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슬기로운’ 여름휴가
![]() [송기동 편집부국장·문화2부장] |
“본선에 승선하실 때는 마스크를 꼭 착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주말, 여객선 ‘천사 아일랜드호’에 막 오르자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는 안내방송이 들려온다. 신안군 압해읍 송공항에서 배를 타고 대기점도를 찾아 가는 길이다. 30도를 육박하는 무더위 속에서 마스크를 쓰고 신안 12사도 순례길을 찾았다.
송공항에서 뱃길로 한 시간 거리인 대기점도와 소기점도~소악도~진섬~딴섬은 ‘순레자의 섬’으로 불린다. 노둣길로 연결된 5개의 섬에 12개의 예배당이 아기자기하게 조성돼 있다. 대기점도 선착장에 위치한 ‘건강의 집’(베드로)은 그리스 산토리니 섬 건축물을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모습으로 순례자들을 맞았다. 코발트색 지붕과 하얀 벽체가 특징이다. 배에서 내린 여행자들은 건물 옆에 설치된 종을 울리며 순례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어느새 여름휴가 철이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터널 속에 갇힌 듯 끝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감염병은 지난달 말부터 광주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여름휴가 이야기를 꺼내자니 좀 어색스럽고 주저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여름휴가를 안 갈 수도 없는 노릇. ‘슬기로운’ 여름 휴가법을 고민해야만 한다.
‘3밀’ 피해 ‘비대면’ 선호
그동안 여름휴가의 피크는 ‘7말·8초’(7월말·8월초)였다. 그러나 마스크를 쓰고 여름을 나야 할 엄중한 상황인 올해의 경우는 달라질 것이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시기는 피할 수밖에 없다. 방역 당국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3밀’(밀집·밀접·밀폐) 환경을 삼갈 것을 권고한다.
몇몇 지인들에게 여름휴가에 대해 물었다. 대부분이 아직 뚜렷하게 장소나 일정 등을 짜고 있지 않았다. 해외여행은 엄두를 낼 수 없고, 국내 여건 또한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집콕’을 하겠다. 집에서 쉬면서 가족들과 함께 가까운 곳을, 당일치기로 다녀오고 싶다.” “그냥 산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한다든가, 북스테이 숙소에서 에어컨 바람 아래 그저 책만 보다가 뒹굴거리는 시간을 보낼까 한다.”
코로나19 상황이 6개월 이상 지속됨에 따라 이미 상반기에 여행과 레저 관련 트렌드가 형성됐다. 캠핑·낚시·등산 관련 용품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면서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언택트’(비대면) 아웃도어 활동의 특성을 고루 갖추고 있다. 여행 전문 리서치 기관이나 전문가들도 올해는 ‘코로나 19’ 때문에 호젓한 ‘소도시 여행’과 집에서 머물며 크게 벗어나지 않는 ‘근거리·단기간·저비용’ 여행 등 안전을 우선시하는 여행을 주로 할 것으로 내다봤다.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스테이케이션’과 ‘홈캉스’(홈+바캉스) 등도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나만의 피서법을 찾아라
코로나19는 삶의 자전축을 뒤바꾸고 있다. 코로 숨쉬면서 사람들을 만나 얘기하는, 당연하면서도 평범한 일상조차 쉽지 않아졌다. “사람이 지금처럼 무서운 때가 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감염병이 종식된다 해도 이전과 똑같은 궤도로 복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 여행이나 휴가를 통해 찾고자 하는 ‘행복의 척도’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인지심리학자인 김경일 아주대 교수는 지난 6월 발간된 ‘코로나 사피엔스’에서 풍선을 사 달라고 하는 아이에 비유하면서 ‘행복의 척도’를 설명한다. 풍선을 사 달라고 하는 아이에게 풍선을 사 주었더니 아이는 얼마 후 팔이 아프다며 풍선을 그냥 놓아 버린다. 왜 그랬을까? 풍선을 사 달라고 했던 장소에서는 주위에 있는 아이들이 모두 풍선을 갖고 있고 자신은 안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풍선을 놓아 버린 장소에서는 주위의 아이들이 모두 풍선을 갖고 있지 않았다.
진짜 좋아하지도 않는데 나만 안 가지고 있으니까 원하는 것, 이를 김 교수는 ‘사회적 원트(Want)’로 표현했다. 그리고 행복의 기준을 사회적 원트가 아니라 ‘내가 진짜 좋아하는 라이크(Like)‘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는 것. 그러니까 꽃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은 꽃의 색깔이 바뀌면 그걸 보면서 감탄을 하죠.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맛에 약간의 변화만 있어도 감탄을 하고요. 즉 나의 미학적 경험, 나의 감탄을 만들어 내는 것들이 실제로 내 것인 셈입니다.”
