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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유익한 인터뷰] 지구를 사랑하는 벨기에 청년 - 줄리안 퀸타르트
벨기에 출신 방송인,대중적 인기로 얻은 영향력…“환경 위해 쓰고 싶다”
유럽연합 기후행동 친선대사·제로웨이스트 복합문화공간 사장님까지
“우리 안에 있는 슈퍼파워, ‘나부터’시작하는 환경 운동이 세상 바꾼다”
2024년 02월 20일(화) 10:25
벨기에 출신 방송인 줄리안.
‘이토록 유익한 인터뷰’는 알아두면 유익한 지식과 함께 삶을 통찰하는 지혜를 전하고자 합니다. 사회, 문학, 철학, 경제, 과학 등 각 분야에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 그리고 만나고 싶은 셀럽들의 인터뷰를 통해 여러분의 지식창고를 채워보시기 바랍니다.

3초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인공지능 ‘챗GPT’도 5초 만에 답을 내놓는다고 하니, 3초는 그야말로 찰나의 순간이다. 하지만 살다보면 찰나의 순간에 모든 것이 결정되기도 한다. 어떤 일을 할지 말지, 이 말을 할지 말지, 심지어 처음 만난 상대를 계속 만나고 싶은지 아닌지 결정하는 데 3초면 충분하다. 이른바 3초의 법칙으로 불리는 첫인상 효과는 처음 이미지가 단단히 굳어 버린다는 뜻으로 콘크리트 법칙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그만큼 첫인상이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환한 미소가 아름다운 벨기에 청년, 줄리안 퀸타르트와의 첫 만남도 3초면 충분했다. 재활용 페트병으로 만든 운동화를 신고 한 손에는 텀블러를 든 채 나타난 그는 약속시간에 늦을까 봐 택시를 타고 왔다면서 스스럼없이 말을 건네왔다. 낯섦을 느낄 새도 없이 친근하게 다가온 줄리안의 진심은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키는 매력으로 넘친다.

그는 벨기에를 대표하는 유명 방송인이자 열혈 환경 운동가이다. 몸소 채식을 실천하며 자전거와 대중 교통을 애용하고 주한외국인봉사센터를 창단해 플로깅(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하고 제로웨이스트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환경 이슈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일정이지만 여전히 하고 싶은 일이 많다는 줄리안.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자신부터 바꾸라”고 했던 마하트마 간디처럼 개인의 변화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좀 더 키우고 싶다는 그의 진심을 만나보자.

줄리안 조카 우리스
Q.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 벨기에 사람으로 소개해도 될까요?

제가 2004년에 한국에 왔으니까 한국 생활을 시작한 지 올해로 20년 차입니다. 원래 제 소개를 할 때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 벨기에 사람이라고 자부심을 갖고 말해 왔는데 몇 년 전부터 하지 못하고 있어요. 방송에서 소개한 조카 우리스가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지금은 ‘한국에서 두 번째로 유명한 벨기에 사람’ 줄리안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리스는 저보다 SNS 팔로우 수까지 많아서 이제는 줄리안 조카 우리스가 아니라 우리스 삼촌 줄리안으로 소개해야 할 정도예요. 1등 자리를 놓친 건 아쉽지만 우리스 덕분에 벨기에가 더 많이 알려지고 또 관심 가져주는 분들이 많아져서 뿌듯합니다.

Q. 한국과의 인연이 궁금해요?

벨기에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 로터리클럽에서 운영하는 국제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친구들은 주로 북미권이나 유럽 국가들을 선택했는데 저는 완전히 낯선 나라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선택한 곳이 ‘한국’이었죠. 2004년 8월 14일, 열일곱살 나이에 처음 한국에 도착했는데 서울 같은 대도시가 아니라 충청남도 서천군에 있는 작은 중학교였습니다. 당시에 저를 포함해서 외국인 교환학생 5명이 함께 생활했는데 외국인은 눈 씻고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아주 작은 시골 마을에 외국에서 온 10대 청소년들이 한국말을 공부하러 왔다고 하니 얼마나 신기했겠어요. 거리를 지나가기만 해도 시선 집중됐죠. 방송을 통해서 우리들의 학교생활이 소개되면서 금세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는데 아마 그 때부터 유명세가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예요. 충남 서천에서 4개월 정도 지내다가 서울 학교로 옮기게 됐는데 한국어가 제법 늘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지금이야 대한외국인이라고 해서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 친구들이 많지만 당시에는 제가 한국어까지 곧잘 하는 보기 드문 외국인 인재였죠. 벨기에 귀국 직전에 SBS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섭외가 돼서 촬영만 마치고 벨기에로 돌아왔는데, 한국에서 방송이 되자마자 화제가 된 거예요. 담당 PD가 벨기에에 있던 제게 계속 방송을 하자고 러브콜을 했어요. 저도 벨기에로 돌아와 한참 진로를 고민하던 때이고 또 한국생활이 그립기도 해서 다시 돌아올 결심을 한 거죠. 그 이후로 지금까지 한국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습니다.

