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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20만원선 붕괴…우울한 농심
산지 쌀값 20㎏ 당 4만9617원 전회보다 38원↓…양곡정책에 낙폭 줄어
재고 부담에 농협 등 출하량 증가…전남, 높은 생산량에 싼 가격대 형성
농식품부, 공매 미실시·산물벼 전량 인수·민간재고 매입 등 대책 내놔
2023년 12월 10일(일) 18:55
/클립아트코리아
산지 쌀 값 하락이 계속되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산지 쌀 값은 수확기가 시작된 지난 10월부터 하락하고 있는데, 곧 보합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지만, 당초 정부가 약속한 한 가마니 20만원 선은 무너진 지 오래다. 특히 전남의 경우 많은 생산량 탓에 타 지역보다 싼 가격대를 형성하면서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 당 4만9617원으로 전회(지난달 25일)보다 38원(0.1%)하락했다.

지난해 역대급 폭락을 기록한 산지 쌀값은 지난 10월 5일 20㎏ 당 5만 4388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수확기를 거치며 지역농협에 재고가 쌓이기 시작한데다, 시장 쌀이 풀릴대로 풀리면서 쌀값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15일 20㎏ 당 5만2387원으로 전회에 견줘 2001원(-3.7%)감소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어 지난 10월 25일 -2.4%감소했고 지난달 5일(-1.6%), 지난달 15일(-1.0%), 지난달 25일(-0.3%), 이달 5일(-0.1%)까지 산지 쌀값이 하락해왔다.

계속된 쌀값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농협과 같은 유통업체의 출하량 증가가 꼽힌다. 유통업체들은 벼 매입 물량이 많아지면서 재고 부담을 느껴 출하량을 대폭 늘렸다. 시장에 풀리게 된 쌀의 양이 증가하면서 쌀값이 자연스레 하락했다는 것이다.

물론 정부의 지속적인 양곡 정책으로 산지 쌀값 하락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농민들 입장에서는 쌀 가격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국내 쌀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수매하고 있는 농협이 포화상태에 다달았다. 업계에 따르면 광주와 전남지역 대다수 지역 농협 창고는 재고로 가득한 상태다.

김봉식 전국쌀생산자협회 광주·전남 사무처장은 “지난 5일 산지 쌀값이 0.1% 감소하면서 보합세로 돌아서려는 추세인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면서도 “지역 생산 쌀의 대부분을 수매한 지역 농협 중 한 곳에서 쌀을 시장에 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쌀값 하락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고금리, 경기침체 등 상황 속에서 민간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도 매입에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벼를 굳이 구매하지 않는다”며 “고물가로 생산비가 급등한 만큼 쌀값 20㎏ 당 5만6000원은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 정부는 양곡관리법 개정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산지 쌀값 80㎏ 당 20만원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공매 미실시, 산물벼 전량 인수, 정부양곡 40만t 사료용 처분, 민간재고 해외 원조용 5만t 매입 등의 대책을 통해 쌀값 안정화에 힘쓰고 있지만, 지속적인 쌀값 하락에 쌀값 20만원 보장 약속은 물거품이 됐다.

특히 전국 쌀 생산량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전남의 경우, 많은 생산량 탓에 타 지역에 견줘 가격이 낮아 지역민들의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달 5일 기준 산지 쌀값(전국)은 80㎏ 당 19만8468원으로 조사됐지만, 전남 지역의 경우 18만원 초반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경기미·충청미(20만~22만원) 등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쌀값 변동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쌀값 반등을 위한 대책 마련 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