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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담벼락 창문과 담배꽁초 - 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2023. 01.24

평일 오후, 점심을 먹고 금남로를 걸어 사무실로 돌아올 때마다 매번 마주치는 장면이 있다. 빌딩 모통이마다 삼삼오오 모여 식후 연초를 즐기는 회사원들, 그 발아래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들. 일상의 고단함 달랠 한 모금 담배일 수도, 그저 끊지 못한 웬수같은 습관일 수도 있다. 저마다 흡연의 이유는 있겠지만 짓눌리고 비틀어진 채 널브러진 꽁초의 모습은 한결같다…

페퍼스 감동 배구 업그레이드하려면-윤영기 체육부 부국장 |2023. 01.18

광주 AI페퍼스 여자 프로배구단 김형실(71) 전 감독이 전화를 걸어왔다. 기자가 최근 연락한 지 하루 지나서다. 배구 코트에서 삶의 전부를 보내다시피한 그는 ‘이젠 자유인이라 종종 전화를 집에 놔두고 다닌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김 감독은 지난해 11월 돌연 감독직을 내려놓았다. 시즌 개막 후 10연패.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옥쇄를 택했다. “연패는 각오…

국정 리스크 vs 사법 리스크- 임동욱 선임기자·이사 |2023. 01.11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의 해가 밝았지만 민심은 그리 편치 않다. 코로나19의 그늘이 여전한 가운데 고물가, 고금리 등의 여파로 올해 민생 경제가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사회 전반에 고착화된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 및 경제 환경 등이 국내의 내수 침체, 수출 …

굿모닝! 2023년- 박진현 문화·예향담당국장 |2023. 01.03

요즘 광주시립미술관에 가면 좀처럼 보기 힘든 명작을 만날 수 있다. ‘실험 영화의 선구자’로 꼽히는 요나스 메카스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에 출품된 세계적인 작가 고 백남준의 ‘시스틴 채플’이다. 16세기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에 나오는 시스틴 채플을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해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처럼 귀하신 ‘몸…

“어금니가 아프도록 입을 다물어야 합니다”- 김미은 문화부장·편집부국장 |2022. 12.28

지난 10월 모 후보 대선 캠프 대변인을 지냈던 A씨가 SNS에 올린 글의 주인공이 화제였다. A씨에 따르면 그 주인공은 “나 때문에 이긴 거야. 나는 하늘이 낸 사람이야”라고 말했다. 그는 “한 시간이면 혼자서 59분을 얘기한다. 깨알 지식을 자랑한다. 다른 사람 조언은 듣지 않는다. 원로들 말에도 ‘나를 가르치려 드냐’며 화부터 낸다. 옛일로부터 배우…

‘당신의 고통을 함께 느낍니다’라는 말 한마디- 송기동 예향부장·편집국 부국장 |2022. 12.21

1992년 10월 열린 미국 대통령 출마 후보들의 2차 TV토론장. 한 여성이 후보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국가 부채가 개인적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만약 없다면 어떻게 보통 사람들의 경제적 문제에 대해 치료책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까?” 재선을 노리던 대통령 조지 H.W 부시는 “질문의 요점을 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라고 되물었다. 이때 4…

강제 동원 해법 외교 노력 성공하려면- 장필수 사회담당 편집국장 |2022. 12.14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에 대한 국민훈장 서훈 취소 소동이 논란이 되고 있다. 양 할머니는 지난 9일 인권의 날 기념식에서 국가인권위원회부터 대한민국 인권상과 함께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을 계획이었는데 행사 사흘 전 갑자기 취소 통보를 받았다. 난데없는 서훈 취소 배경에는 외교부가 있었다. 외교부가 ‘사전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제동을 걸었…

문화전당 미디어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박성천 여론매체부 부국장 |2022. 11.30

지난 2017년 운영을 시작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 ‘미디어월’은 그동안 다목적 기능을 수행해 왔다. ACC에서 제작한 공연과 전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홍보 채널로서의 역할이 대표적이다. 연평균 720건(5100시간) 정도의 콘텐츠가 미디어월을 통해 전달된다. 영상에 익숙한 청년층과 Z세대에게 미디어월은 가장 자연스럽게 ACC의 콘…

