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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사건 73주년 추념식] “현대사 가장 아픈 손가락…한 풀어줄 시간 많지 않다”
김부겸 총리 영상추모사
“진상규명에 힘 모아달라”
송영길 대표 기념일 제정 등
당 차원 후속조치 이행 약속
2021년 10월 19일(화) 20:10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9일 오전 전남 여수시 중앙동 이순신광장에서 열린 여순사건 73주기 합동 위령제 및 추념식에서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여수 이순신 광장에서 거행된 여순사건 73주년 추념식은 현대사의 비극, ‘여순사건’의 한을 풀어줄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여순사건특별법)이 지난 6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여순사건특별법은 지난 16대 국회부터 20년 동안 총 8번의 발의와 283명의 국회의원들이 공동발의에 참여했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었다.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는 여순사건 합동 위령제 및 추념식에 보낸 영상추모사에서 “여순사건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우리가 아직도 풀어내지 못한 가장 아픈 손가락”이라며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결코 흘려보낼 수 없는 아픈 역사”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어 “내년 출범하는 ‘여순사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위원회’를 중심으로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총리는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피해자와 유가족 대부분이 80대 이상의 고령”이라며 “평생 그 아픔을 가슴에 묻고 살아오신 우리 어르신들의 한을 풀어드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픈 역사를 되짚어나가는 것은 두려운 일”이라면서도 “억울한 영령을 위로하고 갈가리 찢긴 유족의 마음을 어루만지기 위해서는, 또 이웃의 아픔을 치유하고 갈등을 넘어 화해·상생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상규명이 하루빨리 확실히 이뤄지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추념식에 참석한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내년 여순사건 합동 위령제 및 추념식은 새로 선출된 대통령을 모시고 반드시 참석하겠다”며 ‘국가 차원의 여순사건 기념일 제정’과 ‘위령제의 대통령 참석’,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민주당 차원의 후속 조치 시행’을 약속했다. 송 대표는 “73년 전 이념의 아픔으로 수많은 민간인과 군경 희생자가 발생했고, 지금까지 아픔과 고통을 감내해야 했으며, 연좌제의 시퍼런 칼날에 통곡 소리조차 내지 못했던 여수·순천인의 아픔을 통감한다”면서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끝까지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가 회복되도록 애쓰겠다”고 말했다.

특별법에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여순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를, 전남지사 소속으로 ‘실무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해당 위원회는 최초 구성 후 2년간 진상규명 조사권, 조사 대상자 및 참고인에 대한 진술서 제출 요구권 및 출석 요구권을 갖는다. 3회 이상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중요 참고인에 대해선 동행명령장 발부도 가능하다. 또 국가가 희생자에게 의료·생활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는 규정도 포함했다. 여순사건 희생자를 추모하는 위령묘역과 위령탑, 여수·순천 10·19 사건 사료관, 위령공원도 조성할 수 있게 된다. 여순사건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차원에서 평화와 인권 교육도 지원을 할 수 있다.

전남도는 특별법 통과 후속조치로 시행조례 제정, 국비 확보, 공청회 등을 통한 국민 공감대 형성, 유족 증언 녹화사업, 위령사업 마스터플랜 수립 등 진상규명, 명예회복, 유족지원 분야에 중점을 두고 후속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여수 주둔 일부 군인이 제주 4·3사건에 대한 진압 출동명령을 거부하면서 발생했다. 한국전쟁을 전후로 전남과 전북·경남 등 지역에서 수많은 민간인이 무고하게 희생된 사건이다. 제주4·3사건과 함께 해방 이후 국가 폭력에 의한 대표적 대규모 민간인 희생사건으로, 그 진상을 밝히고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특별법안이 제16대 국회 이후 수차례 발의됐지만 73년 만인 올해 여야 정치권의 대승적인 협조와 도민의 간절한 열망에 힘입어 결실을 봤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유족 지원과 추모사업의 내실있고 체계적인 추진을 통해 피해자와 유족의 억울함을 해소하고, 여순사건에 대한 전 국민의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이라는 큰 산을 넘었지만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