Q. 환경운동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시작됐나요?

제가 태어난 곳은 벨기에 리에주 근교에 자리한 아이웨일(Aywaille)에서도 한참을 더 들어가야 도착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시골마을입니다. 마을 인구라고 해봐야 50명 미만으로 사람보다 야생 염소가 더 많은 곳이었어요. 부모님은 젊은 시절부터 환경 운동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었는데 당시 유럽에서는 농약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유기농법이나 친환경제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질 때였습니다. 제가 어릴 때 부모님이 ‘우리가 유기농 판매점을 차리자’고 결심하고 아이웨일에 가게를 내셨는데, 사실 1980년대에 대도시도 아닌 작은 시골마을에서 유기농 판매점을 차린다는 건 돈을 버는 것과는 거리가 먼 선택이었죠. 주변에서 다들 가게를 차리자마자 망할 거라고 걱정을 많이 했다는데 예상과 달리 가게 운영이 잘 돼서 꽤 오랫동안 유기농 가게를 운영하셨어요. 덕분에 저는 어릴 때부터 항상 유기농이나 친환경 제품들을 접할 수 있었고 자연스레 환경운동에 대한 관심도 생긴 것 같습니다. 환경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큰 영향을 미쳤어요. 미국 전 부통령이자 환경운동가인 앨 고어의 <불편한 진실>을 보고 나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게 됐고, 이후 환경과 관련된 공부를 하면서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세우게 됐습니다.

환경운동가 줄리안의 강연 현장
Q. 요즘에는 방송인 줄리안보다 환경운동가 줄리안으로 더 유명한 것 같아요?

방송인 줄리안을 좋아하고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행복한데요.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은 제 목소리의 힘이 커졌다는 사실입니다.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에 결심한 게 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는 분들이 많아지면 좀 더 적극적으로 환경 이야기를 하겠다는 거였어요. 어떻게 보면 그 때의 바람이 이뤄진 거죠. 처음 환경운동을 시작했을 때는 개인적인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은 대중들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에 더 신경 쓰고 있습니다. 각종 강연부터 행사, 인터뷰까지 환경운동가 줄리안의 목소리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갈 준비가 돼 있습니다.

Q. 기후위기가 심각하다고 해도 당장 행동이 바뀌지는 않는 것 같아요?

기후위기는 달리는 기차와 비슷해요. 기차가 역에 도착하기 전에 천천히 속도를 줄여서 멈추잖아요. 기후위기는 전 인류가 오늘부터 행동을 바꾼다고 해도 당장 멈출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잖아요. 기후위기라는 기차를 멈추게 하고 싶다면 한시라도 더 빨리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거예요. 특히 한국처럼 국토가 모두 바다로 둘러싸인 국가는 더 위험한데요. 지금 속도대로 탄소를 배출하면 2050년에는 인천공항이나 목포, 여수 같은 항구도시들이 바다속에 잠길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정말 심각한 상황인데 왜 가만히 있을까요? 기후위기가 심각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아직 자신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후위기는 재난·재해 뿐만 아니라 경제·사회 분야부터 지구 생태계까지 위협하고 있어요. 우리 모두가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서 대안을 찾고 행동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Q. 환경운동을 하면서 ‘기후우울증’을 겪었다는 데?

환경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었을 때 패션쇼에 초청받아서 간 적이 있어요. 화려한 패션쇼를 보고 나왔는데 패션쇼장에서 나눠줬던 물병이며 기념선물, 바닥에 깔았던 카펫과 음식 쓰레기까지 한꺼번에 섞여서 산처럼 쌓여 있는 거예요. 갑자기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었어요. ‘내가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의미가 있나?’, ‘나 혼자 일회용품을 줄인다고 효과가 있을까?’ 수많은 생각이 들면서 제가 하는 환경운동 실천이 별 의미 없는 일처럼 느껴지고, 아무리 노력을 해도 변화가 없는 현실에 희망을 잃었던 것 같아요. 한동안 기후우울증 때문에 힘이 빠져 있었는데 <더 게임 체인저스 (The Game Changers)>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극복할 수 있었어요. 인간의 신체 능력을 강화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식단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평생 고기를 한 번도 먹지 않은 보디빌더부터 채식주의자로 유명한 세계 정상급 운동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채식 식단의 놀라운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채식이라는 새로운 화두로 환경운동의 전환점을 맞게 된 거죠. 어떤 상황이 100% 바뀔 때까지 기다리는 일은 너무 힘들지만 그 사회에 있는 10%의 사람들이 달라진다면 변화는 가속화될 수 있어요. 비주류가 주류로 바뀌는 가속화 티핑포인트는 단 10%. 앞으로 5년이나 10년 후에 10%이상의 사람들이 달라져 있다면 우리 지구도 새로운 미래를 맞을 수 있습니다.

