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엔진 조사결과 브리핑 파행…유족 항의
2025년 07월 19일(토) 18:37
<광주일보 자료사진>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 엔진 정밀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브리핑을 열었다가 유가족 반발로 파행됐다.

사조위는 1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합동 엔진 정밀 조사 결과’ 브리핑을 개최했다.

이날 사조위는 지난 5월 12일부터 6월 4일까지 미국과 프랑스 사고조사당국 등과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엔진 제작사인 프랑스 샤프란사에서 실시한 엔진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유가족 등에 따르면 이날 사조위는 사고기의 엔진 자체 결함은 없었다는 등 취지로 브리핑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가족들은 “사고 원인과 관련된 표현을 마치 최종 결론에 도달한 것처럼 단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문구가 포함됐다”며 “조사 결과에 대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사고 원인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 없이 단순히 새 떼와 조종사의 잘못만 부각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엔진 조사 결과는 다양한 원인의 가능성 중 하나를 다루는 중간 조사 결과로 이해돼야 하는데, 섣불리 문제가 없었다는 식으로 발표하면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것이 유가족들 주장이다.

유가족들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로컬라이저’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 사고기 블랙박스(CVR·FDR) 관제 기록에 대해서도 충돌 전 4분 7초간 대화의 텍스트 편집본만 제공되고 전후 상황은 비공개한 점 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결국 사조위는 유가족 의사에 따라 유가족 브리핑 이후 예정됐던 공개 브리핑 일정을 취소했다.

김유진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조사 결과에 대한 근거가 부족해 전혀 납득할 수 없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근거가 되는 자료를 공개해달라 했지만, 공개할 수 없다고 들었다”며 “해당 내용에 대한 보다 신중한 재검토를 거친 뒤 브리핑을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조위는 추후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공개 브리핑 일정을 다시 정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태국 방콕에서 무안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HL8088편이 동체 착륙 후 활주로 끝 ‘로컬라이저’와 충돌하면서 화재가 발생해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숨졌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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