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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고
‘땅에 쓰는 시’ - 김미은 여론매체부장 |2024. 05.02

아름다운 버드나무를 베어내고 운동장과 주차장을 조성하려는 공무원들 앞에서 그는 김수영의 시 ‘풀’을 낭독했다. 생태·환경 전문가들과 함께 샛강을 살려 물고기와 새들의 천국,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만들자 설득했다. 그가 지켜낸 여의도샛강생태공원은 30여년이 지난 지금, 천연기념물 황조롱이와 수달이 사는 도시민의 휴식처가 됐다. ‘한국 조경의 대모’로 불리는…

가정의 달 - 김대성 제2사회부장 |2024. 04.30

5월의 또 다른 이름은 ‘가정의 달’이다. 5월이 가정의 달로 불리는 이유는 어린이날(5일)과 어버이날(8일), 부부의 날(21일) 등 가족과 관련한 기념일이 많기 때문이다. 1일은 근로자의 날이고, 15일은 스승의 날로 가족을 포함한 공동체의 화합과 행복을 위한 기념일이 잇따르는데, 직장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을 포함해서 한 달의 삼 분…

부병자자(赴兵刺字) - 송기동 예향부장 |2024. 04.30

“…돗바늘 가는 길 따라 비원과 소망의 기도 소리가 차례로 그의 몸속에 흘러들고 있었다. 우람차고 튼실한 그의 몸 자체가 장문의 절절한 기도문이자 거대한 기도의 탑이 되어가고 있었다.” 상상해보라. 어머니나 지어미가 아들 또는 남편의 몸에 문신새기는 모습을…. 그들은 ‘날이 새기 무섭게’ 전쟁터로 끌려가 살아서 다시 돌아올지 어떨지 알 수 없다. 몸에 입…

정해박해(丁亥迫害) - 박성천 문화부장 |2024. 04.28

정해박해(丁亥迫害)는 1827년(순조 27년) 정해 년에 있었던 천주교 박해를 일컫는다. 전남 곡성을 시발로 경상도, 충청도, 한양에까지 사건이 파급돼 많은 신자들이 투옥되거나 죽임을 당했다. 이보다 앞서 1801년(순조 1년)에는 조선왕조의 대대적인 천주교 박해인 신유박해(辛酉迫害)가 있었다. 당시 노론 강경파들은 정조 통치기에 급부상했던 남인계 인사들이…

소음과 신호 - 유제관 편집담당1국장 |2024. 04.26

빅 데이터의 시대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까. 사람들은 데이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삶에 새로운 동력을 얻으려 하지만 효과적인 활용은 쉽지 않다. 미국 작가 네이트 실버는 저서 ‘신호와 소음’에서 대량의 데이터 속에서 어떻게 잘못된 정보(소음)를 걸러내고 의미 있는 정보(신호)를 찾을 것인가를 알려준다. 책은 날씨와 지진 등 자연현상,…

최소한의 도리 -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2024. 04.25

하이어라키(hierarchy, 위계)라는 말은 그리스어 하이어라키아(hierarkhia, 성자의 지배)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가톨릭과 봉건제의 근간이 되었는데, 교황을 최상위로 그 아래 주교-사제-부제, 국왕을 최상위로 그 밑으로 영주-기사-평민-하인 등을 두었다. 유럽에서는 이 계급제가 1000년 이상 유지됐다. 근대 자본주의에 의한 거대한 기업 조직,…

불편한 진실 - 김지을 정치부 부장 |2024. 04.23

나주 배 농가가 요즘 울상이라고 한다. 배는 과일나무 특성상 수술의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묻게 하는 ‘수분’ 과정을 통해 열매를 맺는데, 배꽃 개화기에 꽃가루를 옮기는 꿀벌이 사라지다보니 배 농가들이 양봉 농가에서 직접 꿀벌을 사오거나 비싼 인공수분 방식으로 배 재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꿀벌이 사라진 원인으로는 지구 온난화가 꼽힌다. 영국 레딩대 크리…

