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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케이블카 추진에 무등산·지리산 영향 관심
구례군, 타당성 용역 준비 등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 논의 확산
환경단체, 무등산서 환경부 규탄 시위…난개발·생태계 파괴 우려
2023년 03월 07일(화) 18:25
국립공원무등산지키기시민연대 등 환경단체 100여명이 ‘국립공원의 날’ 행사가 열린 지난 3일 무등산국립공원 도로에 드러누워 환경부장관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제공>
광주·전남의 대표 국립공원인 지리산과 무등산에서도 케이블카 논의가 수면위로 떠오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강원도 양양 지역의 숙원사업으로 40년 넘게 추진돼 온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사실상 허용됐기 때문이다.

이에 지역 환경단체 등은 환경부 규탄 시위를 진행하며 케이블카 사업으로 난개발과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설악산국립공원 오색 삭도(케이블카)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조건부 협의 의견을 양양군에 통보했다”고 최근 밝혔다.

사업으로 인한 자연생태 영향 및 지형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상부 정류장 구간 규모 축소’ 방안 등을 조건으로 달았지만, 사실상 케이블카 설치가 허용된 것이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1982년부터 강원도가 양양군 서면 오색리부터 설악산 끝청 하단(총연장 3.3㎞, 해발 1430m)까지 케이블카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설악산의 자연환경, 생태경관, 생물다양성 훼손 등을 이유로 허가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양양군은 지속적으로 사업 추진을 진행했다. 지난 2019년에도 원주지방환경청이 ‘사업예정지는 극상림·아고산대 식물군락 및 멸종위기종 서식지로 사업 시행시 악영향이 우려되는바, 계획 및 입지가 적정하지 않음’이라며 ‘부동의’ 의견을 통보했지만 양양군이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부동의 처분 취소 심판’을 청구해 인용받으면서 이번에 조건부 승인이 완료됐다.

이처럼 설악산 케이블카가 사실상 허용되면서 광주·전남 시군에서도 다시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꺼내 들고 있다. .

구례군은 지리산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기 위해 타당성 용역을 준비 중이라고 7일 밝혔다.

구례군은 지난 2021년 11월 환경부에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 온천랜드부터 지리산 우번대까지 3.1km 구간에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신청했지만, 환경부는 2022년 6월 구례군의 계획을 반려했다.

환경부는 케이블카가 지나는 지역의 반달가슴곰 등 동·식물을 보호하고, 지리산 권역 4개 지자체(구례, 전북 남원, 경남 산청, 경남 함양)와 단일화하지 않고 구례군 단독으로 신청한 점을 이유로 반려했다. 구례군은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계기로 올해 다시 한번 케이블카 사업에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구례군 관계자는 “케이블카의 노선 등을 전면 수정해 현재 케이블카 설치 타당성 용역을 공고 중이다”며 “용역기간은 10개월로 예상하지만 최대한 빨리 당겨서 실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설치 논의가 확산되면서 환경단체는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립공원무등산지키기시민연대와 설악산 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등 환경단체 회원 100여 명은 지난 3일 ‘제3회 국립공원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광주 무등산국립공원에서 환경부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환경부가 전문기관들의 부정적 평가와 국민들의 바람을 무시하고, 대통령 공약이라는 이유로 설악산 케이블카사업을 허가했다”며 “국립공원을 파괴하는 환경부는 국립공원의 날을 기념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현행 법령상 무등산에 케이블카 설치는 어렵다는 것이 국립공원 측의 설명이지만, 2006년부터 잊힐 만하면 한 번씩 터져 나오고 있는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 논의가 재점화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환경부의 ‘자연공원 삭도 설치·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케이블카는 주요 봉우리는 피하고, 왕복이용을 전제로 기존 탐방로와 연계를 피해야 하는 조건 등이 달려 있다”며 “이런 조건들을 고려할 때 무등산에는 설치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천홍희 기자 str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