이러한 ‘행복의 척도’ 논리를 올 여름휴가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홈캉스’와 북스테이, 숲속 캠핑, 순례길 걷기, 식도락 여행 등 유유자적하는 ‘나만의’ 피서법은 다양할 것이다.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고 맞아야 하는 여름휴가,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어느새 여름휴가 철이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터널 속에 갇힌 듯 끝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감염병은 지난달 말부터 광주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여름휴가 이야기를 꺼내자니 좀 어색스럽고 주저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여름휴가를 안 갈 수도 없는 노릇. ‘슬기로운’ 여름 휴가법을 고민해야만 한다.
그동안 여름휴가의 피크는 ‘7말·8초’(7월말·8월초)였다. 그러나 마스크를 쓰고 여름을 나야 할 엄중한 상황인 올해의 경우는 달라질 것이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시기는 피할 수밖에 없다. 방역 당국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3밀’(밀집·밀접·밀폐) 환경을 삼갈 것을 권고한다.
몇몇 지인들에게 여름휴가에 대해 물었다. 대부분이 아직 뚜렷하게 장소나 일정 등을 짜고 있지 않았다. 해외여행은 엄두를 낼 수 없고, 국내 여건 또한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집콕’을 하겠다. 집에서 쉬면서 가족들과 함께 가까운 곳을, 당일치기로 다녀오고 싶다.” “그냥 산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한다든가, 북스테이 숙소에서 에어컨 바람 아래 그저 책만 보다가 뒹굴거리는 시간을 보낼까 한다.”
코로나19 상황이 6개월 이상 지속됨에 따라 이미 상반기에 여행과 레저 관련 트렌드가 형성됐다. 캠핑·낚시·등산 관련 용품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면서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언택트’(비대면) 아웃도어 활동의 특성을 고루 갖추고 있다. 여행 전문 리서치 기관이나 전문가들도 올해는 ‘코로나 19’ 때문에 호젓한 ‘소도시 여행’과 집에서 머물며 크게 벗어나지 않는 ‘근거리·단기간·저비용’ 여행 등 안전을 우선시하는 여행을 주로 할 것으로 내다봤다.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스테이케이션’과 ‘홈캉스’(홈+바캉스) 등도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나만의 피서법을 찾아라
코로나19는 삶의 자전축을 뒤바꾸고 있다. 코로 숨쉬면서 사람들을 만나 얘기하는, 당연하면서도 평범한 일상조차 쉽지 않아졌다. “사람이 지금처럼 무서운 때가 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감염병이 종식된다 해도 이전과 똑같은 궤도로 복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 여행이나 휴가를 통해 찾고자 하는 ‘행복의 척도’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인지심리학자인 김경일 아주대 교수는 지난 6월 발간된 ‘코로나 사피엔스’에서 풍선을 사 달라고 하는 아이에 비유하면서 ‘행복의 척도’를 설명한다. 풍선을 사 달라고 하는 아이에게 풍선을 사 주었더니 아이는 얼마 후 팔이 아프다며 풍선을 그냥 놓아 버린다. 왜 그랬을까? 풍선을 사 달라고 했던 장소에서는 주위에 있는 아이들이 모두 풍선을 갖고 있고 자신은 안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풍선을 놓아 버린 장소에서는 주위의 아이들이 모두 풍선을 갖고 있지 않았다.
진짜 좋아하지도 않는데 나만 안 가지고 있으니까 원하는 것, 이를 김 교수는 ‘사회적 원트(Want)’로 표현했다. 그리고 행복의 기준을 사회적 원트가 아니라 ‘내가 진짜 좋아하는 라이크(Like)‘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는 것. 그러니까 꽃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은 꽃의 색깔이 바뀌면 그걸 보면서 감탄을 하죠.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맛에 약간의 변화만 있어도 감탄을 하고요. 즉 나의 미학적 경험, 나의 감탄을 만들어 내는 것들이 실제로 내 것인 셈입니다.”
이러한 ‘행복의 척도’ 논리를 올 여름휴가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홈캉스’와 북스테이, 숲속 캠핑, 순례길 걷기, 식도락 여행 등 유유자적하는 ‘나만의’ 피서법은 다양할 것이다.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고 맞아야 하는 여름휴가,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