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위드 러브
미국 영화감독 우디 앨런(78)만큼 도시를 사랑하는 사람도 없는 것 같다. 그의 필모그라피를 들여다 보면 다른 감독들에 비해 유독 도시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많다. 우디 앨런의 빼어난 영상과 연출로 ‘재발견된’ 도시들은 관객들의 가슴에 로망을 심어주었다.
그중에서도 뉴욕은 그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도시였다.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40년간 뉴욕토박이로 살면서 ‘맨하탄’ ‘애니홀’ ‘뉴욕스토리’ 등을 제작해 ‘진정한 뉴요커’라는 별칭을 얻었다.
하지만, 지난 2000년대 중반, ‘멜린다와 멜린다’ 등이 부진하면서 스폰서들이 하나 둘씩 발을 빼자 새로운 ‘큰손’을 찾기 위해 유럽으로 건너갔다. 특히 프랑스 파리에서 크랭크인한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는 그의 건재함을 보여준 작품이다. 노을을 따라 파리 곳곳의 건물과 골목을 비추며 시간 여행을 떠나는 영화는 재치있는 상상력으로 관객들의 감성을 건드렸다. 모네의 정원, 세느 강변, 로댕미술관, 생 에티엔 뒤 몽 교회와 젊은 시절 헤밍웨이가 즐겨 찾았던 폴리도르 레스토랑,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영미문학 전문서점), 맥심 드 파리(고갱과 드가의 사랑방) 등 문화명소들은 수많은 ‘파리폐인’을 양산시켰다.
최근 극장에서 인기리에 상영중인 ‘로마 위드 러브’(To Rome with Love) 역시 우드 앨런이 아주 ‘대놓고’ 영원의 도시 로마를 예찬한 영화다. 시간이 멈춘 듯한 로마에 가면 누구나 사랑에 빠진다는 영화는 4가지 색깔의 에피소드를 통해 로마에 대한 판타지를 불어넣는다. 특히 베네치아 광장, 트레비 분수, 콜로세움 같은 명소들은 관객들을 지독한 ‘로마 앓이’에 빠져들게 한다.
극장문을 나오면서 문득 ‘만약 우드 앨런이 광주를 배경으로 영화를 찍으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봤다. 물론 ‘꽃잎’ ‘화려한 휴가’ ‘식객-김치전쟁‘ ‘26년’ 등 광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있긴 하나 ‘문화도시 광주’의 아우라를 보여주는 영화는 거의 없었다. ‘로마 위드 러브’나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보듯 한 편의 영화는 도시를 ‘되살릴’ 정도로 위력적이다. 영화만큼 회색빛 도시에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는 효과적인 매체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프로젝트와 더불어 광주를 영화로 ‘재발견’하는 시도를 해보면 어떨까. 그래서 전 세계인들이 무등산, 아시아 문화전당, 5·18 국립묘지 등을 보며 ‘버킷리스트’(bucket list·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적는 목록)에 ‘광주’를 올리는 것이다. 상상만 해도 설레고 즐겁지 아니한가.
〈편집부국장 겸 문화선임기자〉
그중에서도 뉴욕은 그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도시였다.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40년간 뉴욕토박이로 살면서 ‘맨하탄’ ‘애니홀’ ‘뉴욕스토리’ 등을 제작해 ‘진정한 뉴요커’라는 별칭을 얻었다.
극장문을 나오면서 문득 ‘만약 우드 앨런이 광주를 배경으로 영화를 찍으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봤다. 물론 ‘꽃잎’ ‘화려한 휴가’ ‘식객-김치전쟁‘ ‘26년’ 등 광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있긴 하나 ‘문화도시 광주’의 아우라를 보여주는 영화는 거의 없었다. ‘로마 위드 러브’나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보듯 한 편의 영화는 도시를 ‘되살릴’ 정도로 위력적이다. 영화만큼 회색빛 도시에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는 효과적인 매체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프로젝트와 더불어 광주를 영화로 ‘재발견’하는 시도를 해보면 어떨까. 그래서 전 세계인들이 무등산, 아시아 문화전당, 5·18 국립묘지 등을 보며 ‘버킷리스트’(bucket list·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적는 목록)에 ‘광주’를 올리는 것이다. 상상만 해도 설레고 즐겁지 아니한가.
〈편집부국장 겸 문화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