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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의 '그림생각'
‘환전상과 그의 아내’ 빈민층엔 희망, 부유층엔 안도감 주는 정책을 (306) |2020. 03.26

최근 사상 초유의 재난을 겪으면서 우리는 새로운 공부를 참 많이 하게 된다.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 위기가 거의 공포 수준이라 연일 경기부양책이 발표되면서 국채, 환매조건부채권, 양적완화정책 등 그동안 일상생활에서 잘 사용하지 않았던 단어들이 신문마다 가득하다. 혹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경제상황에 대한 발언을 할 때마다 세계 증시가 폭락한…

(305) 트로트, 구구절절 담긴 인생의 희로애락 |2020. 03.19

트로트가 대세다. 지난해 진도 출신 송가인을 필두로 미스 트롯이 한 시절을 풍미하더니 최근엔 남성 트롯이 대중들을 사로잡고 있다. 트로트를 부르는 가수들마다 어쩌면 그리 인물 좋고 노래들도 구성지게 잘하는지. 부르는 노래마다에 담긴 사연도 애절해 대중들의 감성을 적신다. 우리 시대에 트로트 노래 가사에 자신의 사연을 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

(304) 와유(臥遊), 산수화 한 점에 위로 받는‘집콕’생활 |2020. 03.12

조선시대 선비들이 성리학의 교과서로 삼았던 주자(1130~1200)는 만년에 중국 남동부 제일의 명산인 무이산으로 들어갔다. 무이산 아홉 계곡의 굽이굽이 아름다움을 마주한 주자는 ‘무이구곡가’를 짓고 자신의 학문적인 성취를 노래했다. 그 이래로 주자의 학문을 흠모했던 조선의 선비들은 무이산 대신 주자학문의 본산을 그린 ‘무이구곡도(武夷九曲圖)’를 방안에 걸…

(303) 베토벤, 암울한 시기 마음 달래 준 7번 교향곡 |2020. 03.05

최근 주말과 휴일, 본의 아니게 ‘방콕’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외출도 외식도 삼가고 대부분의 시간을 책과 함께 한다. 읽으려고 사두었던 책, 바쁘다는 핑계로 읽다만 책,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을 쌓아두고 단지 독자가 되어 온 세상이 무탈하기 바라며 책장을 넘긴다. 책과 함께 듣는 음악은 덤. 올해가 베토벤(1770~1827) 탄생 250주년이어서인지 즐…

(302) 우울, 평온한 일상 밀어낸 바이러스 악몽 |2020. 02.27

오래전 개봉했던 영화 ‘피아니스트’(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포스터는 주인공이 나치를 피해 간신히 목숨을 건진 후 맞닥뜨린 모습을 포착한 이미지다.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전쟁의 공포 속에서 모두 다 사라진 폐허의 도시에 혼자 덩그러니 놓인 장면은 내게 가장 처절하게 고독하고 불안한 순간으로 각인되어 있다. 코로나 19의 무서운 습격으로 지난 주말 도심지…

(301) 의자, 지친 삶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유의 공간 |2020. 02.20

“그것은 일종의 사랑이다, 그렇지 않은가?/찻잔이 차를 담고 있는 일/의자가 튼튼하고 견고하게 서있는 일/바닥이 신발 바닥을/혹은 발가락들을 받아들이는 일…” 하도 세상이 시끄럽고 시절이 뒤숭숭하여 일상의 평범함에 새삼 안도감을 갖게 되는 요즘이다. 늘 옆에 있어주는 좋은 사람들과 사물의 한결같음에도 위로와 힘을 얻게 된다. 우리가 하루 중 가장 많은 …

(300) 100세 시대, 행복한 인생 2막 누릴 소중한 일을 찾자 |2020. 02.13

지난 해 말 주민등록부 기준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800만 명을 넘어섰다. 바야흐로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인 것이다. 하지만 과연 지금, 65세를 노인이라 할 수 있을까? 노인 나이를 65세 기준으로 정한 것은 1889년 ‘철의 재상’이라 불리는 독일의 비스마르크가 최초로 연금보험제도를 마…

그림 속 병색 완연한 데카르트, 폐렴으로 사망 (299) 데카르트 |2020. 02.06

우한 폐렴이라고도 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좀처럼 사그라 들지 않은 채 세상이 떠들썩하다. 날이 풀리면 인간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도 진정이 되리라는 희망을 갖고 맞이하는 엊그제 입춘이 반갑기만 하다. ‘폐렴’으로 흉흉해진 즈음인지라 오래전 만난 그림 한 점이 자꾸 생각난다. 프랑스 출신의 화가 피에르 루이 뒤메닐(1698~1781)의 ‘…

