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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한 사회로의 관문 미투(Me-Too!)
2018년 04월 04일(수) 00:00
[임명재 약사]
사회 각층에서 미투(Me-Too)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에서 저명한 영화 제작자에게 성폭력을 당했던 한 여성이 자신의 끔찍했던 과거를 폭로하고 그의 주장을 지지하고 자신도 당했다는 뜻으로 확산된 미투 운동은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나도 그랬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여성 검사의 폭로로 시작되어 각계각층에서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폭로되고 이것이 불평등의 해소 그리고 사회적 약자의 보호라는 측면에서 공감을 얻고 있다.

‘미투’ 운동은 단순히 여성의 인권 보호라는 측면으로 국한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왜냐하면 그동안 우리가 지금까지 발전해오기까지 수많은 ‘미투’ 들의 용기가 있어왔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노동 운동이다. 저임금에 인간 이하의 노동 환경에서도 국가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착취당했던 노동자들의 문제가 있었다. 1970년 11월 13일 청계천 평화시장의 노동자였던 전태일은 온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분신을 하면서 노동계의 ‘미투’ 운동에 스스로 도화선이 되었다. 하루 15시간을 근무하고 한 달에 두 번밖에 쉬지 못하는 환경에서 사회적 약자인 그 들은 국가의 보호도 받지 못한 채 고통을 받았다. 그 후부터 우리는 지속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개선을 추구한 끝에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등의 분야에서 발전을 이루어왔다.

두 번째는 인권에 대한 ‘미투’ 였다. 인권의 신장과 민주화는 수많은 시민들의 희생이 필요했다. 박종철, 이한열 그리고 5·18민주화 운동으로 대표되는 것들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촉발된 여성들의 ‘미투’ 운동이다.

이 운동들의 공통점은 사회적 약자들의 외침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국가는 공정함과 공평함에 매우 인색했다.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함으로써 인권의 균형을 맞추고 경제적 수준에 관계없이 최소한의 기본적인 인간적인 삶을 누리고 행복을 추구하도록 했어야 했다. 그걸 통해 사회 전반적인 안정을 추구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자들의 이익만을 보호하려는 그릇된 통치를 해왔다. 정치가들의 수준이 그랬으니 사회 전반에서 약자들을 보호하려는 노력은 참으로 미약했다. 국가의 보호를 받을 수 없었으니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대중에게 외치는 것 뿐이었으리라.

우리는 그동안 그토록 목숨까지 빼앗기면서 외치는 그들의 목소리를 마음으로 듣지 못했다. 우리가 체험하지 못한 그 들의 외침은 그저 그들의 욕구 불만일 뿐이었고 나와는 무관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깨닫지 못할 뿐 내 주변에서도 끊임없이 내가 ‘미투’를 외칠 수 있는 일들이 발생했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갑질과 횡포에 ‘미투’를 외치고 싶었을 것이고, 취업 준비생들은 각종 권력과 뒷배경으로 합격증을 받아내는 세력들로부터 ‘미투’를 고민했을 것이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지원하는 훈련병들은 각종 말도 안되는 이유를 꾸며내서 불법적으로 의무를 회피하고 호의호식하며 사회적 지도층이 되어가는 권력형 병역 기피자들로부터 ‘미투’의 당사자가 되고 있었다.

여성들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문화적 배경 때문에 이러한 고통이 인생 동안 반복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남성 우월주의, 사회적으로 남성이 중심이 되고 여성은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는 생각, 그리고 남성에 대한 여성을 상품화하고 도구화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여성들은 삶의 곳곳에서 비참함을 느끼며 살았을 것이다.

과거에는 여성들은 집안일을 하면서 애들을 돌보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여성들도 사회 각 분야에서 당당하게 사회구성원으로서 기여를 하고 있다. 가장 어렵게 생각되어지는 여군의 역할이 전투 병과에까지 진출하였고 스포츠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여성들이 세계를 무대로 대단한 성과를 이루어내고 있다. 여성이 역할이 확대되는 만큼 그동안 여성들이 도맡아 왔던 일들도 이젠 나누어야할 것이다. 학교에서도 남녀를 지나치게 구분하고 마치 남녀의 고유한 영역이 있는 것처럼 주입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근거 없이 차별화된 남과 여의 차이도 공평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여성들은 누구라도 우리의 어머니이고 딸이다. 우리가 존중해야할 대상이고 사랑하고 보호해야할 사람이다. 우리는 여성에게서 태어나고 사랑을 받고 길러진다. 결코 나와 상관없는 존재들이 아니다. 검사라고 하면 우리 사회에서 상당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직업인데도 여성 검사가 ‘미투’를 외쳤다는 것은 그것이 얼마나 사회 저변에 만연돼 있다는 얘기일까? 지금 일하고 있는 우리의 아내를 위해, 딸을 위해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데 지혜를 모으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