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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재의 세상만사
금호, 혹독한 시련 딛고 힘차게 일어서기를… |2020. 12.30

또 한 해가 간다. “마지막 달력이 남으면/ 아이들은 들뜨고/ 어른들은 한숨짓는다.” 어느 시인이 노래했듯이 이맘때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 걱정거리가 없는 아이들이야 마냥 들뜨겠지만, 어른들은 이룬 것 하나 없이 속절없이 가 버린 야속한 세월을 탓하며 한숨짓는 것이다. 올해는 더욱 그랬다. 갑자기 우리 인간 사회를 급습한 한낱 바이러스 때문에 우리는…

달을 보라는데 손가락만 보고 있으니 |2020. 11.25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최강의 권력기관은 검찰이다. ‘검찰 공화국’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은 물론 영장 청구권마저 독점하고 있다. 검찰은 과거 임의적인 잣대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해 권력의 시녀로 지탄을 받은 적이 많았다. 그런가 하면 때로는 오로지 조직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민주적 통제를 거부하는 일도 있었다. 검찰의 …

오백일흔네 돌 한글날을 보내고 |2020. 10.22

얼마 전 텔레비전을 통해 나훈아 공연을 보며 한순간 귀를 의심했다. 그의 입에서 생뚱맞은 단어가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 없다.” 위정자는 ‘정치하는 사람들’ 아닌가. 그렇다면 말의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데, 왜 이런 엉뚱한 말이 나왔을까. 아무래도 위정자(爲政者)를 ‘위선적인 정치인’쯤으로 생각한 것 아닌가 싶다. …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 흐린다더니 |2020. 09.17

아침부터 이런 말을 들으면 불쾌할지 모르겠지만, 코로나가 일상화되면서 양치질을 게을리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한다. 마스크로 입을 가렸으니 괜찮겠지 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처음 마스크를 쓰면 그동안 몰랐던 자기 입 냄새에 살짝 당황하게 된다. 하지만 곧바로 적응하게 되고 나중엔 향기롭게 느껴지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제 똥 구린지 모른다’는 말이 왜 …

비 갠 어느 날 오후 광주천에서 |2020. 08.20

비 갠 오후 광주천을 따라 걷는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불어난 물에 잠겼던 천변 산책로다. 참으로 길었던 장마 끝에 만나는 햇볕이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뭉게구름 둥실 떠가는 파란 하늘을 보며 이제 성큼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폭우로 잠시 몸을 숨겼던 바위들도 다시 물길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중 크고 편편한 바위 위에서 노랑 부리 왜가리…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2020. 07.23

뉴욕의 공원에서 어느 거지가 ‘나는 앞을 못 봐요’(I Am Blind)라고 적힌 팻말을 건 채 구걸을 하고 있었다. 그때 한 남자가 팻말의 글을 이렇게 바꿔 주었다. “곧 봄이 찾아오지만 나는 봄을 볼 수 없다오,”(Spring is coming soon. But I can‘t see it) 이후 놀랍게도 사람들의 적선이 이어졌다. 그 남자는 프랑…

AC 원년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 |2020. 06.25

뉴욕 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표현을 잠시 빌리자면, 올해는 에이시(AC: After Corona) 원년(元年)이다. 이제 다시는 비시(BC: Before Corona) 시대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들 말한다. 과연 그렇다. 이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일상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그게 뭐 그리 대수로운 일은 아닐 것이다.…

경상도는 어쩌다 섬이 되었을까 |2020. 05.28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이 지난주 토요일 봉하마을에서 엄수됐다. 이날은 노 전 대통령 기일(忌日)이었다. 그가 홀연히 떠난 지 어느덧 강산이 한 번 변하고도 남는 세월이 훌쩍 지나간 것이다. 추도식에 참석한 이들은 저마다 ‘노무현 정신’을 기렸다. 그들이 말하는 ‘노무현 정신’이란 과연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반칙과 특권으로 점철된 기득권 …

