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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불교문화연구회 “천년 불교문화유산, 탁본으로 연구·계승해요”
[32년 간 고승비·탑 등 탁본 작업 문체부장관상 수상]
광주박물관에 177건 210점 기증 ‘남도 불교 천년의 증언’ 진행 호평
금석문 연구 자료·예술 가치 높아…인도·이집트 등 해외답사도 진행
2021년 01월 28일(목) 06:00
남도불교문화연구회 회원들이 장흥 신흥사 동종을 탁본하는 장면.
돌이나 금속에 새겨진 글자, 그림 등을 찍어내는 일을 ‘탁본’이라 한다. 금석문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될 뿐 아니라 예술작품으로도 가치가 높다.

30년 넘게 불교 유적을 답사하고 이를 토대로 사찰 사적비와 고승비, 탑 등의 탁본을 남기는 작업을 해온 단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로 창립 32주년을 맞은 남도불교문화연구회(남불회·회장 윤여정)가 문화체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그동안 지역 문화 연구와 보존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으며 탁본을 매개로 학계, 지역사회와 결과물을 공유해왔다.

특히 남불회는 지난 2018년 177건 210점의 탁본을 국립광주박물관에 기증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당시 박물관은 기증받은 자료로 ‘남도 불교 천년의 증언’을 3개월 간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윤여정 남불회 회장은 “탁본 가치도 중요하지만 일반인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 큰 보람이었다”며 “30년 넘게 활동을 하면서 그 결과물을 기증하고 공유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불회는 지금으로부터 32년 전인 1989년 4월 1일 창립됐다. 단체는 지금까지 13회에 걸쳐 ‘남불회보’라는 회지도 발간했다. 창간호에 따르면 당시 강현구(민속), 김학휘(고고), 성춘경(미술사), 양기수(향토사), 이계표(사상사), 이순규(불교문화), 김희태(문헌사), 박춘규(미술사), 천득염(건축사) 등이 참여했다. 첫 모임회장은 성춘경 위원이 추대됐다. 회원들의 면면을 보면 각 분야 전문가들로, 이들은 문화와 학술 등 방면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김희태 전남문화재위원은 “지난 30여 년 넘은 활동을 결산해 보니 연구 발표 206회, 답사와 조사 166회를 진행했다”며 “한편으로 연구대상이나 인적 구성을 남도로 한정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한 연장선에서 남불회는 일본, 중국, 인도 등 국외 불교문화유산 현장 조사와 답사를 진행해 영상시사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해외로는 일본 나라·교토·나고야(1992), 인도 뭄바이·델리(2006), 이집트·터키 고대유적(2011), 중국 상하이·항저우·황산(2012), 스리랑카·남인도(201

3) 등이 포함돼 있다. 2008년에는 4월과 6월 각각 북한 개성과 금강산을 답사했다.

김 위원은 “탁본 조사 첫 대상은 강진 월남사지 진각국사비, 영암 도갑사 앞 죽정리 국장생, 영암 엄길리 매향비 등이었다”며 “영암 죽정리 국장생은 탁본조사를 계기로 ‘大安六年庚五三月’이라는 연기(1090년)를 판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남불회는 이 같은 탁본조사를 매개로 금석문 관련 연구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물을 ‘불교문화연구’에 수록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답사와 탁본, 연구와 회지 발행 등도 병행할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로 모임을 가질 수 없었지만 상황이 좋아지면 현지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윤 회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탁본으로 해남 대흥사 사적비와 장흥 보림사 보조선사영탑비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우리 단체가 오랫동안 모아온 ‘구슬’의 가치를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시고 인정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