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목소리가 들리니?
기자가 몸담고 있는 광주일보 편집국은 금남로 2가(무등빌딩 14층)에 위치해 있다. 자동차들이 내뿜는 매연과 탁한 공기 때문에 썩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항상 그런 것만은 아니다.
자랑을 조금 하자면 도심에 자리하고 있긴 하나 누구보다도 자연을 가까이하고 있다. 사무실이 빌딩 고층에 있는 덕분에 창밖으로 눈을 돌리면 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무등산을 ‘공짜로’ 즐길 수 있어서다. 여기에 옛 전남도청에서 공사중인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이하 문화전당)이 날마다 ‘변신해가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문화전당을 볼 때면 설레이기 보다는 걱정부터 앞선다. 2015년 개관까지 2년 정도 남았지만 ‘돌아가는’ 상황들을 보면 답답하기 짝이 없다. 좀처럼 ‘감을 잡을 수 없는’ 난해한 콘텐츠도 그렇고, 전당운영주체를 둘러싼 법인화 논쟁도 그렇고,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추진단(아문단)의 오만과 독선은 광주의 속을 태우는 주범이다. 대표적인 예가 이영철 전 아시아 문화개발원장의 전시예술감독 위촉이다. 아시아문화개발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내놓은 문화전당의 콘텐츠 계획안이 미흡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책임은커녕 별다른 검증 없이 전시예술감독으로 위촉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게다가 아문단은 최근 광주지역 각계인사 105명이 주축이 된 (사)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 지원포럼이 아시아 문화개발원의 콘텐츠안에 ‘대중적인’ 의견들을 제안한 워크숍에서 생산적인 토론은 고사하고 이 전 원장을 감싸는 태도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광주일보 7월4일자 2면〉 아문단에게 지역정서는 안중에 없는 것이다.
사실 아문단의 일방주의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5년 문화전당 설계에서부터 최근의 전당운영주체 논란까지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지역여론을 무시한 채 밀어붙이는 경우가 허다했다. 오죽했으면 ‘아문단’ 하면 ‘불통’(不通)이라는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하겠는가.
문화경쟁의 시대, 콘텐츠도 없고 수익도 못 내는 문화시설은 퇴출 0순위다. 문화전당이 ‘돈만 축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아문단의 자기반성이 먼저다. 지금이라도 광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지혜를 보여 주길 바란다.
〈편집부국장 겸 문화선임기자〉
자랑을 조금 하자면 도심에 자리하고 있긴 하나 누구보다도 자연을 가까이하고 있다. 사무실이 빌딩 고층에 있는 덕분에 창밖으로 눈을 돌리면 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무등산을 ‘공짜로’ 즐길 수 있어서다. 여기에 옛 전남도청에서 공사중인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이하 문화전당)이 날마다 ‘변신해가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그중에서도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추진단(아문단)의 오만과 독선은 광주의 속을 태우는 주범이다. 대표적인 예가 이영철 전 아시아 문화개발원장의 전시예술감독 위촉이다. 아시아문화개발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내놓은 문화전당의 콘텐츠 계획안이 미흡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책임은커녕 별다른 검증 없이 전시예술감독으로 위촉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게다가 아문단은 최근 광주지역 각계인사 105명이 주축이 된 (사)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 지원포럼이 아시아 문화개발원의 콘텐츠안에 ‘대중적인’ 의견들을 제안한 워크숍에서 생산적인 토론은 고사하고 이 전 원장을 감싸는 태도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광주일보 7월4일자 2면〉 아문단에게 지역정서는 안중에 없는 것이다.
문화경쟁의 시대, 콘텐츠도 없고 수익도 못 내는 문화시설은 퇴출 0순위다. 문화전당이 ‘돈만 축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아문단의 자기반성이 먼저다. 지금이라도 광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지혜를 보여 주길 바란다.
〈편집부국장 겸 문화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