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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일춘추
이 일순간에도 시간은 있다-장석주 시인 |2021. 11.26

현실은 변화를 겪으며 요동친다. 이 변화는 감각적이고, 수량적이며, 실체적이다. 하루만 자고 일어나도 예전 세계는 사라지고, 새로운 변화의 세계가 펼쳐진다. 농경 중심의 전통사회가 사라지고 산업사회와 정보사회를 거쳐 탈산업사회로 들어선 지도 오래다. 그 사이 농업 인구는 소멸하거나 소수화되고, 디지털 뇌를 장착한 새로운 문명인이 몰려왔다. 인류가 한 번도 …

젊은이와 친구가 되는 방법-신계숙 배화여대 전통조리과 교수 |2021. 11.19

2년 만에 대면강의가 시작되었다. 2년 학교에 다니고 졸업하는 학생들은 학교에 나온 날이 열 번 남짓밖에 안 된다. 꽃 피는 춘삼월에 입학식을 하고 학과별로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축제를 하는 등, 사람들이 통과의례를 치르듯 대학에서 행하는 모든 과정이 통으로 생략된 채 졸업을 하게 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2년 동안 학생들을 기다려 온 나는 설레고 흥분되는…

우리 정치의 역설-윤학 변호사·흰물결아트센터 대표 |2021. 11.12

야권 단일화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 힘은 안철수의 지지율이 오르면 단일화에 힘을 쏟을 것이다. 그러나 지지율이 정체되면 단일화를 무시해 버릴지도 모른다. 대통령 선거는 불과 몇 퍼센트 차이로 승부가 갈리지 않던가. 진보3:중도4:보수3으로 갈라진 정치 지형에서 진보든 보수든 중도의 표를 가져오지 못하면 정권 획득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합리적 유권자…

20·30세대와 40세대, 디커플링 혹은 리커플링?-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2021. 11.05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2030세대(정확히 보면 30세대 초중반)와 40세대가 다르다는 점이다. 또한 과거 캐스팅보터였던 40대보다 스윙보터로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는 2030세대가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2030의 표심에 대해 민주당은 당혹해 할 수밖에 없다. 과거 대부분 선거에서 2030은 40대와 함께 움직이는 동조현상(커플링…

그 많던 한량은 다 어디로 갔을까-장석주 시인 |2021. 10.29

어린 시절, 농사를 짓는 광산 김씨 외가에 홀로 의탁되어 자랐다. 광산 김씨 문중 큰 제사마다 검은 두루마기 자락을 휘날리며 참석하던 할아버지뻘 친척 중 ‘삼례 양반’이 기억에 남는다. 늘 사람 좋은 웃음을 웃고, 막걸리를 좋아하던 이였다. “그 어른 참 한량이었지.” 그이를 한량이라고 지목하는 말에 비난의 뜻은 없었다. 정약용은 공무에서 물러 나와, 건…

안전! 일일 소방관의 감회-신계숙 배화여대 전통조리과 교수 |2021. 10.22

오토바이를 타고 충청도 말을 하면서 전국을 여행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진행한 덕분에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고향을 알린 사람이 되었나 보다. 내친김에 일일 소방관이 되어 내 고향을 홍보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다. 고향으로 향하는 새벽녘엔 차창을 적실 정도의 가랑비가 내렸다. ‘비가 오니까 축소해서 하겠지’라는 얄팍한 생각을 가지고 태안소방서에 도착했…

사실과 진실, 대장동 사건을 보라!-윤학 변호사·흰물결아트센터 대표 |2021. 10.15

우리는 친구의 전화를 받으면 반가워하며 만나자고 한다. 그러나 만나서 무엇을 하는가? 집값이나 대장동 사건, 이재명과 윤석열·홍준표를 이야기한다. 친구를 만나는 게 아니라 뉴스와 정치인을 만날 뿐이다. 친구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진실은 친구를 만난 것이 아니다. 나는 내가 발행하는 ‘월간독자 Reader’를 즐겨 보낸다. 그러면 그들은 “독자는 얼마나 …

보수는 왜 스스로 대선주자를 못 만드나?-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2021. 10.08

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은 10일 최종 후보를 확정하고, 국민의 힘도 8일 2차 경선을 통해 네 명의 후보로 압축한다. 그런데 역대 전통 보수는 스스로 대권주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대부분 과거 보수 대통령이나 후보는 외부에서 주요 경력을 쌓은 자산으로 대선후보가 되었다. 정치 경력을 논할 수 없었던 건국 초기 …

