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조인트 팩트시트’ 최종 확정… 232조 관세 조정·핵추잠수함 승인
“경주 정상회담 16일 만에 타결… 대규모 대미 투자·방위비 확대 맞교환, 외환안정·디지털·노동 규범·확장억제 강화까지 이행 로드맵 담아”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기자회견장에서 한미 팩트시트 타결과 관련해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미 관세·안보 협상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가 14일 최종 확정됐다.
지난달 29일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및 안보 관련 주요 쟁점에 합의한 지 16일 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두 차례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합의한 내용이 담긴 설명자료 작성이 마무리됐다”며 “이로써 우리 경제와 안보의 최대 변수 중 하나였던 한미 무역·통상 협상 및 안보 협의가 최종적으로 타결됐다”고 직접 발표했다.
양국 정상은 한국의 대규모 대미 투자와 방위비 분담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경제·안보 협력 패키지에 합의했으며, 미국은 이에 상응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 및 복잡한 상호 관세 조정을 단행했다. 사실상 ‘주고받기’가 명확한 실리적 합의라는 평가다.
두 정상은 지난 7월 발표된 ‘한국 전략 무역 및 투자 합의’를 이번 회담에서 재확인했다.
합의에 따라 한국은 미국이 승인한 1500억 불 규모의 조선 분야 투자를 이행하며, 별도의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를 통해 2000억 불을 추가로 투자하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한국 기업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총 1500억 불 규모의 대미 직접 투자를 단행한다.
경제 분야에서는 대규모 상업적 약속도 이어졌다.
대한항공은 GE 에어로스페이스 엔진을 장착한 보잉 항공기 103대를 360억 불에 구매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올해 대한항공의 보잉기 총 주문량은 150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또한 미국산 상품의 대한국 수출을 촉진하기 위한 ‘Buy America in Seoul’ 연례 전시회 개최에도 합의했다.
관세 분야에서는 복잡한 조정이 이뤄졌다.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부품, 목재 등에 대한 232조 관세를 15%로 인하한다. 하지만 한미 FTA나 미국의 최혜국(MFN) 관세율이 15% 미만인 다른 한국산 상품에 대해서는 15%가 되도록 232조 관세를 추가 부과하기로 해, 사실상 ‘15% 하한선’을 설정했다. 다만 제네릭 의약품, 특정 천연자원, 항공기 부품 등 일부 목록에 대해서는 추가 관세가 철폐된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 가능성에도 대비책을 마련했다.
양국은 MOU 상 공약이 시장 불안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한국이 특정 연도에 조달해야 하는 금액은 연간 200억 불을 초과하지 않도록 합의했으며, 한국은 시장 매입 외 다른 조달 방식을 우선 사용하기로 했다. 시장 불안 우려 시 한국이 조정 요청을 하면 미국은 이를 신의를 가지고 검토하기로 했다.
한국은 비관세 장벽 완화에도 나선다. 미국 안전기준(FMVSS)을 준수하는 미국산 자동차의 수입 상한선(연간 5만 대)을 폐지하고, 배출가스 인증 절차도 간소화한다. 농산물 교역 장벽 논의, 망 사용료 및 온라인플랫폼 규제 관련 미국 기업 차별 금지,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 도입 등도 약속했다.
한미동맹 현대화 방안도 구체화됐다.
미국은 핵을 포함한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했으며, 이 대통령은 국방비 지출을 GDP의 3.5%로 조속히 증액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또한 한국은 2030년까지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에 250억 불을 지출하고, 주한미군을 위해 330억 불 상당의 포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안보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성과는 미국의 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이다. 미국은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미국은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절차를 지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선 분야에서는 한국이 미국 조선소 현대화와 인력 양성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미국 상선과 군함 수를 늘리는 방안이 추진되며, 여기에는 잠재적으로 한국 내에서 미국 선박을 건조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 외에도 양 정상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고 2018년 싱가포르 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일본과의 3자 협력 강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동으로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내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국민과 기업이 안심하고 해외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그 환경을 더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나은 미래를 개척하는 데 정부의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약속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지난달 29일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및 안보 관련 주요 쟁점에 합의한 지 16일 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두 차례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합의한 내용이 담긴 설명자료 작성이 마무리됐다”며 “이로써 우리 경제와 안보의 최대 변수 중 하나였던 한미 무역·통상 협상 및 안보 협의가 최종적으로 타결됐다”고 직접 발표했다.
두 정상은 지난 7월 발표된 ‘한국 전략 무역 및 투자 합의’를 이번 회담에서 재확인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대규모 상업적 약속도 이어졌다.
대한항공은 GE 에어로스페이스 엔진을 장착한 보잉 항공기 103대를 360억 불에 구매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올해 대한항공의 보잉기 총 주문량은 150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또한 미국산 상품의 대한국 수출을 촉진하기 위한 ‘Buy America in Seoul’ 연례 전시회 개최에도 합의했다.
관세 분야에서는 복잡한 조정이 이뤄졌다.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부품, 목재 등에 대한 232조 관세를 15%로 인하한다. 하지만 한미 FTA나 미국의 최혜국(MFN) 관세율이 15% 미만인 다른 한국산 상품에 대해서는 15%가 되도록 232조 관세를 추가 부과하기로 해, 사실상 ‘15% 하한선’을 설정했다. 다만 제네릭 의약품, 특정 천연자원, 항공기 부품 등 일부 목록에 대해서는 추가 관세가 철폐된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 가능성에도 대비책을 마련했다.
양국은 MOU 상 공약이 시장 불안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한국이 특정 연도에 조달해야 하는 금액은 연간 200억 불을 초과하지 않도록 합의했으며, 한국은 시장 매입 외 다른 조달 방식을 우선 사용하기로 했다. 시장 불안 우려 시 한국이 조정 요청을 하면 미국은 이를 신의를 가지고 검토하기로 했다.
한국은 비관세 장벽 완화에도 나선다. 미국 안전기준(FMVSS)을 준수하는 미국산 자동차의 수입 상한선(연간 5만 대)을 폐지하고, 배출가스 인증 절차도 간소화한다. 농산물 교역 장벽 논의, 망 사용료 및 온라인플랫폼 규제 관련 미국 기업 차별 금지, 변호사-의뢰인 비밀유지권 도입 등도 약속했다.
한미동맹 현대화 방안도 구체화됐다.
미국은 핵을 포함한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했으며, 이 대통령은 국방비 지출을 GDP의 3.5%로 조속히 증액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또한 한국은 2030년까지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에 250억 불을 지출하고, 주한미군을 위해 330억 불 상당의 포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안보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성과는 미국의 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이다. 미국은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미국은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절차를 지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선 분야에서는 한국이 미국 조선소 현대화와 인력 양성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미국 상선과 군함 수를 늘리는 방안이 추진되며, 여기에는 잠재적으로 한국 내에서 미국 선박을 건조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 외에도 양 정상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고 2018년 싱가포르 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일본과의 3자 협력 강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동으로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내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국민과 기업이 안심하고 해외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그 환경을 더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나은 미래를 개척하는 데 정부의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약속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