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감성 되살린 ‘싹쓰리’, 올여름 가요계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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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감성 되살린 ‘싹쓰리’, 올여름 가요계 ‘싹쓸이’
[대중문화계 ‘뉴트로’ 열풍]
비·이효리·유재석 예능 프로 통해 결성
90년대 노래, 2020년 노래·안무로 탄생
3040세대 추억·향수, 1020세대 새로움
2020년 09월 01일(화) 00:00
유재석, 이효리, 비(정지훈)의 조합으로 이뤄진 프로젝트 혼성그룹 ‘싹쓰리’(SSAK3)가 90년대 감성을 되살린 여름 시즌 송으로 2020년 여름을 뜨겁게 달궜다. <MBC 제공>
◇올여름 가요계 휩쓴 혼성그룹 ‘싹쓰리’

“…지난 여름 바닷가/ 너와 나 단둘이/ 파도에 취해서 노래하며/ 같은 꿈을 꾸었지/ 다시 여기 바닷가/ 이제는 말하고 싶어/ 네가 있었기에 내가 더욱 빛나/ 별이 되었다고.”

새롭게 등장한 혼성그룹의 댄스음악 한 곡이 올 여름 가요계를 ‘싹쓸이’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를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혼성그룹 ‘싹쓰리’(SSAK3)의 데뷔 타이틀곡 ‘다시 여기 바닷가’이다.

월드스타 비와 아이돌 ‘핑클’ 출신 이효리, ‘국민MC’로 불리는 유재석으로 환상의 조합을 이룬 혼성그룹은 90년대 감성을 되살린 여름 시즌 송으로 2020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다. 대중들의 인기를 끌며 주요 음원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뉴트로’ 열풍이 가요계를 휩쓸고 있다.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고 복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해석하고 즐긴다. ‘싹쓰리’가 대표 주자이다. ‘다시 여기 바닷가’에 앞서 발표한 리메이크곡 ‘여름 안에서’는 90년대 가요계를 풍미했던 남성듀오 그룹 ‘듀스’의 1994년 인기곡을 새롭게 해석한 노래이다. 의상과 댄스 안무, 노래 분위기 등이 익숙한듯하지만 새로운 감각으로 선보여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두 번째 곡 ‘그 여름을 틀어줘’도 뜨거운 반응을 이어갔다. 이를 통해 ‘싹쓰리’는 최근 아이돌에 밀려 자취를 감춘 90년대 혼성그룹의 음악을 재조명했다.

‘싹쓰리’는 지난 5월에 예능프로그램 기획으로 뚝딱 만들어져 8월 중순까지 3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영된 프로젝트 혼성그룹이었다. 비는 1위 시상식 무대에서 팀 정체성에 대해 “요즘 다들 힘든데 여러분께 즐거움을 주려고 결성한 그룹”이라고 말했다. ‘싹쓰리’의 데뷔 타이틀곡 ‘다시 여기 바닷가’는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작사·작곡한 노래이다. 90년대 댄스곡을 연상케 하는 멜로디에 현대적 스타일을 더한 ‘다시 여기 바닷가’ 공식 뮤직 비디오는 조회수 874만4600여회, 댓글 2만4800여개(8월 31일 현재)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분명 신나는 노래인데 왜이렇게 뭉클하고 눈물이 날 것 같죠 ㅠㅠ 고단하고 빡빡한 삶을 사는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들에게 주는 추억의 선물 같아요. 너무 고마워요!”(light Salt)

“20대 초반이지만 90년대 감성을 느끼게 해준 고마운 노래. 요즘 노래는 그냥 공장에서 뽑아내는 노래 같은데 이런게 진짜 노래라고 할수 있죠. 와… 분명 신나는 댄스노래인데 왜 울컥해지는 멜로디일까요? 이게 90년대 감성인가??”(담청)

‘싹쓰리’가 발표한 ‘다시 여기 바닷가’,
◇‘1020’엔 신선, ‘3040’엔 향수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난다’는 여러 댓글에서 세대를 초월하는 대중들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다. 혼성그룹 ‘싹쓰리’ 신곡의 인기요인은 뭘까? 대중문화 전문가들은 크게 ▲3인방 ‘스타파워’ ▲추억과 향수, 새로움의 공존 ▲팬들과의 쌍방향 소통의 힘으로 분석한다.

우선 세 멤버들의 ‘스타파워’(스타성)이다. 유재석과 비, 이효리 등 각자 최고봉에 오른 ‘레전드’급 스타들이 방송을 통해 그룹 결성부터 데뷔 준비과정을 ‘즐거운 놀이처럼’ 연출없이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스타들의 꾸밈없는 모습을 지켜보며, 공감할 수 있었다.

