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11일, 코로나 환자 완치로 보상받았죠”
[광주 코로나19 확진환자 전담 조선대병원 음압병동 간호사들]
25명, 레벨 D 방호복 착용·가족과 일시 단절하며 밀착 간호
업무 미루지 않고 솔선수범…환자 퇴원 날 친가족처럼 기뻐
25명, 레벨 D 방호복 착용·가족과 일시 단절하며 밀착 간호
업무 미루지 않고 솔선수범…환자 퇴원 날 친가족처럼 기뻐
광주 지역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한 조선대병원 75병동 음압병실. 광주 지역 최초로 코로나19에서 완치된 22번 환자가 11일 동안 머물렀던 곳이다.
조선대병원 75병동 수간호사 A씨는 17일 광주일보와 만나 “환자분이 퇴원하며 ‘고맙다’고 해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지역사회 돌아가서도 빠르게 일상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환자, 간호사를 보호하기 위해 인터뷰 사진, 인적사항은 게재하지 않는다.
22번 환자가 완치된 배경에는 1일 3교대로 환자를 돌봤던 75병동 간호사들이 있었다.
75병동 간호사 25명 중 단 한 명도 이번 간호 업무를 꺼리는 이가 없었다고 한다. A씨는 22번 환자가 입원하던 날 “오히려 서로 자신이 들어가 간호하겠다고 나섰다”며 “자기 일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조선대병원 음압병실은 전염성 호흡기 질환을 가진 환자를 위해 고안된 병실이다. 복도부터 병실, 화장실을 지날 때마다 각각 2.5파스칼씩 기압이 낮아지도록 설계됐다. 상대적으로 기압이 높은 바깥 공기가 안으로 흘러들고, 안 공기는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병실 안에는 6~12회 여과된 공기를 새로 넣어준다.
22번 환자는 입원 초기 다소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는 가족(16·18번 환자)이 모두 자가격리 상태라 면회도 할 수 없고, 휴대전화로 간단히 전화 통화만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격리시설인 만큼 창문조차 열 수 없고, 식사도 정해진 식단을 간호사를 통해 건네 받아야만 먹을 수 있었다.
“개인적인 불안함도 있고, 지역사회에 피해를 끼치는 게 걱정되셨던 것 같아요. 완쾌될 때까지 걱정 않고 치료를 받으시도록 간호사들과 ‘따뜻하게 해 드리자’고 입을 모았는데, 차츰 간호사와 유대감이 생겨 다행이었어요.”
음압병실을 출입하는 간호사는 ‘레벨 D’ 수준의 방호복을 입고 들어가야 한다. A씨는 “방호복을 입으면 의사소통이 잘 안되고, 혈관에 주사 놓기도 어려워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호사가 한 번 병실에 들어가면 1~2시간여 동안 방호복을 입고 있어야 한다. 함께 병실에 출입하는 방사선과 직원, 보안 요원, 기계실 설비 요원, 보건소 직원 등 8명 중에서도 가장 먼저 병실에 들어가 마지막까지 환자를 확인하고 나와야 하므로 가장 오랫동안 방호복을 입는 셈이다.
땀이 뻘뻘 흐르고 얼굴이 새빨개질 정도로 답답하지만 75병동 간호사들은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미리 방호복을 입고 벗는 훈련을 해 온 덕분이다.
“방호복을 벗다 실수하면 병균이 묻을 수 있어요. 훈련을 겸해 지난해 10월 방호복을 올바르게 입고 벗는 법을 주제로 병원 경진대회에 출전했어요. 그래서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간호를 할 수 있었어요.”
간호사들은 병실에 들어갈 때마다 보호복을 입고, 혹시나 복도 등 열린 공간이 오염되지 않을까 조심했다. 최대한 확산방지를 위해 접촉을 줄여야 하는 간호사 입장과 ‘간호사도 병실 출입을 꺼리는 것 같다’는 환자의 민감한 반응이 부딪칠 때면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퇴근 후에도 마음이 무거웠다.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모든 절차를 거쳤음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부모조차 만나지 못하고 자가격리를 해야 했다.
