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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바로 알기] 화병 (火病) 백상철 상무365한방병원 원장
억압된 감정이 신체적 증상으로…‘화병’ 자존감도 낮아진다
사회적 억압에 의한 희생 주 원인
국내 유병률 4.2~13.3% 만성적
가슴 답답함·열감·억울함 등 증상
원인 찾아 치료…재발방지 교육도
2023년 12월 03일(일) 19:05
상무365한방병원 백상철 원장이 화병이 있는 환자에게 약침을 주사하고 있다.
최근 대한민국은 늘어난 묻지마 범죄로 전국민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들의 폭력적인 행동은 충동조절장애, 분노조절장애에 기인한 것으로 의심된다.

충동조절장애는 심리적으로 불안한 이들이 억눌려왔던 부정적인 감정이 충동적으로 표출되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한의학에서는 화병의 범주에서 설명하는데, 충동조절장애가 억눌린 감정의 표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화병은 감정의 억압으로 나타난 신체적 증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스트레스와 밀접=화병(火病)은 울화병(鬱火病)의 준말로,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해소되지 못해 화(火)의 양상으로 폭발하여 증상이 나타나는 증후군이다. 일반적으로 뚜렷한 스트레스 사건과 관련되어 나타난다.

2009년 화병역학연구 자료에 따르면 화병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종류는 남편(48%), 경제적 문제(17%), 시댁(16%), 자녀문제(8%) 였다. 최근에는 직장 스트레스로 인한 화병 유발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가부장적인 사회제도와 운명주의, 집단주의 같은 전통적인 문화로부터 비롯한 불공평한 사회적 억압에 의한 희생이 주된 원인이고 이로 인해 낮은 자존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병은 국내 유병율이 4.2~13.3%로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고, 유병 기간이 늘어날수록 다른 질환과 병발하는 경우가 많다. 갱년기증후군이나 갑상샘 기능장애, 고혈압 등 질환의 신체증상과 비슷한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지난 6개월 간 핵심 신체증상으로 가슴 답답함, 열감, 치밀어 오름, 목이나 명치에 덩어리가 뭉친 느낌 4가지중 3가지 이상, 핵심 심리증상 억울하고 분한 감정, 마음의 응어리나 한(恨) 2가지중 1가지 이상 동반된 경우 화병으로 진단할 수 있다.

적외선 체열검사를 통해 체간과 사지의 온도차이를 확인하고 전중혈 압통, 스트레스 검사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하겠다.

◇재발을 막을 수 있는 교육=스트레스에 대한 일반적 반응으로 나타나는 부정적인 감정은 우울, 불안, 분노이다. 우울과 불안의 감정은 우울장애 또는 기분장애, 불안장애로 정신장애로 분류하고 치료를 하지만 분노로 인한 경우 양의학적으로 명확히 묘사하지 못하고 있으며 치료에 활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한의학의 범주인 화병의 범주에서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 하겠다.

한의학적으로는 간기울결(肝氣鬱結), 간양상항(肝陽上亢), 심신불교(心腎不交), 기혈양허(氣血兩虛), 담울담요(膽鬱痰擾) 등으로 변증하여 치료한다.

환자의 의식을 움직여 정서적 소통을 통해 대인관계로 비롯된 스트레스성 질환에 효과적인 이정변기요법(移情變氣療法), 화병의 경과와 치료에 대한 설명, 설득, 지지 등의 대화요법인 지언고론요법(至言高論療法), 화병 환자의 주된 감정인 분노와 슬픔의 치유를 위해 상대적 관계에 있는 다른 감정을 유발해 병적인 정서를 치유하는 오지상승요법 (五志相勝療法)을 이용한다.

화병은 일차적으로 외부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 외상으로 발생한다. 심리적 외상으로 인한 억울함, 분노, 한(恨) 등의 정서가 누적되어 화병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화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일상 환경에서의 스트레스 요인을 가능한 한 피하고,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화병 환자의 관리는 재발을 막을 수 있도록 화병에 대한 교육이 꼭 필요하고, 치료 이후에 예견되는 스트레스 사건에 대한 대처 전략이 분노조절의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원인 대상을 용서하고 자기 효능감과 자존감을 회복해야 한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