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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칼럼
영화 ‘명량’ |2014. 08.11

예외는 있겠지만 지난주까지 대부분은 휴가를 보내셨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오랜만에 큰 맘을 먹고 외국으로 다녀오신 분들도 있을 것이고 사정상 아주 짧은 시간만을 쉬신 분들도 계실겁니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철에 비용대비 영화관만큼 좋은 피서지도 없을 듯합니다. 지금 극장가에서는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명량해전을 다룬 ‘명량’이라는 영화가 아주 뜨겁습니다(이 영화는…

너무 젊어서 판사가 될 수 없다? |2014. 08.04

평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아닌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면 당황하거나 화가 나기도 합니다. 수년 전 어느 여행지에서 영국인 가족과 함께 포켓볼을 치며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공통 화제를 찾기 위해 계속 “지성 박, 멘체스터, 풋볼!!”을 외쳐댔지만, 안타깝게도 축구보다 럭비를 좋아하는 영국인 가족은 박지성을 잘 몰랐고, 저는 럭비에 대해서 무…

범죄피해자의 아픔과 공감하기 |2014. 07.28

검사들에게는 강력·성폭력·교통·환경·의약 등 각자 맡은 전담분야가 있다. 올해 나에게 주어진 전담분야 중 하나가 ‘피해자지원’이다. 검찰청에서는 범죄 피해자들을 위한 여러 가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범죄로 인하여 사망하거나 중상해를 당하고도 피해변제를 받지 못한 유족 등에게 구조금을 지급하고, 강력범죄나 성폭력범죄 등의 피해자가 되어 종전 주거지에서…

지역 캐릭터에 눈을 돌리자 |2014. 07.21

‘홍어’나 ‘과메기’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이는 모두 특정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의미로 통용되는 용어들입니다. 그렇다면 왜, 언제부터 다른 지역 사람들을 ‘홍어’나 ‘과메기’라고 부르며 적대적 감정을 가지게 되었는지 생각해보셨습니까. 역사적으로 볼 때 지역감정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에서 기인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삼국시대 국가 간…

컴퓨터가 법률가처럼 생각할 수 있을까? |2014. 07.14

지난 2011년 IBM의 ‘왓슨’ 프로그램이 퀴즈쇼에 출연하여 역대 인간 챔피언들을 물리치고 우승한 이후 인공지능은 다시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게 되었다. 이제 애플의 시리, 구글의 무인자동차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주식투자나 신문기사 작성을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이처럼 전문가의 영역으로 …

꽃과 별이 있는 곳, 검찰청 |2014. 07.07

어느 덧 계절이 바뀌어, 하루 종일 장맛비가 내리고 있다. 올해 2월 광주지검에 발령받고 첫 출근하던 날, 새벽 기차에서 내렸을 때 차가운 공기에 하얀 입김까지 나왔던 것을 생각하면 시간이 참 빠르다는 걸 실감한다. 삭막하던 앞마당에 연두색 새싹이 돋더니 금세 봄꽃이 피었다가 지고, 이젠 온갖 이름 모를 풀들과 벌레들까지 가세하여 여름이 되었음을 알려준…

개과천선 |2014. 06.30

변호사라는 직업이 일과 후의 시간조차 맘대로 보낼 수 없는 것이라 정해진 일자와 시간에 방송을 하는 일일드라마나 주간드라마를 제대로 본지가 꽤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라는 기계 덕택에 프로그램 한 편 혹은 그 일부를 보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다음날이면 다운로드를 하여 볼 수 있게 되어 간혹 흥미를 끄는 드라마가 있으면 관심 있게 시청하기도 합니…

오심(誤審)과 오판(誤判) |2014. 06.23

월드컵 열기에 다소 밀린 듯한 느낌이지만, 700만 관중의 시대를 맞이한 프로야구의 열기가 뜨겁다. 4연패를 노리는 구단이 있는가 하면 2년차 신생구단 또한 우승을 노리는 다크호스로 떠올랐고, 거액을 들여 FA를 꽤나 영입했음에도 성적이 신통치 못한 구단도 있다. 그런가하면 사상 유례없는 타고투저 시대를 맞이하여 큰 점수차를 극복하고 역전승을 일궈내는 등 …

