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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현숙 광주지검 검사]강압수사에 대한 고찰
2017년 02월 20일(월) 00:00
최근 주요사건 수사과정에서 강압수사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을 보고 초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6년 전, 필자가 초임 검사로 공판에 관여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검사 임관 후 처음으로 무고사범을 인지해서 벌금으로 기소했던 사건에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마침 필자가 직접 재판을 담당하게 되었다. 판사가 피고인에게 모두 자백한 사건에 정식재판을 청구한 이유를 물어보자 피고인은 ‘검사가 강압적으로 자백을 강요해서 어쩔 수 없이 자백을 했다’며 억울하다는 취지였다.

그래서 피고인에게 그때 검사가 어떻게 강압적으로 자백을 강요했는지를 물어보았더니 피고인은 ’증거가 있는데 왜 거짓말을 하느냐, 다 인정하라’며 소리를 쳐 자신의 혐의에 대해 자백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내가 그때의 수사검사인데 기억이 나느냐, 내가 그렇게 소리를 치며 자백을 강요한 적이 있느냐?’라고 물었더니 피고인은 그제서야 기억이 났는지 흠칫 놀라면서 “뭐 그렇게 소리를 지른 것은 아니고….”라며 말을 얼버무리기 시작하였고, 결국 정식재판 청구를 취하하고 돌아갔다.

필자가 그 사건의 공판검사가 아니었다면 검사가 강압수사를 했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해 판사나 방청하고 있던 사람들이 수사검사를 비롯해 검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했을까?

지금도 재판에 들어가면 검사나 수사관이 자백을 강요하였다거나 강압적인 분위기에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는 주장을 하는 피고인들이 종종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검사가 피의자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소리를 지르며 자백을 강요하는 모습을 묘사하는 장면이 여전히 등장한다. 이 때문인지 일반 사람들은 그것이 검찰의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단정해 버리고, 주위에서도 정말 그렇게 수사를 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다수 있다.

필자가 모든 검사들의 수사과정을 지켜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검찰의 강압적인 수사가 아예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실제 검찰의 모습은 영화나 드라마와 같이 강압적인 것은 아니다.

검사는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기관이자 공익의 대표자로서 부인하는 피의자들을 상대로 추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수집된 증거 등을 제시하면서 피의자의 혐의에 대해 물어보고 답을 하도록 하는 과정임에도 일부 사람들은 ‘자백을 강요한다’라고 말을 하기도 한다. 이것은 단지 피의사실에 대해서 피의자의 의견을 물어보거나 자신에 대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과정일 뿐 결코 자백을 ‘강요’하는 과정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다만, 수사를 하는 검찰의 특수성 때문에 그 자체로 위압감이 느껴지는 기본적인 이미지가 있어 검찰의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검찰이 갖는 부정적인 이미지의 개선을 위한 검사들의 꾸준한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