트라우마 기억하기-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2022. 11.22

살다 보면 누구나 트라우마 하나쯤 갖고 산다. 일상이 힘들 정도인지, 견딜 만한 것인지의 차이일 뿐. 기자들은 대부분 사회부 사건기자 시절에 평생 겪을 충격적인 광경과 처참한 모습들을 접하게 된다. 안전 의식이 뒤떨어졌던 1990년대만 하더라도 사건·사고가 연일 일어나다시피 했다. 사건기자들은 사고 직후 심각하게 손상된 사체와 마주치는 일이 다반사였다. …

광주체육회장 이번엔 제대로 - 윤영기 체육부 부국장 |2022. 11.16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지난달 31일 광주·전남 지역을 방문했다. 매년 개최하는 ‘지방체육회 순회 간담회’ 참석을 위해서다. 당연히 광주·전남 체육계를 대표해 참석해야 할 시·도 체육회장이 빠지고 직무대행들이 이 회장을 만났다. 광주체육회장은 지난달 개인 비리로 형이 확정돼 직을 잃었고, 전남체육회장은 지난 5월 공직 선거 출마 때문에 중도 사퇴한 탓이다. …

제주·여수·강릉, 그리고 부산- 박진현 문화·예향 담당 국장 |2022. 11.08

1년 여 만에 다시 찾은 제주도는 ‘딴 세상’이었다. 코로나19로 썰렁했던 게 언제였나 싶게 유명 관광지에는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활기가 넘쳐 났다. 그중에서도 지난해 제주시 애월읍에 문을 연 ‘아르떼뮤지엄 제주’는 단연 인기였다. 몰입형 미디어아트 상설 전시관인 이곳은 성인 기준 1만 7000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입장료에도 하루 평균 …

재난 공화국- 임동욱 선임기자·이사 |2022. 11.02

생각할 수도, 믿기지도 않는 비통한 재난이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벌어졌다. 지난 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10만여 명의 인파가 몰린 가운데 해밀톤 호텔 옆 폭 3~4m 내리막 경사의 좁은 골목길에서 수천 명이 연쇄적으로 엉키면서 무려 156명이 압사하고 151명이 다치는 최악의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서울 도심 한가…

‘분장하지 않는 자 그 누구인가?’- 김미은 문화부장·편집부국장 |2022. 10.26

지금 이 글은 그레고리오 알레그리의 ‘미제레레’를 들으며 쓴다. 너무 아름다워 신까지 잊게 만들지도 모른다며 로마 교황청이 악보 필사를 금지하고, 오직 로마 성시스티나 성당에서만 연주하게 했다는 곡이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우리가 현재, 이 곡을 들을 수 있는 건 한 천재 작곡가 덕분이다. 1774년 아버지와 함께 성당을 방문한 14살 소년은 이 음악…

사투리가 소멸된다면… -송기동 예향부장·편집국 부국장 |2022. 10.19

“있냐- 니는 시상 귄 있는 내야 강아지여”(있잖아 너는 엄청 매력적인 나만의 강아지야) “나으 가슴이 요로코롬 뛰어 분디 어째 쓰까”(나의 가슴이 이렇게 뛰는데 어떻게 하지) “겁나게 감사한 이 맴을 어찌고 다 말한 다요”(아주 많이 감사한 이 마음을 어떻게 전부 말할까요) 지난 8월 말 찾은 광주시 서구 쌍촌동 민아트갤러리. 김진아 역서사소 대표의…

‘노잼 도시’라던 대전은 지금-장필수 사회담당 편집국장 |2022. 10.12

100여 년 전만 해도 대전은 허허벌판이었다. ‘한밭골’이라는 이름처럼 대전천을 중심으로 너른 밭이 펼쳐진 곳이었다.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1904년 대전에 철도역이 신설되고 이듬해에 경부선 철도가 개통되면서부터였다. 일제는 곡물과 자원을 본국으로 수탈하기 위해 경부선 철도를 놓기로 했다. 철도역은 당초 충남도청이 있는 공주와 이미 도시가 형성된 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