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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키다리 아저씨’도 줄었다
보육원·경로원 등 기부금 감소로 겨울나기 걱정 태산
사회복지모금회 나눔캠페인 시작 “온도탑 채워주세요”
2022년 11월 30일(수) 20:40
/클립아트코리아
치솟는 물가에 어려운 이웃을 향한 ‘나눔의 손길’이 줄어들고 있다.

고물가 속에 개인뿐 아니라 기업들까지 기부활동을 줄이면서 광주지역 보육시설과 복지관 등을 찾는 ‘키다리 아저씨’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코로나19 위기도 버텼는데, 기부 감소로 올해는 보육시설과 복지관들이 느끼는 체감 한파는 훨씬 크다.

광주시는 광주지역 보육원 등 아동양육시설은 모두 10곳으로 약 400여명의 아이들이 입소해 생활중이라고 30일 밝혔다.

연말이 다가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각종 협회 등 온정을 전하는 후원자들이 몰려들지만, 올해는 예년과 다르다는 것이 양육시설 관계자 들의 설명이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겠다는 ‘나눔의 의지’는 이어졌지만, 코로나가 끝나가는 올해는 오히려 ‘기부공백’까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시설 종사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들의 발길이 끊기고 유례없는 고물가까지 겹치면서 개인 기부활동이 끊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부의 발길이 끊기면서 후원금은 물론 후원 품목마저 줄고 있다. 문제는 추운 겨울 난방비까지 걱정이라는 점이다.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보조금으로 난방비 전부를 충당하기 어려운데 최근 유류비가 급등한 상황에서 후원금이 줄어 보육시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보육시설 ‘용진 육아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후원자들이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만나면서 유대감이 쌓여 한번 온 방문객들이 두번 세번 오곤 했는데, 코로나 이후 방문하지 못하게 되자 느끼는 보람도 적은 것 같아 아쉽다”면서 “올해 연달아 난방비가 인상되면서 기존에 받던 보조금으로는 전부 충당하기 어려워 큰일이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보호종료아동과 보호종료예정아동에 대한 비보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올 겨울 도움의 손길이 늘 것으로 예상했는데 반대로 후원금이 줄자 보육시설 관계자들의 씁쓸함은 커지는 모양새다.

‘노틀담 형제의집’ 관계자는 “기부라는 것은 본인이 필요한 곳에 쓴 뒤 남은 돈을 기부하는 것인데 아무래도 고물가가 겹치면서 기부금이 20%가량 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줄어드는 후원금에 난방비나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프로그램과 공모에서 후원금을 충당하는 곳도 있다.

보육시설 ‘신애원’ 관계자는 “직원들이 지자체의 각종 프로그램 공모에 선정돼 진행비를 아끼고 들어온 후원금을 운영비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나눔의 손길이 줄어드는 곳은 아동시설뿐 아니라 다른 복지시설도 비슷했다. 특히 겨울 한파에 취약한 어르신 대상 복지시설의 경우 올 겨울 난방비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양지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치솟은 난방비 걱정때문에 복지관을 찾은 어르신들을 마음놓고 따뜻하게 해드리지 못할까봐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후원금이 줄어들어 각 시설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나눔 캠페인이 12월 1일부터 시작해 모금액을 달성할지 기대가 쏠리고 있다.

광주·전남 지회는 모두 올해 목표 금액을 지난해에 비해 상향했다. 광주·전남 지회가 내년 1월 31일까지 목표로 하는 ‘사랑의 온도탑 100도’는 총 147억6000만원이다.

/민현기 기자 hyun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