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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활짝 핀 ‘힐링꽃’ 최영훈 화백 초대전
이화의료원 설립 135주년 기념
광주최초 여의사 현덕신 선생 손자
7월 17일까지 이대서울병원
이대출판부 ‘평전’도 출간 예정
2022년 05월 25일(수) 23:00
‘Dream of May’
1887년 10월 한국 최초의 근대식 여성병원인 ‘보구녀관(普救女館)’이 설립된다. ‘널리 여성을 구하는 곳’을 뜻하는 이름은 고종 황제가 내렸다. 보구녀관은 볼드윈진료소, 동대문 부인병원을 거쳐 지금의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으로 역사가 이어진다.

지난 2019년 이대서울병원을 신축하며 ‘보구녀관’을 복원하고 자신들의 뿌리인 동대문 부인병원에 대해 연구하던 이화의료원은 1920년대 동대문 병원 의사였던 ‘여성 의료계의 선구자’ 현덕신(1896~1962) 선생에 주목한다.

이화학당 졸업 후 일본 동경여자의과대학에서 유학한 현덕신 선생은 광주 최초의 여의사로, 광주 최초 여성 전문병원인 현덕신의원을 개원, 의료 활동을 펼쳐왔다.

이화의료원이 설립 135주년을 맞아 현 선생의 손자인 최영훈 화백 초대전을 개최한다. 오는 7월17일까지 이대서울병원 아트큐브와 웰니스아트존에서 열리는 이번 초대전은 의료원이 지난 1년전부터 기획하고 준비한 전시다. 지난 23일 열린 전시 개막식에는 최 교수 부부와 장명수 이화학당 이사장, 유경하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장 등이 참석했다.

최 화백은 이번 전시에 최근 몇년 사이 맘 먹고 작업하고 있는 1000호 대작을 비롯해 모두 40여점의 작품을 걸었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화려한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작품들은 ‘병원’이라는 공간에 잘 어울려 힐링을 선사한다.이번에 첫 선을 보이는 1000호 대작 ‘봄빛’은 각양각색의 꽃들을 한꺼번에 쏟아부은 듯한 화려함이 돋보이고 화면 전면에 등장하는 커다란 꽃들과 뒤로 감춰진 작은 꽃무더기, 다채로운 색감이 어우러져 화려한 향연이 펼쳐진다.

독립운동가인 남편 최원순의 건강 악화로 광주에 내려온 현덕신은 광주 최초 여성 전문병원인 현덕신의원을 열었다.
최 화백의 그림엔 장미, 라일락, 백일홍, 복숭아 나무, 홍매화 등 온갖 꽃과 나무가 감각적인 색감으로 가득 담겨 있고 다양한 변주를 통해 약동하는 기운을 전한다.

작가는 꽃과 나무에 구체성을 부여하기보다는 대상의 윤곽을 흐리고 경계를 모호하게 처리, 자연스러운 스며듦과 번짐의 효과를 부여했다. 또 캔버스에 유화로 작업한 작품은 화면 전체를 두텁게 바르는 대신 엷게 붓질한 바탕에 포인트 되는 부분에만 두껍게 물감을 발라 대상을 강조했다.

동대문 부인병원에서 근무하던 현 선생은 독립운동가이자 동아일보 기자였던 남편 최원순 선생이 일경의 고문으로 건강을 잃어 낙향하자 광주로 함께 내려와 지역 첫 여성병원을 개업하고 지역사회 운동과 여성교육에 헌신했다. 도쿄 히비야 만세운동에 참여하는 등 독립운동에도 앞장섰던 그는 사회운동, 여성계몽 운동에 참여한 공로로 2020년 건국포장을 받았다.

최 화백은 “고등학교 시절까지 할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항상 꼿꼿하고 당당한 할머니의 모습을 기억한다”며 “의미있는 공간에서 할머니를 추억하고, 기리는 의미있는 전시회를 열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립미술관장을 지내고 조선대 미대에서 퇴직 한 최 화백은 “12년 째 대촌 작업실에서 30여년동안 가꿔온 꽃과 나무들 사이에서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작업해온 시간들은 즐겁고 만족스럽다”며 “자연과 음악과 좋은 이웃들이 있어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화여대 출판부는 조선대 이동순 교수가 집필중인 현덕신 선생 관련 책자를 오는 11월께 출간할 예정이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