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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자천하지대 ‘봉’
쌀값 하락 힘든데 농사용 전기료 인상률 가정용·산업용의 3~5배
비료값도 2배 올라 … 농업 지속 가능하려면 생산비 지원 나서야
2022년 11월 03일(목) 19:09
3일 오후 광주 남구 대지마을의 한 농가에서 농부가 곡물건조기를 통해 말린 나락(벼)을 대형 마대에 담아 옮기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농업용 전기요금과 농자재 값이 크게 오르면서 농가의 부담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쌀값 하락으로 힘든 마당에 비료·면세유 등 농자재 가격 인상에, 전기요금까지 급등하면서 농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농업에 투입되는 모든 기본 요소의 값이 인상됨은 물론 내년에도 전기요금 등의 추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농민들은 생산비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농민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한전에서는 농사용을 비롯해 산업용과 일반용, 교육용 등의 전기요금을 kwh당 일률적으로 12.3원 인상했다. 이 때문에 용도별 전기요금 인상률은 산업용 16%, 교육용 13%, 일반용 12% 수준인 반면, 농업 생산·유통시설에서 주로 사용하는 ‘농사용을’은 36%, 양배수 및 수문 조작에 사용하는 ‘농사용갑’은 74%로 상대적으로 인상률이 높았다.

농사용 전기요금의 인상률이 산업용, 일반용 등의 약 4배에 달해 전기 사용이 많은 농축산물의 생산비 단가 상승 및 농산물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농민들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농민들과 전남도는 올해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농가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기요금 인상차액 국비 지원과 전기요금 인상률 조정을 중앙부처에 건의했다. 또 인상 차액분에 대한 국비 지원을 농식품부에, 농사용 전기요금 인상률을 농사용 외 전기요금의 평균인상률 수준으로 조정해줄 것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에 각각 지속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농자재값도 고공행진이다. 지난 2021년 8월 무기질 일반비료 t당 가격은 63만여원, 원예비료 t당 가격은 54만여원이었는데 올해 3분기에 126만여원, 89만여원으로 각각 대폭 상승했다.

이처럼 전기요금, 농자재 가격 등이 대폭 오르면서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논농사와 밭농사는 물론 비닐하우스 농업 등 광주 외곽지역과 전남 농업지역의 농가들은 인건비는 차치하더라도 수익이 마이너스가 되는 상황에서 농사를 계속 짓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마저 감돈다.

담양군 창평면에서 6만평의 논농사를 짓는 강현호(47)씨는 “인건비는 물론이고 면세유, 비료 등 모든 농자재가 엄청나게 올랐다”며 “3~4년 전에 비해 생산비가 두 배 이상 상승했으며, 이렇게 가다가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 같다”고 호소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등 농민단체는 최근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농업생산비 급등과 농산물 가격 안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농업 생산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농산물 가격은 정부의 무책임한 가격 정책으로 널뛰기를 거듭하고 있다”며 “농기계 값과 운영비, 비료 값, 농약 값이 급등한 상황에 필요한 농업 생산비 지원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농산물 안정 지원조례의 기준 가격 현실화, 대상 농가·품목 확대, 가격안정위원회 역할 확대 등과 함께 비료와 면세유 값 인상분에 대한 지원 확대, 농민수당 지급금 인상, 태양광·풍력 발전 민원 발생지역 실태조사 및 대책 수립 등도 함께 제시했다.

강효석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지역농민들이 농자재 값 상승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농사용 전기료마저 높은 인상률을 보이면서 고통이 배가되고 있다”며 “앞으로 국회·중앙부처 등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농가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