운 좋은 인생-장석주 시인 |2021. 10.01

며칠 새 가을 기운이 완연해졌다. 푸른 하늘은 명징하다. 구름은 한가롭다. 산기슭에 구절초 꽃은 하늘거리고, 물가에 무리를 이룬 어여쁜 여뀌는 가을의 전령 같다. 대기가 맑으니 가시거리가 한껏 길어진다. 서울 남산타워에서는 인천 바다가 눈앞에 있는 듯하고, 파주 통일전망대에서는 개성이 손에 잡힐 것 같다. 먼 풍경이 가까이 다가올 때 횡재를 한 듯 기분이 …

왜 ‘인생은 육십부터’일까 - 신계숙 배화여대 전통조리과 교수 |2021. 09.24

새해 초 여러 곳에서 주는 달력을 마다하고 하루하루 떼어 내는 일력을 사다가 걸었다. 내심 올해는 ‘일신일신 우일신’(日新日新 又日新) 해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하루에 한 장씩 떼어 내며 새로운 날을 살아 보겠다는 각오는 작심삼일이 되고 말았다. 오늘은 한꺼번에 여섯 장을 떼어 냈다. 시간이 빨리 흘러서일까. 달력을 떼어 낼 시간도 없을 만큼…

윤석열, 그의 선거 전략은?-윤학 변호사·흰물결아트센터 대표 |2021. 09.17

여권의 히어로였던 윤석열이 여권의 기피 인물이 되고 야권의 대표 주자가 되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2년 전 내 사무실 건너 대검찰청 앞 도로는 ‘조국파’와 ‘윤석열파’로 나뉘어 아수라장이었다. 진보 진영의 후광을 입은 검찰총장이 진보의 아이콘 조국을 수사하다니…. 윤석열이란 사람이 궁금해졌다. 나라를 위해 나선 것이라면, 그에게 길거리의 지지…

386엔 왜 대선후보가 없는가?-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2021. 09.10

1980년대 학생운동 세력은 2000년대 본격적으로 정치에 진출하여 386으로 불렸다. 386세력은 이들에 대한 기대가 컸기에 정치권 진입 과정에서 특혜를 받을 수 있었다. 정치권에 들어간 뒤에도 특별대우를 받아 원내에 쉽게 진출할 수 있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386세력은 586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 대선 과정에서 50대 또는 60대에 진입한 586…

가을밤에 생각한 것들-장석주 시인 |2021. 09.03

가을의 징후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난다. 매미 소리는 잦아들고, 밤의 서늘한 기운을 품은 풀벌레 소리의 데시벨이 부쩍 높아졌다. 불을 켜지 않은 채 풀벌레들의 노래에 귀를 기울인다. 그것은 마치 영원의 저쪽에서 보내는 신호 같다. 몸 안의 가장 작은 뼈인 추골·침골·등골 등을 통해 이 소리가 전달된다. 이 청각의 기적을 타고 가을밤의 쓸쓸함과 멜랑콜리가 몰려온…

천년 음식을 만드는 스토리텔링 - 신계숙 배화여대 전통조리과 교수 |2021. 08.27

현대인들은 출근길에 인터넷 뉴스 읽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포털사이트에서 뉴스를 주제별로 모아 놓으니 이곳에서 골라 보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학교도 이렇게 일찍 안 갔다’라는 인터넷 뉴스에 눈길이 쏠린다. 우리가 별다방이라고 부르는 곳에서 제법 근사한 상품이 나오는 날이란다. 커피 300잔을 130만 원을 내고 먹으면 받을 수 있는 여행 가방이 있는데, …

‘선(善) 자원론’-윤 학 변호사·흰물결아트센터 대표 |2021. 08.20

선배 변호사와 함께 어느 날 현장검증을 가게 되었다. “윤 변호사. 한 달에 얼마나 벌어?” 내 수입을 솔직하게 말했더니 선배는 “나보다 수입이 세 배나 많구만!” 하며 놀라는 것이었다. 부장판사를 지낸 그의 수입이 초짜 변호사인 나보다 훨씬 적다니…. 나도 놀랐다. 경력이든 인맥이든 내놓을 것 없는 나에게 그 선배가 비결을 물었다. 판검사 경력도 없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