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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위법 판결에도…검찰 정보공개 여전히 외면
내부 규칙만 앞세워 기계적 법 적용
올들어서만 같은 사례 3차례나 위법
2020년 11월 16일(월) 00:00
검찰이 정보공개법에도 불구, 검찰보존사무규칙만을 내세워 국민이 요구하는 정보를 비공개했다가 ‘효력없다’는 법원 판단을 받았다. 법원의 ‘위법’ 판단이 잇따르는데도, 기계적으로 내부 행정규칙만을 앞세워 적용하고 있는 검찰의 무신경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행정 1단독 서효진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A씨가 광주지검 목포지청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 처분 취소소송에서 “검찰의 내부 행정규칙에 불과한 검찰보존사무규칙을 근거로 A씨의 사건 기록 목록에 대한 열람·등사를 거부할 수 없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는 지난 5월, 본인이 고소해 무혐의 처분된 사건 기록에 대한 열람·등사를 신청했다가 검찰보존사무규칙(22조 1항)에 따라 검찰이 ‘불허’하자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검찰보존사무규칙은 법률상 위임 근거가 없는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 준칙으로서 행정규칙에 불과하다”고 판시했다. 해당 규칙이 정보공개법상 ‘다른 법률 또는 법률에 의한 명령에 의한 비공개사항으로 규정된 경우’에 해당한다며 열람·등사를 제한하는 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의 검찰보존사무규칙(22조)은 법무부령으로 ‘사건관계인의 명예, 사생활의 비밀, 또는 생명·신체의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이거나 ‘수사방법의 기밀이 누설되거나 불필요한 분쟁이 야기될 우려가 있는 경우’ 사건 기록의 열람·등사를 제한하고 있다.

같은 재판부는 또 A씨의 목포지청을 상대로 한 다른 정보공개처분 취소소송에서 “피의자신문조서와 진술서를 제외한 해당 수사보고서의 경우 통상적 수사방법과 절차에 기한 수사 내용을 기재한 것일 뿐”이라며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이날 내렸다.

광주지법 행정 2단독 이은정 부장판사도 A씨가 광주지검 목포지청에 낸 다른 사건에 대한 수사기록 목록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검찰이 한 정보공개거부처분을 취소한다”고 원고 손을 들어줬다.

재판장은 “해당 사건 정보는 서류의 문서명, 작성일자, 진술자명 또는 작성자명 등이 적힌 사건기록목록에 불과할 뿐 비공개로 할 특별한 수사 방법과 절차 등이 포함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비공개대상 정보를 ‘실질적 내용을 살펴 수사기관의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고 인정할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한 대법원 기준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경직된 법 집행정이라는 말이 나올만하다. 이날 하루에만 검찰사무보존규칙을 내세워 비공개 처분이 이뤄졌던 3개의 사건이 모두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을 받은 것으로, 올 3월 이후로는 벌써 5차례에 이른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의 모임 광주전남지부 지부장인 김정희 변호사는 이와관련, “검찰의 정보공개 거부는 스스로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라며 “대법원도 내부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다고 판시한 검찰보존사무규칙을 들어 정보공개를 거부한 것은 검찰의 행정편의주의를 보여주는 단편”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불허할 경우 지속적으로 소송을 제기, 검찰보존사무규칙 자체를 바꾸는 것을 요구해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검찰이 정보공개법과 관계없이 검찰보존사무규칙(20조 2)을 근거로 열람·등사를 제한, 국민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관련 규칙의 개정 등을 권고한 바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 직무수행 곤란 이유 송치의견서 비공개 위법’〈광주일보 5월 6일 6면〉기사와 관련, 적극적으로 공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지도해달라고 주문했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