Q. 환경운동을 하다가 채식주의자가 된 건가요?

채식은 지구환경을 지키는 최선의 선택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똑같은 예산을 들여서 온실가스 감축 대책을 세운다고 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분야가 식물성 단백질 산업이라고 해요. 식물성 단백질 산업 투자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친환경 건물의 7.5배, 전기차보다 11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는데요. 세계적인 환경운동가로 유명한 그레타 툰베리가 세계 지성들과 함께 쓴 <기후 책 (The Climate Book)>에서조차 먹거리에 대한 내용은 446쪽 가운데 단 3쪽에 불과할 정도로 채식의 중요성은 낮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환경에 대해 공부하면 할수록 채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신이 드는데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게 이상했어요. 사실 ‘내가 이야기하면 들어주는 사람이 있을까?’ 망설여졌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으면 나부터 해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동네 소통 창구로 이용하던 SNS 플랫폼을 통해 <월요일의 채식토크>를 시작했는데 채식주의자 여성 보디빌더부터 사찰음식을 만드는 스님까지 채식 대가들과 함께 채식 운동을 펼쳐나갔습니다. 처음에 주저했던 마음이 주변의 호응과 응원을 받고 나니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바뀌면서 열심히 채식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Q. 채식으로 지구를 지킬 수 있을까요?

요즘 제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채소 한끼, 최소 한끼’입니다. 하루에 한끼만 채식으로 바꿔도 엄청난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요. 영국에서 나온 연구 결과를 보면 모든 영국인들이 1년 동안 한 끼를 채식으로 바꿀 경우에 1600만 대의 자동차를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해요. 채식만 해도 지구를 지킬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예전에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음식들이 한정적이어서 채식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지금은 식재료나 조리법이 다양해서 부담감 없이 채식을 즐길 수 있게 된 것도 채식주의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요. 환경도시로 손꼽히는 벨기에 겐트시에서는 매주 ‘고기 없는 목요일’을 지정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목요일이 되면 시청과 관공서는 물론이고 학교와 식당 등에서도 고기가 없는 채식 밥상이 차려지는데요. 관공서와 학교를 중심으로 다양한 채식 요리법이 공유되면서 ‘고기 없는 목요일’은 환경도시 겐트시의 정체성이 됐습니다. 채식 인구가 늘어나면 기업을 비롯해 산업 분야 전반적으로 생태계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데요. 글로벌 프랜차이즈 햄버거 매장에서 비건(채식) 버거를 만들고 유명 스포츠 브랜드에서 비건 운동화를 내놓는 이유도 채식이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환경에 관심 있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 기업은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결국 환경운동에 동참하게 되는 거죠.

Q. 채식 도전이 쉬울까요?

우리 모두가 채식주의자가 되자는 말이 아니라 고기 먹는 양을 조금씩 줄이자고 말하고 싶어요. 100년 전에 누가 이렇게 고기를 많이 먹었을까요. 왕이라고 해도 지금처럼 많은 고기를 먹지 못했을 거예요. 고기를 먹는 게 문제가 아니라 너무 많이 먹는 게 문제인 거죠. 그리고 우리가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하려고 채식을 하는 게 아니거든요. 저도 처음에는 유제품부터 끊었어요. 그렇게 일정 기간이 지나니까 어느 순간 아예 먹고 싶지 않은 순간이 왔습니다. 채식 도전을 시작했는데 고기가 먹고 싶다 그러면 양을 줄여서 조금씩 먹으면 돼요. 채식의 가장 큰 적은 맛없는 채식 음식이에요. 제 주변에서 채식이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맛있는 비건(채식)식당을 추천해 줘요. 맛있는 채식을 경험하고 나면 나중에는 스스로 비건식당을 열심히 찾아다니기 시작해요. 그런 경험들이 모이면 점차 식단이 채식으로 바뀌게 되고 어느새 채식하는 게 수월해질 거예요. 스스로 힘들게 하면서 채식에 도전하지 마세요.

서울 이태원에 문을 연 ‘노노샵’
Q. 서울 이태원에 ‘노노샵’을 열었는데, 어떤 곳인가요?

