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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풍류’
2021년 12월 08일(수) 00:04
우리의 전통 소리인 판소리나 민요 따위를 아주 잘하는 사람을 소리꾼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소리꾼들이 JTBC의 경연 프로그램 ‘풍류대장’에서 매주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단순한 국악 경연이 아닌 팝·국악과 양악 등이 결합된 국악 크로스오버 경연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경연에서 판소리, 민요, 정가 등 한국 전통 음악을 전공한 이들이 시원하게 뿜어내는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온몸에 전율이 느껴질 정도다. 기타로 가야금 산조를 연주하고, 가야금으로 미국 대중음악의 한 장르인 컨트리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은 환상적이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출연자들은 자진모리와 휘모리 장단에 락과 랩, 팝송과 트롯, 발라드 등을 입혀 더욱 흥을 돋운다. 어느 장르 하나 국악과 어울리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로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여기에 창극 연기까지 섞이면서 ‘현대판 풍류’를 새롭게 만들어 내고 있다.

‘범 내려온다~’는 곡으로 대박을 친 퓨전 국악밴드인 이날치 밴드가 전 세계에 이름을 떨쳤듯이 경연에 나선 소리꾼들도 충분한 역량과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렇듯 진화하는 전통 문화예술 속에서도 젊은 소리꾼들의 애환은 여전했다. 설 무대를 잃어 가면서 소리를 그만둬야 하는 젊은 청년 소리꾼의 고민, 이에 따른 생활고, 무명의 서러움 등이다. 이는 우리 국악이 외면 받고 있는 현실에서 기인한다.

심사위원들은 이들 소리꾼들에 대해 국악과 서양음악이 크로스오버 형식으로 더욱 새롭고 미래지향적인 예술 장르로 재생산됐다며 한국이 자랑하는 공연예술의 자산으로 손색이 없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경연에 나온 소리꾼 중 두각을 나타낸 소리꾼들의 대부분이 남도 출신이라는 사실도 남도 소리의 대중화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남도는 전통문화 유산의 보고(寶庫)다. 따라서 남도의 젊은 소리꾼들이 우리 전통 국악도 계승하면서, 국악이 현대 감성과 융합해 재탄생할 수 있는 튼튼한 인프라와 기반이 필요한 때다. 이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어 전통문화를 되살리면서 퓨전국악의 대중화도 마련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으면 한다.

/최권일 정치부 부장 c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