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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며 시간 여행·자연 힐링…독서하며 언택트 송년
2020년 12월 01일(화) 11:00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슬로 라이프’를 보여주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
[연말에 보면 좋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Little Forest /감독 임순례 ·2018년 개봉·러닝타임 103분)

일본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 고단한 도시의 삶에 지쳐 고향으로 내려온 혜원(김태리 분)이 봄·여름·가을·겨울 자연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슬로우 라이프를 보여준다. 혜원은 직접 재배한 농작물로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 친구 재하(류준열 분)와 은숙(진기주 분)과 나눠 먹는다. 영화는 취업문제 등으로 힘겨워하는 청춘세대들에게 “잠시 쉬어가도, 달라도, 평범해도 괜찮아!”라고 말하는 듯 하다. 앞서 2015년 일본에서 만들어진 ‘리틀 포레스트’ 두 편(여름과 가을/ 겨울과 봄)과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너의 이름은(君の名は. / 감독 신카이 마코토·2018년·106분)

‘초속 5센티미터’(2007년)와 ‘언어의 정원’(2013년)을 만든 일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도쿄에 사는 소년(타키)과 시골에 사는 소녀(미츠하)는 서로의 몸이 뒤바뀌는 신기한 꿈을 꾼다.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없지만 특별한 인연을 통해서 혜성으로 인한 파국을 막고자 한다. 2017년 국내 개봉당시 전국 373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 / 감독 우디 앨런·2012년·94분)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길’(오웬 윌슨 분)은 파리로 여행을 왔다가 우연치 않게 1920년대로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스콧 피츠제럴드와 어니스트 헤밍웨이, 파블로 피카소 등 자신이 선망해온 예술가들을 만난다. 자동차에 편승해 시간여행을 하는 설정이 비현실적이지만 자연스럽게 영화에 동화된다. ‘코로나 19’로 해외여행의 길이 막힌 요즘, 센느강변과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 ‘베르사유 정원’ 등 영화배경 마저 이전과 달리 새롭게 다가온다.



▲어바웃 타임(About Time/ 감독 리차드 커티스 2013년·123분)

‘러브 액츄얼리’, ‘빌리 엘리어트’를 제작한 워킹 타이틀 작품.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팀(도널 글리슨 분)이 시간여행을 통해 삶과 인생의 의미를 알아가는 로맨틱 코메디 영화이다. 주인공은 ‘인생이란 시간 여행속에서 매일매일 사는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이 멋진 여행을 만끽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팀과 메리의 결혼식때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흘러나오는 ‘How long will I Love You’ 등 OST 또한 인기를 끌었다.



▲교실안의 야크(Lunana:A YAK in the Classroom / 감독 파우 초이닝 도르지 2020년·109분)

부탄에서 제작한 영화이다. 주인공 ‘유겐’은 교사를 그만두고 호주로 이민을 꿈꾼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해발 4800m에 위치한 인구 56명의 오지마을 ‘루나나’의 학교에서 근무할 것을 명한다. 촌장은 ‘유겐’에게 “교사는 아이들의 미래를 어루만지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물질문명과 도시생활에 길들여진 우리들에게 루나나의 척박한 환경속 주민들의 순박한 삶은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게 한다.



▲원스(ONCE / 감독 존 카니 2007년·86분)

무명의 거리 가수와 이민자 피아니스트의 사랑을 그린 아일랜드 독립영화. 저예산으로 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직업배우가 아닌 실제 뮤지션 두 사람(글렌 한사드·마르게타 이글로바)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감성적인 음악으로 영화에 진정성을 더한다. ‘Falling Slowly’ 등이 수록된 OST 또한 4만장 가깝게 팔릴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2012년에는 후속편 ‘원스 어게인’이 제작돼 개봉됐다.



