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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개구리 : 코로나 네탓 싸움에 개구리 끌어 들이지 말라

2020년 08월 27일(목) 00:00
겸재 정선 작 ‘여뀌와 개구리’
“가갸 거겨/고교 구규/그기가//라랴 러려/로료 루류/르리라”(한하운 작 ‘개구리’)

여름밤 시골 풍경을 완성하는 음향은 무논에서 목 놓아 노래 부르는 개구리 소리다. 올해는 윤달이 끼어서인지 여름이 늦게 왔고 그만큼 길게 갈 모양이다. 여느 때 같으면 귀뚜라미 소리도 가늘게 들릴 법한데 아직까지는 여름 끝자락, 개구리 소리가 목가적인 정취를 더한다.

코로나 19가 더욱 위태로워진 상황을 두고 온 나라가 서로 네 탓이라며 책임공방이 한창이다. 시끄러운 주장을 펼치는 모양이 악머구리 끓듯 하다고 해서 매체에서는 가만히 있는 개구리를 빗대는 것 같다. 개구리 울음소리를 한글 발음에 기대 아름답게 노래하듯이 묘사한 시인이 들으면 개구리 왕눈이처럼 눈이 커지지 않을까?

겸재 정선(1676~1759)의 ‘여뀌와 개구리’는 한여름 여뀌 풀 더미에서 더위를 식히는 개구리가 풀숲 사이 무엇인가를 집중해서 관찰하고 있는 모습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던 여뀌와 개구리의 귀여운 모습이 더없이 반갑다. 진경산수의 명수로 알려진 겸재는 화조, 초충, 영모도 곧잘 그렸는데 개구리 그림 역시 겸재의 특징적인 사생적 필치와 막힘없이 구사한 공간 구성이 돋보인다.

겸재는 이 그림 외에도 여뀌 아래 다른 동작을 하고 있는 개구리 그림등을 여럿 남겼다. 역동적으로 뛰어오르는 개구리가 신분 상승을 뜻하는 행운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던 조선시대에는 학문을 닦아 입신양명하고자 하는 선비들이 애호하는 소재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그림은 한자어로 일명 ‘요화하마도(蓼花蝦?圖)’라고도 하는데 조선 후기 서화 수집가였던 김광국(1727~1797)이 펴낸 ‘화원별집’에 수록되어 있으며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조선시대 주요 화가들은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화가들의 작품도 수록되어 있다고 한다.

<광주시립미술관학예관·미술사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