검사, 선생님이 되다 |2014. 06.16

해마다 봄이 되면 검사들은 1일 선생님이 된다. 관내 초등학교, 중학교 및 고등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학교폭력, 법질서 준수 등에 관해 1시간 여 남짓 강의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곳 광주지방검찰청에서 세 번째 봄을 맞는 내가 그동안 찾아간 광주 지역 학교만도 다섯 곳이나 된다. 푸르른 녹음이 우거지는 계절에 왁자지껄한 학생들을 만나는 것도, 십 여 년만에 …

세월호 재판 |2014. 06.09

291명의 희생자 그리고 아직도 13명의 실종자가 남아있는 세월호 사건은 50일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인한 상처가 희생자 가족들은 물론 자신들의 잘못인 것처럼 아파했던 국민의 가슴속에서 사라지기 위해서는 또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지 짐작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원인 없는 결과가 있을 수 없기에 참사를 슬퍼하고 분노하…

판결과 문학 |2014. 06.02

올해 초 어느 법원에서 ‘국민과의 소통’을 주제로 한 대규모 행사가 있었습니다. 당시 초대되었던 존경받는 변호사 한 분이 ‘대한민국 국민에게 판사가 무슨 고민을 했는지 도대체 전달이 되지 않는다’, ‘전달이 되지 않으니 판사를 이해할 수도 존경할 수도 없다’,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수필과 같은 판결문이 필요하다’라고 이야기하여 화제가 되었습니다. 위…

옛 철길을 걷다가 … |2014. 05.26

광주지검으로 부임한 후 거의 매일 아침 저녁으로 관사까지 걸어서 출퇴근을 하고 있다. 관사까지는 30분 정도 걸리니 출퇴근을 하면서 고즈넉이 생각에 빠질 수 있는 시간을 한 시간 정도 번 셈이다. 늘 앉아서 일하느라 운동이 부족한 기색이 역력한 딸을 볼 때마다 걱정스런 말씀을 보태시는 부모님 탓이기도 하고, 운동을 시작한 후 지방 가득한 뱃살 밑에 복근이 …

정당의 이름과 선거 |2014. 05.19

민주당과 공화당. 이 두 단어만 가지고 어느 당이 보수세력을 대변하는 당인지, 어느 당이 진보세력인지를 구별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민주당이 개혁성향의 정당이고, 공화당이 보수성향의 정당입니다. 정치용어는 역사적 변천과정을 거치면서 그 내용이 채워지기에 사용하는 용어만으로도 그 당의 색채가 드러납니다. 공화(共和)란 ‘두 사람 이상이 공동으로 함…

재판 불신 그리고 해법 찾기 |2014. 05.12

주말에 읽었던 프란츠 카프카의 미완성 장편소설인 ‘소송’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유능한 은행원인 K는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체포되어 재판을 받게 된다. K는 자신의 죄목이 무엇인지 묻지만 누구도 설명해 주지 않는다. 화가 난 K는 법원을 찾아가 예심판사와 말다툼을 하며 소란을 피운다. 그곳에서 부패하고 무기력한 직원들을 보며 K는 더욱 법원을…

법전 속에서 찾은 청소년의 의미 |2014. 04.28

오늘은 오전부터 검사실이 북적거린다. 지난주 기록검토를 마친 소년 사건 중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이나 기소유예 처분을 할 청소년들을 대거 불렀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체로 초범이고 사안이 크게 중하지 않아, 예전 같으면 마을 어르신들이 한껏 호통을 쳐서 제자리로 돌려놓았을 아이들이다. 어른들이 저지르는 범죄는 과연 이것이 죄가 되는가 하는 문제부터 고심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