라) 백두호(첼로). |
광주호(제1바이올린), 대구호(제2바이올린), 한라호(비올라), 백두호(첼로).
광주시립미술관이 보유하고 있는 2600여점의 하정웅컬렉션 가운데는 특이하게 현악기 4점이 있다. 세계적인 바이올린 명장 재일교포 진창현 선생(1929~2012)이 제작한 악기다. 그는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 악기를 기증했다. 재일교포인 그는 남북으로 갈린 조국의 현실이 안타까웠고, 한민족의 화합을 염원하는 의미로 각각의 현악기에 이름을 붙였다.
진창현 선생 타계 10주기를 맞아 그를 기리는 특별한 음악회가 열린다.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은 오는 9일 오후 2시 하정웅컬렉션 현악기 기증자 진창현 선생 10주기 추모음악회 ‘천상의 바이올린’을 개최한다. 미술관 2층 5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는 ‘랑 현악 사중주단‘이 참여한다.
경북 김천 출신으로 1943년 일본으로 건너가 바이올린 제작을 공부한 진 선생은 1976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국제 바이올린·비올라·첼로 제작자 콩쿠르’에서 6개 종목 중 5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바이올린 제작자로 떠올랐다. 1984년에는 미국 바이올린 제작자협회로부터 마스터 메이커(Master Maker) 칭호를 받기도 했다.
그의 삶은 일본 후지 TV에서 ‘해협을 건너는 바이올린’(2004)이라는 드라마로 제작해 방영됐고, 2005년에는 SBS가 제작한 다큐 ‘천상의 바이올린’이 방영됐었다.
진창현과 하정웅의 인연은 지난 1978년 시작됐다. “스트라디바리우스 버금가는 명기를 만들고 싶다”는 진창현의 다짐을 듣고 깊은 감명을 받은 하정웅은 오랜 세월이 흘러 광주에 작품을 기증하고, 청년작가들을 응원하는 전시회를 준비중이라는 말을 전했다.
이 때 진창현은 “나도 당신과 같은 꿈과 희망을 가지고 앞길이 있는 청년작가들을 키우고 싶다. 나는 경상북도 출신이고, 기소후쿠시마가 제2의 고향이라고 한다면 광주는 나의 제 3의 고향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악기를 흔쾌히 기증했다.
그가 처음 기증한 바이올린은 2001년 제1회 하정웅 청년작가 초대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이 연주된 순간이다.
이후 매년 열리는 하정웅청년작가 초대전에서는 기증악기로 연주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던 현악기는 한번씩 바깥 나들이를 하며 연주자를 만난다. 현악기는 연주를 통해 길을 들이는 게 필요하다. 연주자들은 매년 행사를 앞두고 몇차례 미술관을 방문해 수장고에서 악기를 꺼내 조율하고 연습하며 악기를 길들인다.
7일 연주회를 갖는 랑 현악사중주단은 2009년 창단한 연주단체로 멤버는 신정문(비올라) 단장, 이수연(1바이올린), 김소연(제2바이올린), 윤소희(첼로)씨다. 이들은 지난 2012년 진창현 타계 추모음악회를 개최했고 이후 매년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빛’전에서 연주를 해 왔다.
추모 공연 레퍼토리에는 모두 사연이 있다. 임흥규 작곡가가 편곡한 ‘울 밑에선 봉선화’는 2012년 추모음악회에서 연주됐던 곡으로 망향의 슬픔을 담고 있다. ‘고추잠자리’는 재일교포 사이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동요로 중간에 ‘아리랑’ 선율을 삽입해 편곡했다.
‘봉선화’는 일본에서 열린 진창현 추모음악회 때 작곡된 바이올린 2중주 곡으로 진창현 선생의 부인 이남이 여사가 랑 현악사중주단에게 악보를 기증했다. 그밖에 미국민요 ‘캔터키 옛집’, 드보르작의 현악 4중주곡 ‘아메리카’를 연주한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광주시립미술관이 보유하고 있는 2600여점의 하정웅컬렉션 가운데는 특이하게 현악기 4점이 있다. 세계적인 바이올린 명장 재일교포 진창현 선생(1929~2012)이 제작한 악기다. 그는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 악기를 기증했다. 재일교포인 그는 남북으로 갈린 조국의 현실이 안타까웠고, 한민족의 화합을 염원하는 의미로 각각의 현악기에 이름을 붙였다.
경북 김천 출신으로 1943년 일본으로 건너가 바이올린 제작을 공부한 진 선생은 1976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국제 바이올린·비올라·첼로 제작자 콩쿠르’에서 6개 종목 중 5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바이올린 제작자로 떠올랐다. 1984년에는 미국 바이올린 제작자협회로부터 마스터 메이커(Master Maker) 칭호를 받기도 했다.
![]() 진창현 선생 |
진창현과 하정웅의 인연은 지난 1978년 시작됐다. “스트라디바리우스 버금가는 명기를 만들고 싶다”는 진창현의 다짐을 듣고 깊은 감명을 받은 하정웅은 오랜 세월이 흘러 광주에 작품을 기증하고, 청년작가들을 응원하는 전시회를 준비중이라는 말을 전했다.
이 때 진창현은 “나도 당신과 같은 꿈과 희망을 가지고 앞길이 있는 청년작가들을 키우고 싶다. 나는 경상북도 출신이고, 기소후쿠시마가 제2의 고향이라고 한다면 광주는 나의 제 3의 고향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악기를 흔쾌히 기증했다.
그가 처음 기증한 바이올린은 2001년 제1회 하정웅 청년작가 초대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이 연주된 순간이다.
![]() 랑 현악 사중주단 |
7일 연주회를 갖는 랑 현악사중주단은 2009년 창단한 연주단체로 멤버는 신정문(비올라) 단장, 이수연(1바이올린), 김소연(제2바이올린), 윤소희(첼로)씨다. 이들은 지난 2012년 진창현 타계 추모음악회를 개최했고 이후 매년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빛’전에서 연주를 해 왔다.
추모 공연 레퍼토리에는 모두 사연이 있다. 임흥규 작곡가가 편곡한 ‘울 밑에선 봉선화’는 2012년 추모음악회에서 연주됐던 곡으로 망향의 슬픔을 담고 있다. ‘고추잠자리’는 재일교포 사이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동요로 중간에 ‘아리랑’ 선율을 삽입해 편곡했다.
‘봉선화’는 일본에서 열린 진창현 추모음악회 때 작곡된 바이올린 2중주 곡으로 진창현 선생의 부인 이남이 여사가 랑 현악사중주단에게 악보를 기증했다. 그밖에 미국민요 ‘캔터키 옛집’, 드보르작의 현악 4중주곡 ‘아메리카’를 연주한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