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보다 값진 1승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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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주도시공사 핸드볼 팀의 SK핸드볼 리그 마지막 경기를 유튜브 동영상으로 봤다. 35 대 23으로 컬러풀 대구를 꺾었지만, 애처롭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경기를 중계한 아나운서의 말 때문에 더 그랬을 것이다. “첫 승을 위해 21개의 경기가 필요했다.” 한 시즌을 통틀어 20연패 이후 처음 승리한 것이다. 더군다나 냉정하게 사실을 밝히자면, 대구는 2진을 기용했다. 그러니 광주도시공사 핸드볼 팀의 첫 승은 굴욕이었을까, 기쁨이었을까?
광주시도시공사 핸드볼 팀은 2010년 창단했다. 옛 광주시청 팀이 80년대 국가대표를 다수 배출해 시민에게 자긍심과 감동을 줬던 ‘우생순의 향수’가 재창단의 계기가 됐다. 아쉽게도 창단 이후 아홉 시즌 동안 SK핸드볼코리아리그 전적은 144전 12승 130패(2무)였다. 참담한 전적이다. 독하게 말하자면 그나마 챙긴 승수도 ‘워낙 짠하다 보니 상대 팀이 봐준 것’이라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도시공사 핸드볼 팀에는 연간 13억 원(광주시 6억5000만 원, 광주도시공사 6억5000만 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선수 연봉도 최하 3000만 원에서 최고 5000만 원에 달한다. 그런데, 이런 참담한 성적을 내는 팀이 해체되지 않은 게 이상하지 않은가. 더 씁쓸한 일은 ‘팀을 없애라’며 성화를 부리는 팬조차 없다는 것이다. 하기야 광주도시공사에 핸드볼 팀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시민도 별로 없겠지만.
‘시한부’ 팀의 예고된 운명
광주도시공사 핸드볼 팀은 현재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태다. 지난 4월 감독 모집 공고에 따르면 감독의 계약 기간은 시즌이 마감되는 내년 4월30일에 종료된다. 성적을 토대로 계약 기간 연장이 가능하다는 부대조건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걸리는 대목이 있다. 단서 조항인데, ‘2019~2020 SK핸드볼코리아리그 경기 결과에 따라 타 종목 전환 가능’이라고 적시돼 있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이런 공고를 냈을까마는 감독과 선수 입장에서 보면 팀 해체는 예고된 운명이다. 코칭 스태프를 바꾼다고 해서 팀이 하루 아침에 변할 리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말이 쉽지 ‘리빌딩’(Re-building)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스포츠계에선 꼴찌 팀이 단박에 치고 올라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는 ‘도깨비 방망이 같은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구단 운영 주체들이 내부적으로 신임 오세일 감독에게 제시한 목표가 ‘5승’(전국체전 2승, 리그 3승)이다. 그동안 참다 못한 광주도시공사가 팀 운영에서 발을 빼겠다 하는 것을 겨우 만류하고 도출한 목표치라고 한다. 하지만, 9년 동안 고작 12승을 거둔 팀에게 한 해 5승을 요구하는 것은 누가 봐도 무리다. 이런 상황에서 ‘시한부’ 운명이 된 감독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떻게든 성적을 짜 내라는 주문이라면 ‘제발 시간을 좀 달라’라고 외치고 있지 않을까.
광주도시공사 핸드볼 팀의 약점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패배의식과 체력 저하, 경험 부족, 팀을 리드할 중견 선수 부재 등등. 진단이 나온 이상 처방은 간단할 수 있지만 단방약은 없다. 당장 우수 선수 몇 명 스카우트한 뒤 체력과 전력을 보강하면 될 것 같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구단 사정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장기 리그를 치르려면 최소 15명∼16명의 선수가 필요한데 도시공사가 현재 보유 중인 12명의 선수 가운데 2명이 부상 등으로 빠진 상황이다. 이처럼 리그에 뛰어들 형편도 안 되지만 당장 선수를 수혈할 길도 없다. 드래프트와 스카우트 시장은 보통 12월에야 열린다. 야속하게도 ‘전장’인 SK핸드볼 코리아 리그는 이즈음 시작된다. 역시, 광주도시공사 핸드볼 팀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
광주도시공사 핸드볼 팀이 시즌 5승을 거둔다고 해도 미래를 보장받지는 못한다. 새털보다 가벼운 그 성적은 팀의 수명을 연장하는 버팀목이 될 수 없다. 내년에도 시즌이 끝나면 올해와 마찬가지로 팀을 해체할 이유는 널려 있을 것이다. 하지만 꼴찌를 도맡는 팀이라고 해체한다면 대한민국에서 사라질 팀은 한두 곳이 아니라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한다. 그렇게 씨를 말리면서 ‘우생순’을 기대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다. 밥값을 못하면 밥줄을 자르겠다? 어찌 세상이 그처럼 간단하기만 할까? 자본주의에서 돈이 되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듯 성적을 내지 못하는 팀은 존재 이유가 없다는 논리를 공공기관에서 내세우는 건 곤란하다.
