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구상 듣는다 - 송귀근 고흥군수] “비정상의 정상화 통해 화합하는 고흥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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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7기 구상 듣는다 - 송귀근 고흥군수] “비정상의 정상화 통해 화합하는 고흥 만들겠다”
대담=장필수 전남본부장
2018년 07월 31일(화) 00:00
선거의 후유증은 편가르기로 인한 갈등과 반목이다. 갈등과 반목의 해법은 화합이다. 대다수 자치단체장은 화합을 위해 전임 시장과 군수들의 허물을 들춰내길 주저한다. 전남처럼 인구 5만명 안팎의 작은 자치단체에서는 더욱 그렇다. 잘못 건드렸다가는 재선·3선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귀근 고흥군수는 화합의 해법을 개혁에서 찾고 있다. 잘못된 과거를 고치지 않고서는 미래로 갈 수 없다며 이권의 기득권 울타리를 해체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초선 단체장으로서는 힘든 선택이다. 진정한 화합의 첫 걸음은 개혁이라며 변화와 개혁을 통해 군민을 하나로 통합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의 잘못된 행태를 공무원 인사의 불공정, 사업투자의 비효율성, 청렴도 전국 최하위로 꼽았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송 군수는 이를 위해 ‘군민 하나되기 운동’을 전개하고 정책결정에 군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민의행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모든 행정의 가치기준을 지역발전과 주민이득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지역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인구늘리기의 초점을 청년 귀향에 맞추고 관광산업도 관광객 유치가 목표가 아니라 얼마만큼 군민에게 이득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귀향 청년 프로젝트’와 ‘천경자 아트파크’ 추진 등이 지역발전과 주민이득을 기준으로 추진하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전임 군수의 적폐청산 작업이 한창이다.

▲적폐청산이란 말은 옳지 않다. 나는 ‘비정상의 정상화’ 작업이라고 말하고 싶다. 전임 군수를 비난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행정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을 바로 잡자는 것이다. 공무원 인사의 불공정, 사업투자의 비효율성, 청렴도 전국 최하위 등 과거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 잡는 것이 이 시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고흥을 만들기위해서는 변화와 개혁으로 군정의 신뢰를 회복하고 군민통합을 이뤄내야 한다.

-혁신의 주체를 공무원이라고 했고 청렴도 전국 10위권을 목표로 제시했다.

▲고흥은 청렴도 조사에서 전국 최하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인사부터 각종 사업의 계약까지 공직사회 전반에 남아있는 부조리가 군정에 대한 군민들의 신뢰를 무너지게 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투명하고 깨끗한 군정 운영을 군민께 약속했다. 군민참여 청렴검증단을 만들고 각계 각층의 군민이 참여하는 ‘고흥군 청렴사회 민관협의회’를 설치 운영하겠다. 2022년까지 청렴도를 전국 10위권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 목표다.

-역사문화를 활용한 스토리텔링 콘텐츠 구축을 공약했다. 대표적으로 천경자 아트파크를 추진하기로 했는데.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만큼 군민에게 이득이 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관광객들이 고흥에서 보고, 먹고, 자고, 즐기고 갈 수 있도록 역사와 문화를 활용한 다양한 관광 인프라를 만드는데 집중할 생각이다. 천경자 화백, 김일 선수, 목일신 작가 등을 관광자원화 해 고흥만의 특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천 화백은 채색화 분야의 독창적 화풍을 개척한 화가이자 고흥이 배출한 자랑스런 인물이다. 미술관, 미술촌, 거리 등 체험공간으로 구성된 천경자 아트파크를 만들면 전국의 미술인과 미술지망생들이 고흥을 찾게 돼 관광효과가 클 것이다. 성공적으로 사업이 진행되도록 유가족과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도록 노력하겠다.

-특단의 인구대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우선 군청 조직에 인구정책과를 신설해 인구유입을 극대화하고 인구유출은 최소화 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인구 유입책으로는 고흥 출신 청년들이 고향에 돌아와 정착할 수 있는 ‘귀향 청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도시민이 고흥에 정착할 수 있도록 귀농·귀어·귀촌 원스톱 서비스를 시행하겠다. 인구유출 방지책으로는 일자리지원센터를 통해 청년과 노인이 참여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최대한 늘리고 젊은이들이 살기 좋게 교육과 여가활동 등 정주여건을 개선하겠다.

