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투입 전경, 삼청교육대 동원 사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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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투입 전경, 삼청교육대 동원 사실로
당시 경찰관 일기장서 확인
2023년 03월 14일(화) 21:00
5·18민주화운동에 투입됐던 현역 전투경찰(전경)이 1980년 8월부터 계엄당국이 운영했던 ‘삼청교육대’에도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1980년 당시 전경으로 근무했던 경찰관이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 기증한 일기장<사진>을 통해 밝혀졌다.

5·18기록관은 지난달 17일 퇴직 경찰관 A(67)씨로부터 일기장을 기증받았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1979년 초부터 1980년 말까지 광주경찰국 기동대 제2중대에서 복무하면서 틈틈이 일기를 써 왔다.

A씨는 1980년 8월 5일자 일기장에 “31사단 수용소로 파견나온 지 몇일(며칠)이 지났다”고 썼으며, 8일자에는 “벌써 이곳에 파견나온지 일주일이 지났다”, “약 4여명의 수련생들이 온종일 규칙된 일과표에 따라 기합과 훈련에 여념이 없다”고 기록했다. 5·18기록관은 이 내용이 A씨가 복무 도중 삼청교육대로 차출된 정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청교육대는 신군부가 전두환·신군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불법 감금하고 갖은 가혹행위를 저질렀던 곳이다.

피해자 중에는 5·18 관련자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5월 22일부터 전남도청 사수 활동을 했던 넝마주이 100여명은 5월 27일 계엄군의 옛 전남도청 진압 작전 이후 모두 사라졌는데, 이들이 무더기로 삼청교육대에 연행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이밖에 5월 18~27일 일기에는 “계엄군에 잡힌 수많은 학생들은 비참하리 만큼 얻어맞고 체포됐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체포된 어느 남녀 2명이 계엄군의 구둣발에 채이며 끌려갔다”, “오후 1시 시위대를 실은 차량이 경찰 저지선으로 들어옴과 동시에 집단 발포가 시작됐다”는 등 상황 묘사도 남아 있었다.

김홍길 5·18기록관 학예연구사는 “이 기록은 시민군도, 계엄군도 아닌 제3자의 시선에서 본 5·18 기록으로 가치가 있다”며 “5·18 이후 신군부가 어떻게 삼청교육대를 운영했는지, 5·18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조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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