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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의 '그림생각'
(321) 달팽이, 열무도 상추도 나눠 먹어야 할 자연계 친구 |2020. 07.23

코로나시대를 극복하는 슬기로운 생활 가운데 하나로 원예활동이 떠오르고 있다.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최근 옥상 텃밭에 열무, 고추, 상추, 깻잎, 치커리, 쑥갓 등을 키우면서 새롭게 원예세계에 눈떠가고 있는 중이다. 채소를 기르면서 민달팽이가 그렇게 얄미운 생물인 줄 몰랐다. 약 치지 않고 유기농으로 작물을 키우면서 자연 생태계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만족감도…

(320) 운동선수, 성적지상주의에 목맨 폭력의 대물림 언제까지 |2020. 07.16

하마터면 이에리사나 현정화처럼 세계적인(?) 탁수선수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을 앞두고 학교 탁구코치에게 선수후보로 발탁되어 집중훈련을 시작했었기 때문이다. 겨울방학 첫날, 코치에게 펜 홀더와 쉐이크 핸드 등 라켓 잡는 법과 기본 폼을 배우고 즐겁게 연습을 마쳤는데 짧은 커트머리 6학년 선배가 “야, 너, 이리, 와 봐!”라며 불러 …

(319) 기다림 : 문화예술계의 기약 없는 기다림 언제나 끝날까 |2020. 07.09

문화예술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더 가까이 보아서인지 코로나19로 인하여 가장 침체된 분야 가운데 하나가 예술계가 아닐까 생각된다. 더구나 최근 광주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간신히 활동을 재개하려던 문화예술계에 기약할 수 없는 기다림의 시간이 다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예술이라는 장르적 특성이 그렇듯 예술은 자기만의 만족을 위한 표현이 아니라 모…

(318) 한국전쟁 70년, 이고 지고 길 떠나는 절망스런 피난민 몸짓 |2020. 06.25

최근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남북관계가 금방이라도 봄이 온 듯 했는데 그때가 언제였던가 싶게 다시 일촉즉발의 위태로운 상황이어서 불안감이 밀려든다.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어쩌면 남북간 긴밀한 소통과 만남으로 새로운 지평이 열리리라는 기대가 있었기에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수억…

(317) 수국, 광주의 아픔 어루만져 주는 ‘5월의 꽃’ |2020. 06.18

수국이 만발한 꽃밭 앞에 한 소녀가 앉아있다. 수국도 예쁘고 소녀의 모습도 너무 귀여워 자세히 보고 싶어 가까이 다가가 본다. 행복한 한 때의 애틋한 모습을 간직하고 싶었던 화가아빠의 사랑이 느껴진다. 현재 이강하미술관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특별전인 ‘푸른 상처, 별의 공전’에 전시중인 이강하작가(1953~2008)의 작품 ‘기다림’(1…

(316) 양산 : 폭염에 코로나19…올 여름 양산은 필수품 |2020. 06.11

젊은 시절, 여름이면 늘 양산을 쓰고 다녔다. 멋쟁이 친구들은 예쁜 모자를 쓰거나 책으로 해를 가렸지만 햇볕에 얼굴 타는 게 제일 싫어서 꼭 양산을 쓰곤 했다. 당시엔 올드한 패션이었으리라. 오히려 요즘에는 왠지 더 나이 들어 보일까봐, 아니 어쩌면 멋보다도 비타민 D 섭취로 뼈 건강을 위하는 마음에서 태양도 두려워않고 양산이나 모자 없이 외출한다. 폭염…

(315) 당부 : “금쪽같은 내 자식들 마스크 잘 쓰고 다니그라” |2020. 06.04

엊그제 다녀온 서울의 모습은 광주의 풍경과는 사뭇 달랐다. 여느 때와 달리 어디를 가도 한산한 까닭에 택시타기도 수월했고, 평일에도 당연했던 교통 체증 없는 서울 거리가 낯설었다. 광주에서 그랬듯이 거리를 다니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가 외계인처럼 바라보는 시선이 따가워 서둘러 마스크를 꺼내야 했다. 서울에 있는 딸에게는 마스크를 꼭 챙기라고 당부해놓고 …