그들에겐 시간이 필요하다
주제넘지만 선수들에게도 한마디 남기고 싶다. 그대들이 지켜야 할 것은 그대들보다 어린 후배 선수들의 미래다.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로 밥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서 그대들은 직장(실업팀)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대들을 보면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운동하는 어린 선수들의 눈망울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바로 광주 효동초, 조대여중, 조대여고 선수들.
다행히 신임 감독이 부임한 후 선수단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한다.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그래 오늘부터 ‘애잔한’ 광주도시공사 핸드볼 팀의 팬으로 나서 볼 참이다. 그런 만큼 광주도시공사 핸드볼 팀에게 시민의 이름으로 요구한다. 쉽게 지지 마라, 만만한 팀이 되지 마라. 우승보다 값진 1승을 위해.
도시공사 핸드볼 팀에는 연간 13억 원(광주시 6억5000만 원, 광주도시공사 6억5000만 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선수 연봉도 최하 3000만 원에서 최고 5000만 원에 달한다. 그런데, 이런 참담한 성적을 내는 팀이 해체되지 않은 게 이상하지 않은가. 더 씁쓸한 일은 ‘팀을 없애라’며 성화를 부리는 팬조차 없다는 것이다. 하기야 광주도시공사에 핸드볼 팀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시민도 별로 없겠지만.
광주도시공사 핸드볼 팀은 현재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태다. 지난 4월 감독 모집 공고에 따르면 감독의 계약 기간은 시즌이 마감되는 내년 4월30일에 종료된다. 성적을 토대로 계약 기간 연장이 가능하다는 부대조건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걸리는 대목이 있다. 단서 조항인데, ‘2019~2020 SK핸드볼코리아리그 경기 결과에 따라 타 종목 전환 가능’이라고 적시돼 있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이런 공고를 냈을까마는 감독과 선수 입장에서 보면 팀 해체는 예고된 운명이다. 코칭 스태프를 바꾼다고 해서 팀이 하루 아침에 변할 리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말이 쉽지 ‘리빌딩’(Re-building)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스포츠계에선 꼴찌 팀이 단박에 치고 올라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는 ‘도깨비 방망이 같은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구단 운영 주체들이 내부적으로 신임 오세일 감독에게 제시한 목표가 ‘5승’(전국체전 2승, 리그 3승)이다. 그동안 참다 못한 광주도시공사가 팀 운영에서 발을 빼겠다 하는 것을 겨우 만류하고 도출한 목표치라고 한다. 하지만, 9년 동안 고작 12승을 거둔 팀에게 한 해 5승을 요구하는 것은 누가 봐도 무리다. 이런 상황에서 ‘시한부’ 운명이 된 감독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떻게든 성적을 짜 내라는 주문이라면 ‘제발 시간을 좀 달라’라고 외치고 있지 않을까.
광주도시공사 핸드볼 팀의 약점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패배의식과 체력 저하, 경험 부족, 팀을 리드할 중견 선수 부재 등등. 진단이 나온 이상 처방은 간단할 수 있지만 단방약은 없다. 당장 우수 선수 몇 명 스카우트한 뒤 체력과 전력을 보강하면 될 것 같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구단 사정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장기 리그를 치르려면 최소 15명∼16명의 선수가 필요한데 도시공사가 현재 보유 중인 12명의 선수 가운데 2명이 부상 등으로 빠진 상황이다. 이처럼 리그에 뛰어들 형편도 안 되지만 당장 선수를 수혈할 길도 없다. 드래프트와 스카우트 시장은 보통 12월에야 열린다. 야속하게도 ‘전장’인 SK핸드볼 코리아 리그는 이즈음 시작된다. 역시, 광주도시공사 핸드볼 팀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
광주도시공사 핸드볼 팀이 시즌 5승을 거둔다고 해도 미래를 보장받지는 못한다. 새털보다 가벼운 그 성적은 팀의 수명을 연장하는 버팀목이 될 수 없다. 내년에도 시즌이 끝나면 올해와 마찬가지로 팀을 해체할 이유는 널려 있을 것이다. 하지만 꼴찌를 도맡는 팀이라고 해체한다면 대한민국에서 사라질 팀은 한두 곳이 아니라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한다. 그렇게 씨를 말리면서 ‘우생순’을 기대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다. 밥값을 못하면 밥줄을 자르겠다? 어찌 세상이 그처럼 간단하기만 할까? 자본주의에서 돈이 되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듯 성적을 내지 못하는 팀은 존재 이유가 없다는 논리를 공공기관에서 내세우는 건 곤란하다.
그들에겐 시간이 필요하다
주제넘지만 선수들에게도 한마디 남기고 싶다. 그대들이 지켜야 할 것은 그대들보다 어린 후배 선수들의 미래다.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로 밥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서 그대들은 직장(실업팀)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대들을 보면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운동하는 어린 선수들의 눈망울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바로 광주 효동초, 조대여중, 조대여고 선수들.
다행히 신임 감독이 부임한 후 선수단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한다.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그래 오늘부터 ‘애잔한’ 광주도시공사 핸드볼 팀의 팬으로 나서 볼 참이다. 그런 만큼 광주도시공사 핸드볼 팀에게 시민의 이름으로 요구한다. 쉽게 지지 마라, 만만한 팀이 되지 마라. 우승보다 값진 1승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