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때 묻은 옷, 집에 안 가져가도 되니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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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때 묻은 옷, 집에 안 가져가도 되니 좋아요”
여수산단에 전남 첫 작업복 세탁소 22일 개소
1만4000여명 대상 한 벌당 500원에 수거·세탁·배송 ‘원스톱’
영암군, 7월 대불산단에 개소 예정…정부 차원 지원 목소리도
2023년 05월 08일(월) 21:00
오는 22일 문을 여는 여수산단행복세탁소. <여수시 제공>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 지워지지 않는 기름얼룩 등이 묻은 노동자 작업복을 모아 세탁해주는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가 전남지역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다.

지난 2021년 광주에서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인 ‘光클리닝’이 문을 연 이후 2년여 만에 여수 국가산업단지와 영암 대불산업단지에서도 잇따라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가 운영을 앞두고 있어 지역 노동자들의 복지 향상이 기대된다.

여수시는 오는 22일 여수시 주삼동 복합문화센터에서 ‘여수산단행복세탁소’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여수산단행복세탁소는 노동자 작업복 전용 세탁소다.

기름때, 유해물질 등이 묻어있는 작업복은 일반 세탁소에서는 받아주지도 않고 가정용 세탁기로 돌릴 시 유해물질이 가족들의 옷을 오염시킬 우려가 있어 전용 세탁소가 만들어졌다.

행복세탁소는 335㎡의 부지에 새로 건립됐고 내부에는 세탁기 3대(100kg 1대, 50kg 2대)와 건조기 4대(100kg 2대, 50kg 2대)가 설치된다.

하루 944벌의 작업복을 세탁하고 건조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 여수시의 설명이다. 전남여수지역자활센터에서 민간 위탁방식으로 운영하며, 여수산단 내 300인 미만 사업장 또는 여기에 근무하는 1만4000여명의 노동자가 이용할 수 있다. 세탁 가격은 상·하의 1벌당 기본 500원이며, 동복은 1000원이다.

사업장에서 작업복 세탁을 신청하면, 센터에서 사업장을 방문해 작업복을 수거한 뒤 세탁·건조해 다시 작업장으로 배송하는 ‘원스톱서비스’ 방식으로 운영된다.

여수시 관계자는 “노동자들이 집에서 유해물질·기름·분진 등이 묻은 옷을 세탁하지 않도록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를 개설하게 됐다”며 “홍보 차원에서 한달 정도 무료로 시범 운영을 거친 뒤,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기름때가 묻어 가정에서 세탁이 어려운 작업복. <전남노동권익센터 제공>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는 광주에서는 지난 2021년 4월 시작됐다. 하남산단에 설치된 ‘光클리닝’은 운영을 시작한 이래로 이용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光클리닝에서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1만 9000여벌의 작업복을 세탁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2000여벌에 비해 60% 증가한 수치다.

세탁소를 이용하는 업체도 2021년 82개사에서 올해 2월까지 177개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대불산단이 위치한 영암군도 오는 7월 영암군 삼호읍 산단 내에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를 운영할 방침이다.

세탁기 3대(100kg 1대, 50kg 2대), 건조기 3대(100kg 3대)가 투입되며, 중소기업 노동자 위주로 세탁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세탁물 수거와 세탁·건조, 배송까지 원스톱서비스를 실시한다.

영암군 관계자는 “하루 최대 600~700벌 정도 작업복 세탁이 가능한 규모로 생각하고 있다”며 “관련 기관과 협력해 노동자들이 깨끗하고 안전한 작업복을 입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다만 노동자 세탁소는 지자체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길주 전남노동권익센터장은 “처음 세탁소를 만들자고 주장했을 때 국가가 왜 작업복을 세탁해줘야 하냐며 반발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제는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로 인정받고 있다”며 “아직까지 고용노동부의 지원없이 운영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천홍희 기자 str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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