(314) 오월의 꽃 : 화려함 속 위엄과 품위…꽃중의 꽃 모란 |2020. 05.28

오월의 화단을 압도하는 꽃은 단연 모란인 것 같다. 장미가, 수국이, 꽃양귀비가, 제라늄이 피었다고 저마다 뽐을 내지만 한 송이만으로 모란은 화려함 속에 지니고 있는 위엄과 품위로 꽃들 사이에서 돋보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북송의 문인 구양수도 “모란에 이르러서는 굳이 꽃 이름을 말하지 아니하고 바로 꽃이라고 한다”고 했듯 모란은 꽃 중의 꽃, 꽃 중의 왕이…

(313) 그해 오월 |2020. 05.21

“밤으로/가는 길이/얼마나 억울하고/얼마나 원통하여//서편 하늘에/가득히//속가슴을 온통/짙붉게 펼쳐 내놓은/아, 넋들의 최후/그리고 시작!”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해 보이는 금남로 오월 광장을 걸었다. 5·18 최후 항전지에서 열렸던 40주년 기념식을 보면서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로부…

(312) 바람에 나부끼는 빨래…시골 마당 풍경 참 그립다 |2020. 05.14

“햇빛이 ‘바리움’처럼 쏟아지는 한낮, 한 여자가 빨래를 널고 있다. 그 여자는 위험스레 지붕 끝을 걷는다. 런닝 셔츠를 탁탁 털어 허공에 쓰윽 문대기도 한다.…그 여자의 일생이 달려와 거기 담요 옆에 펄럭인다.…” (강은교 작 ‘빨래 너는 여자’ 중에서) 사회학자들은 세탁기의 발명이야말로 여성이 가사노동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아를 찾고 사회활동의 기회를 갖…

(311) 어린이 : 골목과 동무 대신 게임과 오락이 차지했구나 |2020. 05.07

“옛날 아이들은/장난감이 귀해서/겨울이 가면/풀밭에서 놀았는데/풀물이 들고/꽃물이 들어서/깁고 기운 옷인데도/봄 냄새가 났다나요…” 산동네 골목을 누비며 신나게 살았던 어린 시절이 오늘을 살아가는 힘임을 깨닫고 놀이 전문가가 된 작가 편해문은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라는 책에서 “진정한 놀이는 물, 불, 바람, 흙 등 아주 오랜 옛날부터 있…

(310) 부처님 오신 날 : 민초들 염원 담긴 오색연등 눈 부시구나 |2020. 04.30

때로 잊고 지내기도 하지만 삶은 고통의 바다임이 분명한 것 같다. 인간사 생로병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한 고비 넘겨도 즐거움과 행복은 잠시, 반드시 일정 분량의 고통이 곁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부처가 이 땅에 온 목적도 중생에게 지혜를 일깨우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부처는 이 세계가 고해임을 알고, 그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번뇌의 원인을 제대로 …

(309) 상상의 박물관 포스트코로나 시대 미술관·박물관 운명은? |2020. 04.23

“만약 일본 열도가 침몰할 때 단 하나만 가지고 간다면 주저하지 않고 백제관음상을 선택 하겠다” 일본 나라현의 법륭사에 보관돼 있는 백제관음상을 동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예술품이라 경탄했던 프랑스의 지성 앙드레 말로(1901~1976)는 일찍이 인류가 남긴 방대한 예술작품을 간직해 온 박물관에 크게 주목했다. 실제 박물관에 들어올 수 있는 예술작품은 한정적…

(308) 예수, 시련 겪을때마다 위로 선사한 부활 메시지 |2020. 04.09

부활 주간을 앞두기도 했고, 때마침 접한 책이 도올 김용옥의 ‘나는 예수입니다’이기도 해서 어쩌다가 예수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됐다. 아직까지 성경 일독을 하지 못한 터라 이 한권을 읽는다고 해서 예수를 온전히 알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모든 종교와 예술, 철학은 과거를 뒤집고 딴 세상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다분히 혁명적”이라고 하듯, 도올의 1인칭 ‘…

(307) 봄 나무, 잿빛 일상 속 기적처럼 만개한 목련꽃 |2020. 04.02

“작은 마당 하나 가질 수 있다면/키 작은 목련 한 그루 심고 싶네/그리운 사월 목련이 등불 켜는 밤이 오면/그 등불 아래서 그 시인의 시 읽고 싶네…” 한국전쟁을 겪으며 힘겨운 피난생활을 하던 박완서 작가(1931~2011)는 자전 소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서 장독대 앞에 서있는 목련의 나뭇가지에 꽃망울이 하얗게 부풀어 오르는 것을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