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동네 기억하고, 역사를 기록합니다”
매달 주제 정해 동네 탐방하는 ‘첨단 소풍’
노거수·과학·쌍암공원 투어…비아극장 등 첨단 역사로드도 진행
‘첨단 속으로’ 화보집 발간 예정…“마을마다 작은 모임 생겼으면”
노거수·과학·쌍암공원 투어…비아극장 등 첨단 역사로드도 진행
‘첨단 속으로’ 화보집 발간 예정…“마을마다 작은 모임 생겼으면”
![]() 한달에 두 번 산책하며 동네를 알아나가는 ‘첨단 소풍’ 회원들이 진행한 쌍암공원 투어. <첨단 소풍 제공> |
“봄인데, 매화 구경 가는 건 어때.”
지난 2월 광주시 광산구 첨단 지구에 살고 있는 동네 주민 몇몇이 모였다. 이들이 찾아간 곳은 사람들로 붐비는 매화 명소가 아니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첨단 지역의 벚꽃을 찾아 나들이를 떠났고 남부대의 홍매와 이솝어린이집 앞 홍매를 만났다. 동네 탐사를 나선 후 첨단에도 꽤 많은 벚나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봄마중’이라는 첫 행사와 함께 동네에 대해 공부하고 동네 구석구석을 산책하는 ‘첨단 소풍’을 만들었다. 한달에 두 번 모이는데 첫번째 수요일은 번개 소풍, 세번째 수요일은 정기 소풍이다.
모임을 제안하고 프로그램을 꾸린 이는 소정호(61)씨로 광산구마을공동체사활성화 사업에 선정돼 본격적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다. 도서관 글쓰기 교실에서 만난 문우(文友)들의 호응이 이어졌고 57년생부터 69년생까지 7명이 모였다. 2004년 창립된 첨단골열린음악회 3대 운영위원장을 맡아 오랫동안 활동했던 그는 블로거와 유튜버, 시민기자로 첨단 소식을 알리고 있다. 2014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그는 건강 관리 차원에서 1만일 걷기와 성경 읽기를 시작하며 동네 이곳 저곳을 더 열심히 걷던 참이었다.
‘첨단 소풍’은 지금까지 노거수 투어, 과학기술원을 중심으로 한 과학 투어, 쌍암공원 투어 등을 이어갔다. 또 ‘비아첨단마을 옛이야기’를 함께 읽고 비아극장 등을 찾아가는 첨단 역사로드도 진행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 대해 더 잘 알게되면 동네를 더 사랑하게 됩니다. 동네마다 자발적으로 이런 작은 모임들이 많이 생겨나면 좋겠어요. 여건이 된다면 동네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도 의미있지요. 물론 이런 거창한 이유보다 큰 건 힐링이고요.(웃음) 함께 걸으며 꽃구경도 하니 얼마나 좋습니까.”
얼마 전 ‘첨단아미둘레길’을 찾았을 때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 주민들이 동네에 자긍심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이용하는 산책길이니 무슨 무슨 봉사단을 굳이 꾸리거나 하지 않아도 스스로 청소하며 가꾸어 나가는 모습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런 게 바로 살만한 세상을 만드는 느슨한 연대라고 생각한다.
동네 투어 결과물을 ‘첨단 속으로’ 화보집으로 펴낼 예정인 ‘첨단 소풍’은 첨단 지역의 옛 사진도 모으고 있다.
소 씨는 동네 가꾸기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지난해 말 첨단 생태광장에 20년생 배롱나무 50 그루를 심어준 ‘나무심는건축인’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알리려 한다. 또 ‘첨단 소풍’ 회원들과 후원금을 보내주는 등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첨단에 살구나무와 마로니에, 분꽃, 마삭줄 등을 식재해 녹색 마을을 만드는 데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지난 2월 광주시 광산구 첨단 지구에 살고 있는 동네 주민 몇몇이 모였다. 이들이 찾아간 곳은 사람들로 붐비는 매화 명소가 아니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첨단 지역의 벚꽃을 찾아 나들이를 떠났고 남부대의 홍매와 이솝어린이집 앞 홍매를 만났다. 동네 탐사를 나선 후 첨단에도 꽤 많은 벚나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모임을 제안하고 프로그램을 꾸린 이는 소정호(61)씨로 광산구마을공동체사활성화 사업에 선정돼 본격적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다. 도서관 글쓰기 교실에서 만난 문우(文友)들의 호응이 이어졌고 57년생부터 69년생까지 7명이 모였다. 2004년 창립된 첨단골열린음악회 3대 운영위원장을 맡아 오랫동안 활동했던 그는 블로거와 유튜버, 시민기자로 첨단 소식을 알리고 있다. 2014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그는 건강 관리 차원에서 1만일 걷기와 성경 읽기를 시작하며 동네 이곳 저곳을 더 열심히 걷던 참이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 대해 더 잘 알게되면 동네를 더 사랑하게 됩니다. 동네마다 자발적으로 이런 작은 모임들이 많이 생겨나면 좋겠어요. 여건이 된다면 동네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도 의미있지요. 물론 이런 거창한 이유보다 큰 건 힐링이고요.(웃음) 함께 걸으며 꽃구경도 하니 얼마나 좋습니까.”
얼마 전 ‘첨단아미둘레길’을 찾았을 때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 주민들이 동네에 자긍심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이용하는 산책길이니 무슨 무슨 봉사단을 굳이 꾸리거나 하지 않아도 스스로 청소하며 가꾸어 나가는 모습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런 게 바로 살만한 세상을 만드는 느슨한 연대라고 생각한다.
동네 투어 결과물을 ‘첨단 속으로’ 화보집으로 펴낼 예정인 ‘첨단 소풍’은 첨단 지역의 옛 사진도 모으고 있다.
소 씨는 동네 가꾸기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지난해 말 첨단 생태광장에 20년생 배롱나무 50 그루를 심어준 ‘나무심는건축인’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알리려 한다. 또 ‘첨단 소풍’ 회원들과 후원금을 보내주는 등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첨단에 살구나무와 마로니에, 분꽃, 마삭줄 등을 식재해 녹색 마을을 만드는 데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