-귀농·귀촌 1000호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고흥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농어촌 자치단체들이 귀촌인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고흥의 경쟁력은 일자리가 풍부하고 땅값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경쟁력 말고도 차별성이 중요한데, 불특정 도시민을 귀촌 대상으로 삼는 타 자치단체와 달리 고흥출신 청년들이 고향으로 돌아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흥출신 청년들은 부모가 가진 논밭이라던지 부모가 쌓아온 인맥과 경험을 물려받을 수 있어 빠르게 정착하고 소득을 올리는데도 유리하다. 주민들과 화합도 잘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귀촌인과 원주민간 갈등도 방지할 수 있다.

-고령화율 전국 1위인 고흥의 노인복지 정책은.

▲고흥의 고령화율은 38.3%로 전국 최고다. 그만큼 노인복지가 중요한데 따뜻한 맞춤복지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 전국 최고수준의 고흥 건강복지타운을 건립하고 치매안심센터 개설과 경로당 전담 주치의제 운영이 대표적이다. 노인일자리센터를 설치해 어르신들이 일을 통한 보람을 느낄수 있도록 하겠다. 거동이 불편한 재가 어르신들에게는 월 10만원 수준의 음식을 제공하는 ‘효도밥상’을 차려 드리겠다.

송 군수의 공약은 씨줄과 날줄이 잘 조합을 이룬 직조를 연상시킨다. 공약과 함께 도입 배경을 설명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인 타임테이블을 제시하고있다. 지난 4년간 현장을 누비면서 체감한 경험을 행정전문가의 시각으로 짜낸 결과다. 그만큼 공약이 현실성 있어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할 것이다.

다만 정치인으로서의 역량 검증은 아직 받지 못했다. 고흥은 요즘 송 군수의 개혁 드라이브에 술렁이고 있다. 당연한 것이지만 환영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편에선 심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개혁이 길어지면 피로도가 쌓이고 환부를 잘못 도려내면 화합보다는 상처를 남기게 된다. 과감하게 시도하고 있는 개혁이 군민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기지 않고 마무리 될때 정치인으로 합격점을 받을 것이다.

/고흥=주각중 기자 gjju@kwangju.co.kr

/사진=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송귀근 고흥군수는

송귀근(61) 고흥군수는 고향에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광주 살레시오 중·고교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전남도 계장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30대에 고흥과 장성 부군수를 지냈다. 행정안전부 자치제도과장·조직정책관, 광주광역시 기획관리실장·행정부시장(1급)을 거쳐 국가기록원장(차관보급)으로 퇴임할때까지 33년동안 중앙과 지방 행정을 두루 경험했다.

공직생활 동안 몇차례 정치입문 권유를 받았지만 거부했다. 2001년 민주당 박상천 국회의원이 헌금없이 군수 공천을 주겠다는 제안을 거부한 일화는 유명하다. 퇴직후 대한지적공사 상임감사시절 서울사무소까지 찾아온 고향사람들의 간곡한 요청에 2014년 지방선거를 7개월 앞두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짧은 준비기간에도 민주당 현직 군수에 맞서 3.1%차이로 석패했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떨어지면 고향을 떠날 것이란 일부의 예상과 달리 낙선한 다음날부터 아내와 낙향해 4년간 주민들과 희노애락을 같이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평화당 소속으로 민주당 돌풍을 잠재운 것은 이런 노력의 결과였다. 송 군수는 평생을 ‘정직’과 ‘원칙’을 가치관으로 살아왔다며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민선 7기 주요 공약은

-군민참여 청렴검증단 운영

-고흥 원탁회의 운영(5개 분과 100명)

-농업인 월급제 도입

-고흥~봉래 국도 4차선 확포장

-도서지역 도선요금 단일요금제(1000원)

-수산생물연구센터 건립, 어민휴게소 설치

-동강 농수축산물 팜스테이 개설

-고흥군과 완도군 해역 경계 정비(면허구역 확대)

-전국 최고 수준 고흥 건강복지타운 건립

-장애인 교통약자 지원센터·목욕탕 건립

-천경자 아트파크 조성

-월드 DJ&인디뮤직 페스티벌 개최

-도양읍 도시가스 공급

-소록도 국가 테마공원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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