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쿤스트할레 광주
지난 2000년 독일의 30대 문화운동가 톰 뷔세만과 크리스토프 프랭크는 베를린의 미테(Mitte)지구를 ‘접수’해 일약 유명인사로 떠올랐다. 옛 동베를린 중심지였던 이곳은 통일 뒤 젊음과 낭만, 예술이 살아 숨쉬는 문화도시로 변신중이었다. 두 사람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의 한복판에 복합문화운동을 내세운 ‘플래툰 쿤스트할레’(플래툰)라는 사무실을 냈다.
이들의 베를린 ‘입성’이 화제가 된 건 다름 아닌 사무실 건물이었다. 검은색 선박컨테이너 4개를 조립해 만든 칙칙한 외양은 통독 후 지어진 모던한 건물과 콘크리트 양식의 옛 동독 건축물 ‘플라텐바우(Plattenbau)’가 어우러진 도시의 경관을 깨뜨렸기 때문이다. 특히 화물창고를 연상케 하는 사무실과 군대의 소대를 뜻하는 ‘플래툰’(Platoon)이라는 이름은 베를린 시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건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이었다. 선박회사의 창고나 사무실쯤으로 쓰일 것 같은 건물 안에선 날마다 공연과 전시회, 퍼포먼스 등 한바탕 난장이 펼쳐졌다.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을 정도였다. 베를린 시내를 들썩이게 한 주인공은 너무 튀거나 점잖지 못하다는 이유로 주류문화에서 대접받지 못한, 이른바 ‘서브컬쳐’(하위문화)였다. 기존의 갤러리나 공연장, 미술관에서는 볼 수 없는 톡톡 튀는 문화는 순식간에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다. 플래툰은 둥지를 튼 지 일 년 만에 베를린에서 가장 ‘물 좋은’ 곳으로 급부상했다.
뷔세만과 프랭크가 플래툰을 추켜 든 이유는 바로 이 같은 하위문화와의 만남을 이끌어내기 위해서였다. 기존의 갤러리나 미술관에서는 미디어 아트, 그래픽 디자인, 스트리트 아트, 그래피티 등의 하위문화를 좀처럼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컨테이너 박스는 기존 건축물의 고정된 공간이 담아내지 못한 다양한 문화를 자유롭게 퍼나를 수 있는 는 최적의 창구였다. 무엇보다 쿤스트할레의 가장 큰 강점은 전 세계에 약 4000여 명의 예술가, 커뮤니티와 연결된 네트워크다. 이 같은 인적 교류를 매개로 각국의 역동적인 문화들을 쿤스트할레에서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독일산(産) 새로운 개념의 복합문화공간 쿤스트할레가 광주에 닻을 내렸다. 베를린, 서울 논현동(2009년 4월 개관)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은 지난 12일 옛 전남도청 앞에 수출용 컨테이너박스 29개를 쌓아 올린 ‘쿤스트할레 광주’(한글명·아시아문화마루)를 설치하고 일반에 첫선을 보였다. 추진단은 정식개관(7월30일)에 앞서 5·18 광주민중항쟁 30주년을 기념해 오는 6월13일까지 프레오픈 기념으로 특별기획전 ‘오월의 꽃’을 전시한다.
이와 함께 쿤스트할레 광주는 오는 2014년 개관하는 아시아 문화전당을 시민들이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쇼 케이스로 활용될 예정이다. 선박컨테이너박스를 다목적 문화공간으로 삼은 쿤스트할레 광주의 신선한 시도가 지역의 문화지형을 끌어올리는 성과로 이어지길 바란다. 나아가 광주의 ‘5월 정신’과 예술을 전 세계로 실어나르는 드림 컨테이너가 되길 기대한다.
/문화생활부장·/jhpark@kwangju.co.kr
그런데 더욱 놀라운 건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이었다. 선박회사의 창고나 사무실쯤으로 쓰일 것 같은 건물 안에선 날마다 공연과 전시회, 퍼포먼스 등 한바탕 난장이 펼쳐졌다.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을 정도였다. 베를린 시내를 들썩이게 한 주인공은 너무 튀거나 점잖지 못하다는 이유로 주류문화에서 대접받지 못한, 이른바 ‘서브컬쳐’(하위문화)였다. 기존의 갤러리나 공연장, 미술관에서는 볼 수 없는 톡톡 튀는 문화는 순식간에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다. 플래툰은 둥지를 튼 지 일 년 만에 베를린에서 가장 ‘물 좋은’ 곳으로 급부상했다.
독일산(産) 새로운 개념의 복합문화공간 쿤스트할레가 광주에 닻을 내렸다. 베를린, 서울 논현동(2009년 4월 개관)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은 지난 12일 옛 전남도청 앞에 수출용 컨테이너박스 29개를 쌓아 올린 ‘쿤스트할레 광주’(한글명·아시아문화마루)를 설치하고 일반에 첫선을 보였다. 추진단은 정식개관(7월30일)에 앞서 5·18 광주민중항쟁 30주년을 기념해 오는 6월13일까지 프레오픈 기념으로 특별기획전 ‘오월의 꽃’을 전시한다.
이와 함께 쿤스트할레 광주는 오는 2014년 개관하는 아시아 문화전당을 시민들이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쇼 케이스로 활용될 예정이다. 선박컨테이너박스를 다목적 문화공간으로 삼은 쿤스트할레 광주의 신선한 시도가 지역의 문화지형을 끌어올리는 성과로 이어지길 바란다. 나아가 광주의 ‘5월 정신’과 예술을 전 세계로 실어나르는 드림 컨테이너가 되길 기대한다.
/문화생활부장·/jh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