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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도 남녀노소 ‘러닝 열풍’
여럿이 함께 달리는 문화 확산
2030 기록 측정하며 SNS 공유
스트레스 날리고 불면증 사라져
2024년 10월 10일(목) 20:10
시민들이 비가 내린 지난 9일 밤 광주시 서구 상무시민공원에서 달리기를 하고 있다.
광주지역에 ‘러닝 열풍’이 불고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달리기 열풍이 불면서 광주 도심 곳곳에서 ‘크루(crew·동호회)’를 형성해 함께 달리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지난 9일 오후 8시께 찾은 광주시 서구 상무시민공원에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200여명 시민이 함께 운동장 트랙을 따라 달리고 있었다.

부모와 함께 운동에 나선 어린 아이들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땀을 흘리며 달리기에 집중했다. 과거에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젊은이들이 그룹을 이뤄 달리는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김예지(여·31·서구 치평동)씨는 “6월 초까지 매주 나왔지만 이번 여름 너무 더워서 9월까지는 뛰지 못했다”며 “최근 날씨가 풀리고 선선해지면서 러닝을 다시 시작했다. 스트레스도 날아가고 건강해지는 기분이다”며 웃었다.

달리기 열풍이 부는 이유로는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이날 7살 아들과 함께 뛰러 나온 정선화(여·54·서구 쌍촌동)씨는 러닝의 매력에 대해 “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어도 어디서 해야할지 뭐를 준비해야할지 모르겠더라. 하지만 달리기는 특별한 도구나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날 밤 9시께 찾은 서구 유촌동 광주천변과 북구 용봉동 전남대 종합운동장 역시 러닝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달렸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부는 러닝 열풍의 배경에는 ‘크루 문화’가 확산한 영향이 크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운암동에서 유촌동까지 2㎞ 가량을 달려왔다는 임모(34)씨는 혼자 달리기도 하지만 SNS에서 만난 크루와 함께 달릴 때도 있다고 말했다. 10여명에서 수백여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달리고, 기록을 측정해 SNS로 공유하면 같이 취미를 공유하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날 100여명의 크루와 함께 러닝에 나선 이혜종(56·광산구 우산동)씨는 5년째 ‘광주 달리기 교실’에 소속돼 함께 러닝을 하고 있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정기적으로 모여 러닝을 한다. 이씨는 “혼자 달리다보면 느슨해지기도 하고 지루한데, 다함께 달리다보니 더 부지런해지고 기록에 대한 승부욕도 생긴다”며 “또 크루를 통해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전했다.

같은 크루의 정현호씨는 “현재 크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들만 300여명이 넘는다. 10년 전 50명 정도였던데 반해 6배 넘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다만 러닝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부작용도 적지 않다. 운동장 트랙을 크루들이 독점하거나 시티런(도심을 달리는 것) 과정에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는 점에서다.

정 씨는 “최근 뉴스에서 러닝크루 관련해서 좋지 않은 이야기가 나오니 마음이 좋지 않다. 우리 크루에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게 안쪽 트랙만 이용하는 등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닝 인구가 증가하면서 장비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고가장비 경쟁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젊은이들의 인증문화가 장비경쟁을 부추긴다는 의견도 있다.

한 러닝 크루원은 “카본(Carbon) 소재가 포함된 러닝화가 도움이 된다는 소문이 나면서 품귀현상이 발생해 추가비용 수십만원을 주고서라도 경쟁적으로 구매하고 있다”면서 “주변에서 다들 고가 장비를 사고 있어 나도 뒤처질 수 없어 구매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글·사진=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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