이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었는지 22번 환자는 말끔히 완치돼 퇴원했다. 하지만 아직 이들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 17일까지 조선대병원 음압병실을 찾은 환자는 19명(음성 포함). 수많은 의심환자들이 병원을 찾고 있는 지금 75병동 간호사들은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너무 길어지면, 수간호사로서 간호사들을 어떻게 이끌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늘 긴장하고, 모두가 사명감을 갖고 일하다 보면 언젠가 끝이 올 거라 믿습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조선대병원 75병동 수간호사 A씨는 17일 광주일보와 만나 “환자분이 퇴원하며 ‘고맙다’고 해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지역사회 돌아가서도 빠르게 일상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환자, 간호사를 보호하기 위해 인터뷰 사진, 인적사항은 게재하지 않는다.
75병동 간호사 25명 중 단 한 명도 이번 간호 업무를 꺼리는 이가 없었다고 한다. A씨는 22번 환자가 입원하던 날 “오히려 서로 자신이 들어가 간호하겠다고 나섰다”며 “자기 일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조선대병원 음압병실은 전염성 호흡기 질환을 가진 환자를 위해 고안된 병실이다. 복도부터 병실, 화장실을 지날 때마다 각각 2.5파스칼씩 기압이 낮아지도록 설계됐다. 상대적으로 기압이 높은 바깥 공기가 안으로 흘러들고, 안 공기는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병실 안에는 6~12회 여과된 공기를 새로 넣어준다.
“개인적인 불안함도 있고, 지역사회에 피해를 끼치는 게 걱정되셨던 것 같아요. 완쾌될 때까지 걱정 않고 치료를 받으시도록 간호사들과 ‘따뜻하게 해 드리자’고 입을 모았는데, 차츰 간호사와 유대감이 생겨 다행이었어요.”
음압병실을 출입하는 간호사는 ‘레벨 D’ 수준의 방호복을 입고 들어가야 한다. A씨는 “방호복을 입으면 의사소통이 잘 안되고, 혈관에 주사 놓기도 어려워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호사가 한 번 병실에 들어가면 1~2시간여 동안 방호복을 입고 있어야 한다. 함께 병실에 출입하는 방사선과 직원, 보안 요원, 기계실 설비 요원, 보건소 직원 등 8명 중에서도 가장 먼저 병실에 들어가 마지막까지 환자를 확인하고 나와야 하므로 가장 오랫동안 방호복을 입는 셈이다.
땀이 뻘뻘 흐르고 얼굴이 새빨개질 정도로 답답하지만 75병동 간호사들은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미리 방호복을 입고 벗는 훈련을 해 온 덕분이다.
“방호복을 벗다 실수하면 병균이 묻을 수 있어요. 훈련을 겸해 지난해 10월 방호복을 올바르게 입고 벗는 법을 주제로 병원 경진대회에 출전했어요. 그래서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간호를 할 수 있었어요.”
간호사들은 병실에 들어갈 때마다 보호복을 입고, 혹시나 복도 등 열린 공간이 오염되지 않을까 조심했다. 최대한 확산방지를 위해 접촉을 줄여야 하는 간호사 입장과 ‘간호사도 병실 출입을 꺼리는 것 같다’는 환자의 민감한 반응이 부딪칠 때면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퇴근 후에도 마음이 무거웠다.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모든 절차를 거쳤음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부모조차 만나지 못하고 자가격리를 해야 했다.
이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었는지 22번 환자는 말끔히 완치돼 퇴원했다. 하지만 아직 이들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 17일까지 조선대병원 음압병실을 찾은 환자는 19명(음성 포함). 수많은 의심환자들이 병원을 찾고 있는 지금 75병동 간호사들은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너무 길어지면, 수간호사로서 간호사들을 어떻게 이끌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늘 긴장하고, 모두가 사명감을 갖고 일하다 보면 언젠가 끝이 올 거라 믿습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