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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44년만에 국가진상보고서 … 총상 사망자 135명
광주일보 사진 토대 집단발포 전 기관총 실탄장전·대검장착 등 규명
발포명령·암매장 등 핵심의혹 규명 한계…민간차원 연구 지속 과제
2024년 06월 24일(월) 20:30
2022년 6월 23일 광주일보 1면.
1980년 5·18 민주화운동 이후 44년만에 국가공인 5·18 진상보고서가 나왔다. <관련 기사 6면>

5·18에 대한 국가 진상보고서는 5·18 민주화운동 이후 처음이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위원장 송선태, 진상조사위)는 24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종합보고서’를 대통령실과 국회에 전자문서 형식으로 보고했다. 이어 서울시 중구 진상조사위 서울사무소 대강당에서 종합보고서 발간 보고회를 열었다.

종합보고서에는 5·18 진상규명법에 따라 지난 2019년 12월 26일 진상조사위가 출범한 이후 2023년 12월 26일까지 4년 동안 조사 내용이 담겼으며, 대정부 권고사항을 포함해 총 1250쪽 분량으로 제작됐다. 종합보고서는 해당 법률에 발간이 규정된 국가 공인 문서다.

조사 내용에는 광주일보가 제공한 5·18 사진자료를 토대로 새롭게 밝혀낸 사실도 포함됐다.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이 대검을 장착하고 시민을 진압하거나 1980년 5월 21일 집단발포 이전부터 기관총에 실탄을 장전한 사실 등이다. 5·18 기간 사망자 166명 가운데 총상 사망자를 135명으로 규명했고, 시민군의 사격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제기된 26명(칼빈 총상) 중 25명이 계엄군의 총탄(M16)에 희생됐다는 사실을 밝혀내는 성과도 있었다.

진상조사위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12일 정호용 등 광주에 투입됐던 계엄군 14명을 내란목적살인, 집단살인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1980년 5월 27일 전남도청 시민군 진압과정에서 계엄군이 기존에 밝혀지지 않았던 희생자 7명을 살해한 사실이 확인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종합보고서에는 11가지 국가에 대한 권고안을 담았다. 권고안에는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 ‘계엄법 발동 요건 강화’, ‘항구적인 암매장 조사 기구 설립’, ‘5·18 왜곡과 폄훼를 방지하기 위한 사법적 조치 강화’, ‘5·18민주유공자의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의 소멸시효 폐지’ 등 내용이 담겼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권고안을 전달받은 정부 부처는 6개월 이내에 권고안 이행 계획을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진상조사위가 4년여 활동기간에도 핵심 의혹을 밝혀내지 못한 점은 뚜렷한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진상조사위는 법적으로 규정된 직권조사 과제 17건 중 11건에 대해서는 ‘진상규명’을 결정했으나 발포명령자, 암매장·행불자 등 6건은 조사 미진으로 ‘진상규명 불능’ 결정했다.

진상조사위는 최종 보고서 작성에 앞서 미리 공개한 초안이 되레 5·18 왜곡 우려가 있다는 집중 비판을 받는 등 한계를 노출하기도 했다.

광주로서는 그 대안으로 민간차원 연구를 지속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됐다.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독립적 연구와 유연한 해석을 할 수 있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다. 진상조사위는 활동을 종료함에 따라 그동안 수집·생산 자료를 국가기록원, 5·18기록관 등 5·18 유관 연구기관 등에 이관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진상조사위는 25일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26일 공식 해단한다.

종합보고서는 진상조사위 홈페이지에 3개월 동안 공개된다. 10월부터 홈페이지는 폐쇄되나 국가기록원 등을 통해 종합보고서를 열람할 수 있다.

송선태 진상조사위원장은 보고회에서 “국민 여러분이 기대하던 진상규명 결과를 속시원하게 공개하지 못하고 일부 미진한 점이 있어 송구하다”면서도 “종합보고서 발간을 통해 5·18 정신이 부마항쟁, 6월항쟁과 함께 헌법전문에 수록돼 세계인들과 함께 진실과 정의를 바로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