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예술인
![]() |
며칠 전 중견작가 N씨로 부터 오랜 만에 안부 전화를 받았다. 그러고 보니 ‘코로나19’로 한동안 그의 근황을 듣지 못했다. 지난해 가을, 서울의 유명갤러리로 부터 초대전을 제안받은 그는 누구보다도 바쁜 연말연시를 보냈었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는 힘이 빠져 있었다. ‘좋은 날’이 오면 만나기로 한 후 그가 들려준 상황은 안쓰러웠다. 2월 말 개막한 그의 전시회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관람객들의 발길이 거의 끊겼고 의욕적으로 기획한 ‘관객과의 대화’도 취소됐다. 또한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은 초대전 역시 현지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돼 무기한 연기됐다. 그나마 5·18 40주년 기념 전시회는 예정대로 진행돼 ‘집콕생활’하면서 창작에 매진중이라며 애써 태연한 척 했다.
이처럼 코로나19는 문화예술인들의 일상에도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예술가와 관객이 ‘밀폐된’ 공간에서 만나는 문화예술의 특성상 ‘사회적 거리두기’의 직격탄을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광주시립미술관, 광주문예회관 등 대부분의 문화예술기관들이 프로그램을 취소하거나 휴관에 들어갔다.
무엇보다 ‘2020 연극의 해’을 맞은 지역 공연계의 피해는 심각하다. 전남지역 3월 공연계 매출액이 0원을 기록했는가 하면 광주지역 역시 126만원에 그쳤다. 이로 인해 단체 운영비는 물론 생계 위기에 몰린 단체, 예술인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3월 한달간 집계된 전남지역 공연 건수는 0건으로 매출액 역시 0원이었다. 광주에서 30년간 활동하고 있는 A극단도 지난 2, 3월 상시 공연을 한 건도 올리지 못해 수익이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광주시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지역 문화예술인에게 최대 생계비 1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자격은 광주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는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문화예술 종사자로 소득감소액에 따라 월 최대 50만원(최대 2개월)을 지원한다.
사실, 코로나19로 벼랑끝에 몰린 이들이 어디 문화예술인 뿐이랴. 하지만 광주·전남은 예향이라는 명성과 달리 예술인들이 생활하기에 녹록치 않은 도시다. 예술인 복지를 위해 운영되고 있는 예술활동증명제가 한 예다. 예술인 지원사업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는 예술활동증명제에 등록된 예술인의 경우 광주·전남은 1%대로 서울 43%, 경기도 23%(2019년 기준)에 비해 현저히 낮다. 특히 광주의 경우 2만 1000여명의 예술인(예총, 민예총 소속)가운데 등록 예술인은 고작 1257명이다.
모름지가 시민들의 문화향유는 도시의 품격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예술인들이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최소한의 생계대책이 보장될 때 그 사회는 문화도시라 할 수 있다. 프랑스 등 일부 유럽국가들이 예술가의 노동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공공재로 인식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궁핍한 현실에 지쳐 붓을 꺾은 후 다시 캔버스 앞에 앉는 다는 건 말 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예술인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배고픈 예술인들이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의 ‘문화적 허기’도 커지므로.
<제작국장·문화선임기자>
최근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3월 한달간 집계된 전남지역 공연 건수는 0건으로 매출액 역시 0원이었다. 광주에서 30년간 활동하고 있는 A극단도 지난 2, 3월 상시 공연을 한 건도 올리지 못해 수익이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광주시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지역 문화예술인에게 최대 생계비 1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자격은 광주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는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문화예술 종사자로 소득감소액에 따라 월 최대 50만원(최대 2개월)을 지원한다.
사실, 코로나19로 벼랑끝에 몰린 이들이 어디 문화예술인 뿐이랴. 하지만 광주·전남은 예향이라는 명성과 달리 예술인들이 생활하기에 녹록치 않은 도시다. 예술인 복지를 위해 운영되고 있는 예술활동증명제가 한 예다. 예술인 지원사업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는 예술활동증명제에 등록된 예술인의 경우 광주·전남은 1%대로 서울 43%, 경기도 23%(2019년 기준)에 비해 현저히 낮다. 특히 광주의 경우 2만 1000여명의 예술인(예총, 민예총 소속)가운데 등록 예술인은 고작 1257명이다.
모름지가 시민들의 문화향유는 도시의 품격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예술인들이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최소한의 생계대책이 보장될 때 그 사회는 문화도시라 할 수 있다. 프랑스 등 일부 유럽국가들이 예술가의 노동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공공재로 인식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궁핍한 현실에 지쳐 붓을 꺾은 후 다시 캔버스 앞에 앉는 다는 건 말 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예술인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배고픈 예술인들이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의 ‘문화적 허기’도 커지므로.
<제작국장·문화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