또한 ‘추억과 향수, 새로움의 공존’이다. 댓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같은 노래이지만 3040세대는 추억과 향수를, 1020세대는 새로움을 찾았다. 90년대 노래를 그대로 부르는게 아니라 2020년의 노래와 안무로 새롭게 탄생시켰다.

그리고 팬들과의 ‘쌍방향 소통의 힘’이다. ‘싹쓰리’라는 그룹 이름은 물론 ‘유두래곤’(유재석), ‘비룡’(비), ‘린다G’(이효리) 등 멤버들의 ‘부캐’(부 캐릭터) 역시 팬들의 아이디어였다. TV의 위력은 여전히 막강했다. 매주 방송되는 관찰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세 멤버의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다.

이러한 삼위일체 조합을 통해 90년대 감성의 ‘뉴트로’ 음악을 선보인 혼성그룹 ‘싹쓰리’는 젊은 세대를 사로잡았고 팀 이름그대로 올여름 가요계를 ‘싹쓸이’했다.

‘뉴트로’ 열풍에 따라 90년대 그룹들의 인기곡이 요즘 다시 소환되고 있다. ‘싹쓰리’외에 혼성그룹 ‘코요태’도 90년대 감성을 되살린 뉴트로 음악을 선보였다. 1997년 발표된 UP의 히트곡 ‘바다’(The Sea)를 코요태의 색깔로 리메이크한 것이다.

연예계를 떠난지 20년만에 재소환된 양준일의 2집 앨범.
부산 출신 육중완 밴드의 미니 음반 ‘부산직할시’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90년대 스타가 재조명됐고, 새로운 감각의 복고풍 음악 또한 잇따라 발표됐다. 가수 양준일은 연예계를 떠난 지 20년만에 재소환된 경우다. 재미교포 출신인 그는 1990년 1집 ‘리베카’, 1992년 2집 ‘댄스 위드 미 아가씨’ 등 앨범을 내며 활동하다 긴 공백기를 가졌다. 지난해 jTBC ‘슈가맨 3’에 출연하면서 연예계에 복귀했는데 9월중 서울에서 신곡 발매에 맞춰 첫 단독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육중완밴드는 8월초에 미니 음반 ‘부산직할시’를 발매했다. 타이틀 곡 ‘낭만과 사랑’을 비롯해 수록곡 4곡 모두 70~80년대 레트로 감성을 담아 만든 앨범이다.

‘사직감성-여기는 사직라디오 입니다’를 진행하는 문형식 DJ.
◇아날로그 감성 찾으며 LP음반 인기

‘뉴트로 열풍’이 불면서 뒤안길로 사라진 듯 했던 LP 제작이 늘어나고 있다. 보이 그룹 ‘MONSTA(몬스타) X’와 선우정아, 크러쉬(CRUSH), BLACK SKIRTS(검정치마), SORAN(소란) 등이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 중에 LP음반을 출시했다. 가수 백예린은 첫 번째 정규앨범 ‘Every Letter I Sent You’ LP를 8월에 정식 발매했다. 9월에도 가수 이은미가 ‘베스트 컬렉션’을 한정수량 LP로 발매하고,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 기념 앨범도 LP로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추억의 음악여행 프로그램이 광주에서 진행되고 있다. (재)광주 정보·문화산업진흥원(GITCT)에서 주관하는 ‘사직감성-여기는 ‘사직라디오’ 입니다’이다. 지난 6월 25일 시작한 이번 추억의 음악여행은 오는 12월까지 매월 격주로 금요일 오후 7시에 광주 음악산업진흥센터 1층 뮤직라운지에서 열린다. 음악여행의 길라잡이는 문형식 DJ(광주 CBS 라디오 ‘문형식의 12시에 만납시다’ 진행)로, 일부 프로그램은 아날로그 감성의 LP음반을 이용해 진행된다.

9월에는 ▲노래가 된 시, 시가 된 노래 (4일) ▲나라별 대중가요, 프랑스+이탈리아(11일) ▲응답하라, 대학가요제(18일)를 주제로 열린다.

문형식 DJ는 “음악다방과 음악 감상실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성장하신 분들이 50대 이상 나이가 돼 음악으로 그 시절로 돌아간다. 학창시절 좋아했던 노래 한곡 한곡이 추억이다”며 “추억의 음악과 시민들의 향수를 연결해주는 가교(架橋)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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