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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같은 불평등 현실
반지하 주택 광주·전남에 720채 … 수십억원대 주택도 ‘수두룩’
고소득층 월평균 980만원· 저소득층은 137만원 ‘7배 이상 차이’
2020년 02월 14일(금) 00:00
영화 기생충의 기택(송강호)이 본인의 반지하 집에서 창문으로 통해 밖을 쳐다보고 있다. 극중에서 기택의 반지하집은 우리사회의 빈부격차를 상징하고 있다.
아카데미 4관왕을 거머쥔 영화 ‘기생충’은 세계의 빈부격차를 정면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이끌어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영화 속 ‘반지하’는 광주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현실이다. 오래된 과실수, 볕이 넘치게 들어오는 마당, 계단으로 올라가는 2층을 둔 수십억원에 이르는 단독주택은 광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2일 김종훈 민중당(울산 동구) 의원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광주 반지하 주택은 313채로 집계됐다. 전남은 407가구가 반지하층에 살고 있다는 게 통계청과 김종훈 의원 설명이다. 당시 통계가 가구당 가구원을 2.5명으로 분석한 점을 고려하면 1800명이나 되는 지역민들이 빛이 거의 들지 않는 반지하층에 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종훈 의원 자료는 조사 시기가 5년 전이다.

광주시 5개 구청은 건축물 대장을 일일이 확인해봐야 한다는 입장으로, 서울처럼 주거 공간이 부족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예전처럼 반지하 주택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극빈층과 최상류층 간 빈부 격차도 광주·전남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현실이다. 영화 속 벤처사업가 박사장(이선균)이 사는 집은 대략 50~60억원대로 추정된다. 국토부 통계대로라면 광주·전남에 이같은 가격에 거래된 아파트나 단독주택은 없다.

현재로서 최고가 거래 수준은 광주시 남구 봉선동 남양휴튼 2차 아파트(181.29㎡)가 지난해 9월 13억원에 팔린 정도다. 반면 보증금 200만원, 월세 20만원에 살 수 있는 원룸도 곳곳에 넘쳐난다.

소득 불균형도 극심하다. 통계청의 ‘2019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결과에 따르면 소득 최상위층인 5분위 월평균 소득은 980만원. 최하위 계층인 1분위 소득은 137만원으로 무려 7배 이상 차이가 난다.

오주섭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몇 년사이 최고가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고 투기 심리가 과열 되면서 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면서 “심리적인 빈부격차에 실제 빈부격차까지 더해지면서 서민들이 체감하는 광주·전남 빈부 격차는 더욱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