제로웨이스트 콘셉트의 복합문화공간이에요. ‘노노샵’이라는 이름은 ‘No animal product No Plastic’ 말 그대로 동물성 제품과 플라스틱 제품이 없어요. 포장재 같은 쓰레기를 최소화한 제품을 비롯해 비건용 식품과 생활용품을 판매하는데 플라스틱과 동물 유래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들만 취급하고 있습니다. 환경운동에 필요한 복합문화공간이 생기면서 오랫동안 생각만 하던 일들을 하나씩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데 덕분에 창의력이 샘솟는 것 같아요. 환경 관련 도서를 판매하는 작은 서점 코너에서는 주말마다 환경 책을 주제로 북토크가 열리고, 카페에서는 한글 모양으로 맛있게 구운 비건 쿠키를 비롯해 다양한 비건 디저트를 맛볼 수 있습니다. 사실 노노샵을 시작하게 된 건 제가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우리 동네에 제로웨이스트 상점이나 비건 마트가 없어서 많이 불편했는데 저처럼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직접 나서게 됐습니다. 요즘 노노샵을 찾아오는 분들이 “가게를 열어줘서 고맙다.”고 말해줘서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전국에 제로웨이스트 가게들이 약 2백여 개 정도 있는데 검색해보면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는 경우가 많아요. 많은 분들이 주변에 있는 제로웨이스트숍을 통해 환경을 위한 선한 영향력을 경험하기를 바랍니다.

Q. SNS 프로필 창에 ‘선물 X’라고 쓰여 있는데?

이미 플라스틱은 우리 생활 속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된 것 같아요.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으니까 현명하게 사용하고 최대한 적게 쓰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송활동을 하면서 고맙게도 저를 좋아해주는 팬들이 많이 생겼어요. 팬들이 선물을 많이 보내주는데 예쁘게 포장된 선물은 어쩔 수 없이 많은 쓰레기를 만들 수밖에 없잖아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5년 전 생일 때부터 팬들과 함께 선물 대신 기부를 하고 있어요. 선물을 꼭 물건으로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제가 환경운동을 하면서 바꾼 게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도시락입니다. 방송이나 강연활동을 다니다 보면 도시락을 준비해 주는 경우가 많아요. 주로 배달 음식인데 한 끼 식사에 플라스틱 용기며 일회용품까지 정말 많은 쓰레기가 나오거든요. 그래서 저는 따로 집에서 도시락을 챙겨가요. 미처 도시락을 만들지 못할 때는 음식을 담을 수 있는 다회용기를 챙기는데 그마저도 힘들 때는 재활용이 가능한 물건이나 생분해가 잘 되는 용기를 골라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도시락과 텀블러를 사용하는 ‘용기내’ 캠페인
Q. 광주일보 구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국생활을 하면서 요즘처럼 바쁘게 지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비정상회담>에 함께 출연했던 타일러 라쉬와 연예기획사를 설립했고, 자원봉사를 하고 싶어하는 외국인 친구들과 주한외국인자원봉사센터를 만들어서 플로깅(Plogging)같은 쓰레기 줍기 행사를 하고 ‘노노샵’도 새롭게 문을 열었죠. 사람이 말만 번지르하게 하면 진정성이 없잖아요. 제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려면 나만의 스토리가 있어야겠구나 싶어서 더 열심히 활동하게 된 것 같아요. 확실히 다양한 활동을 하니까 전할 이야기도 많아지고 저의 진심도 잘 전달되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방송인 줄리안보다 환경운동가 줄리안으로 무대에 오르는 일이 많아져서 정말 바쁘게 생활하고 있는데요. 지구 환경을 위해 제 목소리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고 싶어요. 광주와 전남은 한국에서도 손꼽히는 자연생태 환경을 갖추고 있는데 소중한 지역 자원이 사라지기 전에 어떻게 지켜나갈지 지역 주민들이 함께 고민해서 실천방안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저도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우리 안에는 정말 어마어마한 슈퍼파워가 있습니다. 10년 뒤, 20년 뒤에 ‘아 그때 할 걸’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조금씩 변화가 필요해요. 지구 환경을 위해서 뭔가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면 주저하지 말고 함께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줄리안 퀸타르트 (Julian Quintart)

벨기에 출신의 줄리안 퀸타르트는 2004년 국제교환학생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교환학생 당시에 출연한 방송을 계기로 한국에 정착한 이후 방송인, DJ, 여행사 대표 등으로 활동했고 JTBC <비정상회담>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활발한 방송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JTBC의 <톡파원 25시>을 비롯해 다양한 방송에서 활약하는 가운데 ‘Volunteer Korea(주한외국인자원봉사센터)’ 공동창립자로서 활발한 봉사 활동을 이끌고 있다. 특히 환경에 관심이 많아 방송을 통해 얻은 목소리를 활용해 환경 활동을 실천하고 있고 2016년부터 유럽연합 환경행동 친선대사를 맡으면서 기후위기, 환경, 제로웨이스트, 채식에 대한 강연 활동도 펼치고 있다. 2023 대한민국 녹색기후상 시민부문 우수상, 제3회 헤럴드 에코어워드 대상,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문화부문 수상을 하였다.

/정지효 작가 1018hyohy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