[연말에 보면 좋은 책]

-목포 부광상회·해남 우리수퍼…사라진 풍경

▲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그림·글 이미경/남해의 봄날 펴냄·2020년)

“그동안 구멍가게를 찾아 나섰던 날들을 떠올리면 한적한 시골이나 혼잡한 도심의 언저리마다 오아시스 같은 구멍가게가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허전했던 마음의 틈이 어느새 위로 받고 다시 따뜻하게 차올랐습니다.”

20년 동안 우리 주위에서 사라져가는 구멍가게를 작업하고 있는 이미경 작가의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에 이은 두 번째 작품집이다.

목포 아리랑 고개에 있는 ‘부광상회’를 비롯해 해남 우리수퍼, 영광 명진슈퍼 등 작가가 고단한 발품을 팔아 찾아낸 전국 곳곳의 오래된 구멍가게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하나같이 구멍가게들은 낡은 기와나 슬레이트 지붕을 하고 있지만 가게 앞뒤에는 복숭아꽃이나 살구꽃이 한창이다.

한없이 아름다우면서도 이미 사라진 풍경이어서 애잔하기만 하다.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작은 구멍가게가 단순히 옛 기억을 떠올리는 추억의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 곁에서 오래도록 함께 할 수는 없을까”라며 한번 꿈꿔 보려고 한다고 말한다.



-바다와 개펄, 갯바람에 스며든 포구 이야기

▲곽재구의 포구 기행(곽재구/ 열림원 펴냄·2002년)

곽재구 시인의 글을 통해 와온바다를 처음 알게 됐다. 나중 그곳을 찾았을 때 순천만 개펄과 그 위로 펼쳐지는 진한 오렌지빛깔 노을을 바라보며 시인의 글귀를 떠올렸다.

시인은 산문집 ‘포구기행’에서 순천만 노을에 대해 이렇게 묘사한다.

“처음 그 노을을 보았을 때 나는 개펄 위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두 손 가득 웅덩이의 물을 담았다. 함께 모은 내 두 손바닥 안에서도 노을이 떴다. 세상의 모든 보석들의 광휘를 용해한 것 같은 그 빛… 나는 그 빛의 섭리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시인은 순천만 화포와 고창 구시포, 남제주 사계포, 해남 어란포구 등지를 찾아 바다와 갯벌, 갯바람에 스며든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시인의 시선은 따뜻하다.

책을 펼쳐 든 독자들은 포구에서 수면에 일렁이는 물비늘을 바라보며 시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마음의 바다가 더없이 잔잔해지는 듯하다.

시인은 2018년에 ‘당신을 사랑할 수 있어 참 좋았다:곽재구의 신(新) 포구기행’(해냄 刊)을 펴냈다.



-우주·지구·인간의 역사는…‘코스모스’ 후속작

▲코스모스-가능한 세계들(앤 드루얀/ 사이언스 북스 펴냄·2020년)

앤 드루얀은 1996년 세상을 떠난 미국 천체물리학자이자 작가인 칼 세이건의 부인이다.

그녀 역시 미국 항공우주국(NASA) 보이저 성간 메시지 프로젝트와 심우주 탐사 우주선 프로그램을 기획한 천문학자이다.

특히 남편의 대표작인 ‘코스모스’ 출간 40주년을 맞아 공식 후속작인 ‘코스모스-가능한 세계들’을 책과 다큐로 내놓았다.

13장에 걸쳐 우주와 생명의 기원, 우주 탐사 등을 꼼꼼히 살펴본 후 인류의 미래에 대해 묻는다.

인간 역시 큰 별들이 죽은 뒤 형성된 무거운 원소와 같은 별의 물질로 이뤄졌다.

책갈피를 넘기며 시공을 가로질러 우주와 지구, 인간의 역사를 오간다.

인간의 역사는 우주의 시간에 비하면 찰나에 불과할 것이다.

‘코로나 19’라는 감염병이 전지구를 뒤흔들고 있는 이때, 수백억년 우주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일과 함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를 읽는 것은 광막한 우주공간에서 인간의 좌표를 찾는 첫 걸음일 것이다.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