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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사회’ - 박성천 여론매체부 부국장 |2023. 04.17

현대 사회의 특징을 규정하는 용어 가운데 ‘피로 사회’라는 말이 있다. 물질 만능 사회, 고령화 사회, 파편화된 사회 등 기존 현대 사회의 특징을 드러내는 용어와는 차원이 다른 개념이다. ‘피로 사회’(문학과지성사)는 베를린예술대 철학과 교수를 역임했던 재독 철학자 한병철이 지난 2012년에 발간했던 책의 제목이기도 했다. 한 교수는 현대 사회에서 금과…

의사와 열사 - 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2023. 04.14

TV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 캐릭터의 모티브가 됐던 황기환 애국 지사의 유해가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4월 11일) 직전, 100년만에 조국에 도착했다. 황 지사는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군인의 일원으로 참전했으며, 이후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시점에 파리와 런던, 뉴욕 등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다. 국가보훈처에서는 국내…

군 공항 해법 -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2023. 04.13

요즘처럼 누구나 비행기를 타기 시작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였다. 보잉, 더글라스 등 항공사들이 군용기와 함께 여객기를 만들어 내기 시작하고, 공항의 필요성도 높아졌다. 라이트 형제는 1903년 동력 비행기를 개발하면서 이 신기한 기계의 효용을 잘 알고 있었다. 오랜 기간 미국 정부를 설득한 끝에 1909년 미국 메릴랜드주에 세계 최초의 칼리지파…

삼권분립 - 최권일 정치부 부국장 |2023. 04.12

민주 정치의 원리 중 하나는 국가의 권력을 나누는 것이다.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를 엄격히 분리해 상호 간의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게 하기 위해서다. 국가 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삼권분립’이라고 한다. 국가 권력을 그 성질에 따라 입법권은 국민 대표기관인 입법부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사법부가, 행정권은 행정부가 각각 분담…

호남의 봄 - 임동욱 선임기자·이사 |2023. 04.11

꽃샘추위가 무색하게 봄이 만발하고 있다. 봄의 전령사인 개나리, 목련, 벚꽃이 차례로 지더니 그 아쉬움만큼 진달래와 철쭉이 반가운 꽃망울을 내밀고 있다. 연둣빛 풀 내음이 절로 묻어나는 봄나물도 계절의 싱그러움을 더하고 있다. 냉이와 달래는 물론 두릅과 취나물 등이 봄의 밥상에 오르고 있다. 쌉쌀하면서도 향긋한 맛은 숨 가쁜 일상에서도 계절이 오가는 것을 …

금동관 - 윤영기 체육부 부국장 |2023. 04.09

고분에서 출토된 금동관은 학계에서 종종 논쟁 대상이 된다. 역사의 승자인 백제와 신라를 중심에 둔 전형적인 해석과 현지 세력 자체 제작설이 대립한다. 광주·전남 마한권역에서는 백제가 지역 지배층에게 하사했다는 설이, 가야 지역에서 나오면 신라가 나눠 줬다는 주장이 어김 없이 등장한다. 드물지만 현지 세력이 자체적으로 제작했다는 새로운 견해도 발표된다. 최…

‘어린왕자’ 80년 |2023. 04.06

“비밀 하나를 알려줄게. 아주 간단한 건데, 마음으로 봐야 더 잘 보인다는 거야.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춰두고 있어서야.” “만약 네가 오후 4시에 온다고 하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아마도 ‘어린왕자’만큼 많은 사람들이 책에 등장하는 ‘구절’을 기억하고 있는 책도 드물 것이다. …

국립묘지 호국원 - 장필수 사회담당 편집국장 |2023. 04.05

어느나라 사람이든 사후에 국립묘지에 묻히길 원한다. 국가나 사회를 위해 헌신한 공을 인정받았다는 증표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국립묘지는 아마도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알링턴 국립묘지 일 것이다. 포토맥강을 사이에 두고 워싱턴DC를 마주보고 있는데 미국에 있는 100여개의 국립묘지 가운데 두번째로 규모가 크다. 남북전쟁부터 걸프전까지 전장을 …

