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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건축물 이사철 빌라·원룸 등 계약 포기 속출
대출·보증보험 가입 안돼…전세 보증금 반환 등 임차인 피해 우려
광주 5년간 8091건 적발…이행강제금보다 수익 더 커 불법 성행
2024년 02월 13일(화) 19:47
/클립아트코리아
# 광주시 북구 두암동에서 전세살이를 하고 있는 강모(30)씨는 최근 전세 계약 기간에 종료돼 이사할 집을 구하다 낭패를 봤다.

발품을 팔아 부동산에서 마음에 드는 전셋집을 찾았지만 중소기업청년전세자금대출로 9000만원을 받지 못해 계약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출이 불가능한 이유는 이사갈 집이 불법건축물로 적발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강씨는 “전세 매물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청년 대출은커녕 보증보험 가입조차 되지 않는다고 해 이사를 앞두고 집도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본격적인 이사 시즌과 새학기를 맞아 강씨처럼 부동산을 찾는 이들이 많지만 광주·전남에 근린생활 시설이나 빌라, 원룸 등 불법 개조 건축물로 인해 집을 구하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서민들이 찾는 소형 빌라나 원룸들이 불법증축으로 신고된 경우가 많아 전세대출이나 보증보험에 가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매년 불법건축물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이행강제금을 물더라도 건물 전·월세로 얻는 이득이 큰 탓에 건물주들은 ‘나 몰라라’ 하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광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시에서 적발된 불법건축물 적발건수는 1656건에 달한다. 매년 지자체가 단속을 하지만 2019년 1839건, 2020년 1546건, 2021년 1805건, 2022년 1245건이 적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불법건축물은 적법한 허가(신고)절차 없이 무단으로 신축, 증축, 개축, 대수선 및 용도변경하는 경우를 말한다. 불법건축물 적발 시 사전통보와 시정명령·촉구 조치를 한 뒤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

건설업계에서는 일명 ‘방쪼개기’와 같이 1개의 집을 벽을 세워 2개의 집으로 만들거나 베란다를 방으로 만드는 경우, 주차장 용지를 줄이고 사무실로 넓히는 경우, 지붕을 증축해 옥탑방을 만드는 경우 등 소규모 건축물에서 불법 증측이 공공연하게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광주시 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월세가 100만원이라면 이행강제금은 20~30만원꼴이라 차라리 이행강제금을 내고 월세 수입을 챙기는 사례가 많다”고 귀띔했다.

불법건축물의 경우 계약에 앞서 공인중개사가 임차인에게 고지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건물이 대부분이라 임차인만 승낙하면 계약은 가능하다. 특히 요즘같은 새학기 이사철에는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매물이 없는 경우 울며겨자먹기로 계약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세의 경우 임차인의 피해는 없지만 전세로 계약해 살고 있는 도중 불법건축물이 된 경우 임차인의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북구에서 공인중개사를 하고 있는 박찬걸(67)씨는 “전세 계약이 만료됐지만 불법건축물이라 새로운 임차인이 안들어오는 경우가 있다”며 “집 주인이 여유자금이 없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불법개조된 건축물은 사들여도 문제가 된다. 이행 강제금이 현소유주에게 부과 된다는 점에서다.

서구 내방동에서 공인중개사로 있는 송명희(59)씨는 “불법건축물을 매매할 경우 임차인이 공인중개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에 불법건축물 거래는 하지 않으려 한다”고 고개를 저었다.

일명 불법건축물 양성화법인 ‘특정 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여러 국회의원에 의해 발의된 상태로 2월내 임시국회에서 상임위원회인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부는 불법의 합법화는 불가능하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지난해 12월 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김오진 당시 국토부 차관은 “정부의 입장은 ‘불법은 안 된다’는 것”이라며 “불법을 양성화한다는 것은 한 번이든, 두 번이든, 세 번이든 안 된다”고 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