바이러스 한방에 무너진 인간의 자부심 (298) 박쥐 |2020. 01.30

요즘 같은 최첨단 과학의 시대에 전염병이 온 세상을 공포에 떨게 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인간의 힘으로 못할 것이 없을 것 같은 자부심이 바이러스 한 방에 속수무책이어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안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 한없이 작아진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원인 병원체의 숙주가 박쥐로 지목돼 새삼 박쥐가 화제가 되고 있다. …

감동 함께 전달된 미술관 그림 달력 (297) 달력 |2020. 01.16

우리가 흔히 ‘명화’라고 부르는 그림들을 최초로 접했던 것은 어린 시절 우연히 우리 집에 걸리게 된 제약회사 달력 덕분이었던 것 같다. 아마 르누아르 작품이었을 것이다. 중산층 가정으로 보이는 우아하고 고급스런 분위기에 예쁜 금발의 숙녀가 피아노 레슨을 받고 있는 모습을 담은 명화 달력은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이윽고 한해를 보내고 나면 명화달력은 새 …

모네의 작품 ‘인상-해돋이’로 안방 해맞이 (296) 해돋이 |2020. 01.09

새해 아침 인사로 친구들로부터 해돋이 사진과 동영상 이미지를 여럿 받았다. 부산 해운대에서, 울산 간절곶에서, 완도 바다에서, 무등산에서 해돋이를 맞이한 친구들의 모습이 힘차고 생기발랄해 보인다. 게으르기도 하고 추위탄다는 핑계로 일평생 단 한 번도 새해 해맞이를 위해 신 새벽에 멀리 길 떠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올해는 유난히 한심하다 생각된다. 대신,…

우리를 일으켜 세우는 아버지의 용서와 사랑 (295) 탕자의 귀환 |2019. 12.26

연말이면 평생 집을 떠난 적이 없음에도 따뜻한 보금자리를 찾아 귀향이라도 하고픈 마음이 든다. 마치 오랜 시간 길을 잃고 방황했던 탕자를 아버지가 반가이 맞아주기를 기대하면서 집으로 바삐 돌아가고 싶은 바람처럼 말이다. 며칠 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헨리 나우웬(1932~1996)의 ‘탕자의 귀향’은 렘브란트가 그린 그림 한 점을 실마리로 길고도…

1억 4000만원…세상에서 가장 비싼 ‘바나나’ (294) 바나나 |2019. 12.19

요즘 미술계에서 난데 없이 ‘바나나’가 화제다. 지금은 너무나도 흔한 과일이 되었지만 우리 어렸을 적만 해도 바나나라는 열대 과일은 비싸서 구경하기도 힘들었다. 그 값비싼 영광이 재현된 듯 얼마 전 열렸던 ‘아트 바젤 마이애미’에서 이탈리아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1960~ )의 바나나 작품 ‘코미디언’이 1억 4000만 원에 거래되었다고 하니 세상에서…

충실한 개·힘센 사자·영리한 여우로 살다 (293) 생의 시간 |2019. 12.11

“이것이 아닌 다른 것을 갖고 싶다/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괴로움/외로움/그리움/내 청춘의 영원한 트라이앵글” 이 나이가 되어보니 교사, 공무원, 은행원이었던 주변 친구들이 퇴직 혹은 명예퇴직을 하고,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한 걸음 비껴서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 여유가 부럽기도 하고 그걸 바라보는 심정이 살짝 초조해지기도 하고 그런다. 반…

이처럼 정겹고 순박한 채소가 어디 있을까 (292) 호박 |2019. 12.05

“호박꽃이 꽃이냐/비웃음을 받고요/울퉁불퉁 둥글납작/내 용모 보기 흉해도/겉만 보고 속단 말 건/사람 아니 호박입니다/난 속살 단맛 있고/영양가 높고/침을 놔도 까닥 않는/참을성 좋고???” 어린 시절 별명이 ‘호박 부대’라 불리는 친구가 있었다. 여성스럽지 않고 조금 어글어글한 인상이 울퉁불퉁한 호박을 닮아서였는데 정말 호박처럼 마음씨 둥글고 모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