영수회담 - 최권일 정치총괄본부장 |2024. 04.22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년만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처음으로 영수회담을 갖는다. 영수회담이란 국가나 정치단체, 또는 사회조직의 최고 우두머리가 만나 의제를 갖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한국 정치에서는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양자회담을 의미한다. ‘영수(領袖)’는 ‘옷깃(領)’과 ‘소매(袖)’에서 유래했다. 고대 중국인들은 옷을 만들 …

전통식물 박 - 윤영기 사회·체육담당 부국장 |2024. 04.22

박은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작물로 신·구 대륙에 걸쳐 광범위한 지역에서 재배됐다. 식용보다는 용기 생산을 위해 재배된 식물이라는 점도 여느 작물과 다른 특징이다. 1만년 재배 역사를 거친 박의 전파에는 두 가지 가설이 있다. 빙하기에 아메리카로 건너간 고(古)아시아인에 의해 전파됐다는 아시아 도래설이 있다. 박 열매가 물에 잘 뜨기 때문에 해류를 타고 퍼진 …

신문 한 부 - 김대성 제2사회부장 |2024. 04.17

‘이 가증스러운 주검을 보라!’ 부산일보가 1960년 4월 12일 자로 보도했던 고(故) 김주열 열사 주검 사진의 제목이다. 사진 아래에는 “1960년 3월 15일 행방불명된 김주열 열사가 같은 해 4월 11일 오전 11시 마산 중앙부두 앞바다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돼 경찰의 잔인함이 세상에 폭로됐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 1960년 3·15 마산의거에…

‘월간 십육일’ - 김미은 여론매체부장 |2024. 04.17

시인의 엄마는 시장에서 반찬가게를 한다. 명절을 앞두고 동생과 엄마 일을 돕던 시인은 옆집 빵가게 영수 엄마가 새빨개진 얼굴로 울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처음에 우는 이유를 몰랐던 그는 종일 자신과 동생이 엄마가게에서 일을 돕고 있는 모습을 영수 엄마가 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제서야 세상을 떠난 영수를 떠올린 그는 “너희 엄마가 너를 정말 보고 …

3652일의 기억 - 송기동 예향부장 |2024. 04.16

# “내가 손을 좀 더 뻗었더라면… 내꺼 구명조끼를 줬더라면… 먼저 내보냈더라면… 이런 일 없었을 텐데….” “살아준 것과 살아내는 것, 그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진실을 밝혀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광주시 광산구 목련로에 자리한 산정중학교 대강당.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2~3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연극부가 김탁환 작가의 소설집 ‘…

잔치는 끝났다 - 박성천 문화부장 |2024. 04.14

“잔치는 끝났다/ 술 떨어지고, 사람들은 하나 둘 지갑을 챙기고/ 마침내 그도 갔지만/ 마지막 셈을 마치고 제각기 신발을 찾아 신고 떠났지만/ 어렴풋이 나는 알고 있다/ 여기 홀로 누군가 마지막까지 남아/ 주인 대신 상을 치우고/ 그 모든 걸 기억해내며 뜨거운 눈물 흘리리란 걸” 최영미 시인의 그 유명한 ‘서른, 잔치는 끝났다’라는 시의 일부분이다. 19…

오만의 추락 - 채희종 정치·사회담당 편집국장 |2024. 04.11

역사적으로 오만한 권력자나 집단이 몰락한 사례는 너무나 많다. 한 나라를 지배했다가도 한순간에 권력을 잃은 지도자는 셀 수 없을 정도이고, 세상의 모든 돈을 거머쥔 듯 부를 축적했다가도 속절없이 무너진 기업은 헤아릴 수도 없을 것이다. ‘오만하면 추락한다’는 진리와 같은 경고는 각종 신화나 전설, 심지어 종교의 가르침을 통해서까지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

국립 의대 공모 -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2024. 04.11

흉측한 생김 때문에 영양만점인데도 이 생선은 아귀(餓鬼)라는 이름을 얻었다. 불교에서 아귀는 탐욕한 귀신으로, 음식을 구하지만 그것을 먹으려 하면 불이 되어 먹을 수 없는 형벌을 받는다.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음식을 탐하는데 서로 만나기만 하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싸우기만 한다고 전해진다. 여기서 비롯된 속담이 ‘아귀다툼하다 산통(算筒) 깬다’인데 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