27살 청년의 사죄 - 송기동 예향부장 |2023. 04.04

“광주의 오월이었습니다. 거리에선 시위가 한창이었고, 그때 전… 진압군으로 투입되었습니다. 시민들과 충돌이 있었습니다. …저의 총이 불을 뿜었습니다. (회상하듯) …흰 옷에 붉은 피가… (단호히) 전 명령에 따랐을 뿐입니다.” 1989년 2월 첫 상영된 16㎜ 영화 ‘황무지’(감독 김태영). 주인공 ‘의기’(조선묵 분)는 신부를 찾아 고해성사를 한다. 자…

안중근 의사 113주기 - 박성천 여론매체부 부국장 |2023. 04.02

“안중근의 빛나는 청춘을 소설로 써 보려는 것은 내 고단한 청춘의 소망이었다. 나는 밥벌이를 하는 틈틈이 자료와 기록들을 찾아보았고 이토 히로부미의 생애와 족적을 찾아서 일본의 여러 곳을 들여다보았다.” 작가 김훈에게 안중근은 평생의 화두이자 반드시 써야 할 작품이었다. 지난해 김훈은 그토록 고대하던 안중근의 고뇌와 실존을 그린 장편 ‘하얼빈’(문학동네…

꽃구경 - 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2023. 03.30

남도 들녘이 온통 꽃 천지로 변했다. 전남 지역 곳곳에서 각종 꽃 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산이나 섬 등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 축제를 하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최근 수년 새에는 대규모 정원을 조성하거나 섬에 특정 꽃의 군락지를 조성해 치르는 형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벚꽃은 기본이고 수선화, 튤립 등 종류별로 축제가 열린다. 예나 지금이나 지위 고하를…

‘업자를 위한 도시’ -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2023. 03.30

최근 북구 임동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 개발 사업 국제설계공모에서 덴마크 건축설계 회사 ‘어반 에이전시’의 작품이 선정됐다. 여기에 들어설 호텔, 복합쇼핑몰, 아파트 등의 건축물 높이는 주변 39층, 48층 아파트들을 모두 넘어서 광주 최고 높이를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수준 높은 디자인과 지금까지 광주에 없었던 공간 조성에 일각에서는 탄성이 나오기도 하…

무당층 - 최권일 정치부 부국장 |2023. 03.29

특정 정당을 선호하지 않는 유권자들을 총칭해 ‘무당층’(無黨層)이라고 한다. 다른 말로 ‘부동층’(浮動層) 또는 ‘숨은 표심’ 등으로 일컫기도 한다. 이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나 혐오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하는 정당이 없거나 지지 정당을 밝히지 않는 무당층이 늘어가고 있다. 애초 정치에 대한 무관심으로 어떤 정당도 선택하…

집단 지성의 시간 - 임동욱 선임기자 겸 이사 |2023. 03.28

현역 국회의원 전원이 선거제도 개편을 놓고 조만간 난상 토론에 나설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여야는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전원위원회 구성의 건을 의결한 뒤 대여섯 차례 난상 토의를 통해 선거제 개편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전원위원회 개최는 지난 2003~2004년 ‘이라크 전쟁 파견 및 파견 연장’ 논의 이후 19년 만이다.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지난 22…

마한과 교과서 - 윤영기 체육부 부국장 |2023. 03.27

광주·전남 고대사의 뿌리인 마한(馬韓)은 중·고교 역사 교과서에 매우 인색하게 소개된다. 백제사를 설명하는 항목에 서너 줄 기술돼 있다. 백제의 영역 확장 과정에서 흡수, 병합됐다는 내용이 전부다. 중학생 ‘역사’ 교과서 백제편에는 “근초고왕은 남쪽으로 마한의 남은 세력을 복속해 남해안까지 진출했고, 가야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설명한다. 고교 ‘한국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