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법조칼럼
장발장의 소멸을 바라며 |2015. 03.16

프랑스의 소설가 빅토르 위고가 1862년 발표한 장편소설 ‘레 미제라블’의 주인공인 장발장은 가난과 배고픔으로 조카들이 굶어 죽는 것을 막기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툴롱의 감옥에서 복역하다 역시 조카들을 염려한 나머지 4차례 탈옥을 시도하였다가 결국 19년의 징역을 살았습니다. 물론 탈옥이라는 새로운 범죄행위가 개입되기는 하였…

바람 피워도 불법 아니겠네? |2015. 03.09

“바람 피워도 불법 아니겠네?” 지난 2월 26일 헌법재판소에서 형법 제241조(간통죄)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판결이 나온 이후 주변 지인들로부터 여러 번 들은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간통죄에 대한 위헌결정이 내려졌지만 위헌결정이 간통행위를 용인하는 것은 아니며 간통행위 자체가 정당화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간통행위는 여전히 이혼사유에 해당…

묻는 검사보다 듣는 검사 되기 |2015. 03.02

필자는 고등학교 시절까지 15년 동안의 외국생활을 통해 애국심과 함께 ‘국가’라는 존재에 대한 감사함을 갖게 되었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 3년 동안의 군법무관 생활은 이를 더욱 강하게 키워주는 계기가 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명절 때 베란다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필자가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나라사랑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

편견 없이 바라보기 |2015. 02.23

총 10회의 절도 전과가 있는 A씨. 갓 스무 살이 되었을 무렵 처음 교도소 생활을 시작했으니, 마흔 두 살인 A씨로서는 인생의 절반을 교도소에서 지낸 셈입니다. 그런 A씨가, 이번에는 출소한 지 채 석 달도 되지 않아 대로변 상가건물 2층 주택의 열린 창문을 넘어 들어갔습니다. 당시 화장실에 있던 B씨는 황급히 자신의 남편 C씨에게 문자를 보내 ‘집안…

시골 판사 |2015. 02.16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명절이 되면, 대학 시절 참 듣기 싫어했던 말이 떠오르곤 한다. 다름 아니라 “이번 명절에 시골 가니?”라는 말이었다. 지방도 아니고 고향도 아니고 ‘시골’이라니…. 시골이란 논밭이 있고 소와 닭을 키우는 집이 많은 마을의 이미지였는데 서울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에게는 서울만 도시고 지방은 모두 시골이었던 모양이다. 광주에 근무하면서…

중대한 범죄로서의 무고죄 |2015. 02.09

형사소송법은 제223조에서 ‘범죄로 인한 피해자는 고소할 수 있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제234조 제1항에서는 ‘누구든지 범죄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고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범죄의 피해자가 법에 그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고소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진실은 결…

파산자에게 온 우편물 |2015. 02.02

출근했는데 아침부터 직원 표정이 묘하다. 방금 전 사무실로 파산자 우편물이 왔는데 소포처럼 두껍다면서 함께 열어보자고 한다. 개봉해 보니 유명 백화점에서 보내 온 롤렉스 카탈로그다. “워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고퀄’이네.” 영롱한 빛이 나는 시계에 빠져들면서 인쇄한 곳을 살펴보니 머나먼 스위스에서 만들어져 비행기로 날라 온 홍보물이다. 카탈로그를 뒤적일…

법적으로 튼튼한 전셋집 구하기 |2015. 01.26

2년 전 겨울, 보름 남짓 되는 기간 안에 살던 집을 비워주고 새로운 집을 구해야하는 상황에 처한 적이 있었다. 적금을 해약하고 부족한 부분은 대출도 받았지만 정작 문제는 빌리기에 적당한 집을 찾는 일이었다. 재판과 판결은 법리에 대한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이해의 범주에 판사 개인의 경험이 가미되어 나오는 결과물이고 덕분에 법정에서 임차인들의 주장에 한 번 …

피고인에 대한 소송 비용의 부담 |2015. 01.19

광주지검에 부임하여 공판 업무를 담당한지 어느덧 1여 년이 지났다. 최근 법원에서 피고인에 대한 유·무죄 재판과 더불어 소송비용부담의 재판을 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고 그 중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었다. 피고인이 차량을 유턴하면서 반대차선에서 정상신호에 따라 진행하던 차량을 들이 받은 교통사고 사건이었다. 피해자들 및 목격자의 진술, 피해차량 블랙…

나와 다른 것에 대한 배려 |2015. 01.12

요즈음 ‘국제시장’이라는 영화가 한참 인기몰이 중입니다. 원래는 신문에 영화의 내용을 얘기하게 되면 스포일러라고 해서 훼방꾼이 되기 십상이지만 개봉한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벌써 천만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으니 다행히도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한국전쟁부터 현재까지 격변의 시대를 살아 온 자신들보다는 가족들 특히 자식들을 위하여 자신…

귀화 외국인의 개명 신청 |2015. 01.05

최근 국제결혼가정, 특히 한국인 남성과 중국, 동남아 여성의 결혼으로 인한 다문화 가족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해외에서 한국으로 이주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이주 여성들이 하루라도 빨리 한국 사회에 적응하여 정착할 수 있도록 다문화가족지원법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다문화가족 구성원이 안정적인 가족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필요한 …

사이버 공간 범죄에 대한 단상 |2014. 12.29

2014년 갑오년도 며칠 남지 않은 지금 ‘사이버 공격’이라는 단어가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소니픽처스는 해커들의 공격을 받고 영화 ‘인터뷰’를 개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가 미국 내 여론을 고려하여 미국 독립극장을 중심으로 한정적으로 개봉하기로 하였다. 한편, 국내에서도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원자력발전소의 테러 가능성이 문제되고 있다. 인터넷, …

솔직함의 미덕 |2014. 12.22

요 며칠 이른바 ‘땅콩 회황’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것 같습니다. 덕분에 이제는 ‘허니버터칩’보다 ‘마카다미아’ 구하기가 더 어렵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리고요. 많은 이들이 당시 먼 미국 땅에 홀로 남겨졌던 사무장이 느꼈을 모욕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애초부터 해볼 수도 없을 ‘갑질’에 대해서 분노합니다. 그러자 한…

우리의 교통문화에 관한 단상 |2014. 12.15

광주에서 형사사건을 처리하면서 생긴 일이다. 피의자가 신호를 위반하여 오토바이를 충격하였고, 이는 인명사고로 이어졌다. 그런데 피의자는 자신이 신호위반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도, 수사기관에 출석해서 광주의 교통문화를 탓하고 있었다. 도로 갓길에 차량을 불법으로 주차해두는 관행이 큰 교통사고로 이어진다며 이를 단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교통사고를 …

과학수사로 밝혀낸 진실 |2014. 12.08

범죄가 갈수록 정교화·지능화되고 있다. 시대 환경 변화에 맞춰 수사 패러다임 역시 급변하고 있다. 검찰은 진술 증거에 의존하지 않고도 실체적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이른바 ‘과학수사’ 역량 강화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필자가 속초지청에서 근무하던 3년차 검사 시절이었다. 과학수사를 통해 고소인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실체적 진실에 다가설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