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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간재골 민간인 희생’ 다룬다
진실화해위 6·25 첫 진실규명 사건 결정
1951년 초등교사 3명 경찰에 총살 당해
2022년 05월 26일(목) 20:40
한국전쟁 직후 초등학교 교사들이 경찰에 의해 총살 당한 ‘진도 간재골 희생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이 이뤄진다.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는 진도 간재골 희생사건을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에 대한 첫 진실규명 사건으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진도 간재골 희생사건은 2기 진실화해위 출범이후 진실규명 사안으로 결정한 6번째 사건이자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으로는 첫 진실규명 대상이다.

간재골 희생사건은 1951년 1월 20일 진도군 소재 초등학교 교사들이 경찰에 의해 진도군 군내면 분토리 간재골에서 총살당한 사건으로 희생자 3명 유가족의 신청에 의해 조사가 결정됐다.

신청인 및 참고인 진술조사, 관련 기록 조사 결과, 확인된 희생자 3명은 모두 남성으로 양모씨(1927년생·진도 고성초등학교 교사), 박모씨(1921년생·진도 군내초등학교 교사), 양모씨(1926년생·진도 군내초등학교 교사) 등이다.

조사를 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국가기록원에 영구 보존 중이던 1960~1980년대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의 ‘신원특이자명부’다. 유가족 중 한명이 당시 창경원사무소에서 근무한 공무원인데, 그 가족 중 한명이 “6·25 당시 (진도군 간재골) 국민학교 교원으로 부역하다가 9월 28일 수복시 아군에게 사살된 자임”이라는 내용이 명부에서 확인된 것이다.

이 명부에는 ▲한국전쟁 시기 좌익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사살된 경우 ▲한국전쟁 시기 좌익활동을 했다가 경찰에 자수한 경우 ▲한국전쟁 시기 행방불명된 경우 등에 대한 신원조사 내용 등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진실화해위는 향후 유사한 사건을 조사할 때도 활용할 계획이다.

3명의 희생자들은 인민군 점령기에 학생들에게 ‘인민가’ 등 노래를 가르치는 부역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목숨을 잃었다는 게 진실화해위원회의 설명이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이 사건의 가해자는 진도경찰서 및 군내지서 소속 경찰로 당시 경찰의 지휘·명령·감독 아래에 있는 의용경찰 등이었을 것으로 보고, 민간인들에 대한 불법 살해의 최종적 책임은 경찰을 관리 감독해야 할 국가에 귀속된다고 판단했다.

전쟁중이라 할지라도 경찰이 비무장 민간인을 법적 근거나 사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살해한 행위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 생명권과 적법절차 원칙,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진실화해위원회는 국가가 이 사건의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희생자 위령비 건립 등 지원방안 마련을 권고했다.

정근식 진실화해위 위원장은 “귀중한 자료를 제공한 국가기록원의 협조를 높이 평가한다”면서 “향후 이러한 자료 협조가 각 기관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