가슴 졸였던 그날 밤도 이젠 추억이 되고 |2020. 04.30

벌써 추억이 된 것인가. 겨우 2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개표 방송을 지켜보던 그날 밤. 그렇게 바작바작 맘을 졸여 본 적이 또 언제 있었던가. 내 가족이 출마한 것도 아니요 예전처럼 맛있는 닭죽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세상에. 그저 몇몇 후보들의 낙선을 간절히 바라며 뜬눈으로 밤을 새우다니. 놀라운 건, 의외로 나 같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4·15 총선 호남의 선택은? |2020. 04.09

우선 옛날이야기 하나 듣고 가자. ‘바리데기’라고 하는 우리 무속 설화다. 오구대왕은 아들이 왕위를 이었으면 했다. 하지만 일곱 번째 자식도 딸이었다. 칠공주의 막내인 바리데기가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것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 이름도 바리데기가 됐는데 여기에서의 ‘데기’는 ‘부엌데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다.) 그러나 버려진 바리데기는 어…

멧돝 잡으려다 집돝까지 잃을라 |2020. 03.19

‘게도 구럭도 다 잃었다’는 속담이 있다. 어떤 일을 하려다 목적도 이루지 못하고 가지고 있던 것조차 다 잃었다는 뜻이다. 여기서 구럭은 ‘새끼로 그물처럼 떠서 만든 그릇’이다. 한데 이 속담은 어떻게 해서 생겨났을까. 먼저 이런 상황을 가정해 볼 수 있겠다. 어떤 어부가 게를 잡으러 나갔다가 조금만 더 잡으려고 욕심을 부리는 사이 밀물이 밀려온다. 어부…

아, 코로나 코로나! |2020. 02.27

‘아, 코로나 코로나!’ 이렇게 제목을 정해 놓고 보니 아주 오래된 옛 노래(올드 팝송) 하나가 생각난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세환이 번안해 부르기도 했던 ‘코리나 코리나’. 노랫말에 수십 번 나오는 ‘코리나’는 꿈에도 잊지 못하는 사랑하는 연인의 이름이다. 하지만 요즘 우리 모두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는 꿈에서라도 볼까 두려운 악마의 이름이…

쥐뿔도 모르면서 탱자탱자한다면 |2020. 02.06

(오늘의 이 글에는 청소년이 읽기에 다소 부절적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주의가 요망됩니다. 다만 학문적인 호기심 차원의 접근은 허용하며, 19세 미만의 경우 부모님의 적절한 지도가 필요함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도 모르는 놈이 송이버섯 따러 왔다’는 말이 있다. 남성의 생식기와 송이버섯의 생김새가 비슷하다는 데서 착안한 말일 것이다. ‘불알도 모르는 …

제멋대로 상상해 본 ‘4월 총선’ |2020. 01.16

회자정리(會者定離)란 말이 있다. 사람은 만나면 반드시 헤어지게 된다는 뜻이다. 거자필반(去者必返)이란 말도 있다. 떠난 자는 언젠가 돌아온다는 뜻이다. 모두 불경(佛經)에 나오는 말이다. 그래서 스님이었던 한용운도 ‘임의 침묵’에서 그리 노래했던 것일 게다.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21대 총선이 3개월 앞…

단식은 아무나 하나 |2019. 12.10

침어낙안(沈魚落雁)은 미인(美人)을 형용(形容)하여 이르는 말이다. 어찌나 미모가 뛰어났던지 물고기가 부끄러워 물속으로 몸을 감추고, 날던 기러기는 날갯짓을 잃은 채 그만 땅에 떨어진다는 뜻이다. 폐월수화(閉月羞花)란 말도 있다. 달은 부끄러워 구름 뒤로 숨고, 아름다운 꽃마저 가만히 잎을 말아 올려 제 몸을 감출 정도라는 것이다. 이는 모두 중국의 4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