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농촌, 어업을 살릴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정책을 현장에서는 체감하기가 쉽지 않다. 10년이 지나도 농촌과 어촌은 크게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 젊은이들이 빠져나간 농·어촌은 갈수록 활력이 떨어지고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농·어업 환경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부채만 늘어가는 상황이다. 6차 산업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가공산업도 눈에 띄게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식량 안보를 책임져야할 농·어촌의 위기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기후 변화로 작황에 영향을 받는가 하면, 코로나19로 일손 구하기도 쉽지 않아 수확·물류작업에까지 차질이 빚어지면서 식량 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기, 농·어업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남도의 구상이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갈수록 심해지는 고령화에 부채도 늘어=65세 이상 농가는 10년 전인 2011년만 해도 9만4849가구로 집계됐었다. 10년이 흐르면서 65세 이상 농가는 9만7151가구로 늘어났다. 전남지역 65세 이상 농가인구 비율도 10년 전인 2011년 41.0%(37만9767명 중 15만5788명)에서 지난해 53.1%로 12.1%포인트 증가했다. 농가인구 비율로 보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실정이다. 전남 어가인구는 지난해 65세 이상이 1만2700명인 반면, 40대 이하 인구는 1만명이 못되는 상황이다.

반면, 전남 20~30대 농가인구는 급감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전남 20대 농가인구는 9301명. 전년(1만1069명) 보다 16.0% 줄었고 1만5001명이던 2011년보다 5000명 넘게 감소했다. 전남 20대 농가인구는 지난해부터 1만명 밑으로 내려앉았다.

30대 농가인구도 9960명에서 8048명으로, 19.2%(-1912명) 줄었다. 일할 사람이 없는 구조가 반복되다보니 인력을 구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들여야하는 상황이 악순환되고 있는 것이다.

농가소득은 2011년 3043만원에서 2020년 4368만원으로 상승하긴 했다. 하지만 이 기간 1671만원(2011년)이던 부채도 2021년 2688만원으로 크게 늘어 소득 상승 효과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어업 분야의 경우 2011년 113만ｔ에 달했던 수산물 생산량은 2020년 187만ｔ으로 늘어났지만 어가 부채도 세대당 3564만원(2010년)에서 6390만원(2020년)으로 증가했다.

◇농촌 자원 활용한 경제 활성화 꾀해야=농촌경제연구원은 농공단지를 농촌형 경제활동의 거점이자 주거·문화·복지 기능이 복합된 농촌혁신클러스터로 육성하는 한편, 지역 내 다양한 비농업 부문 경제활동 기회를 만들어 농업 외 경제활동을 병행하는 귀농인이 증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역별 특화자원에 기반한 농촌 스마트 전문화 달성 및 농촌형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자체 시책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신규 사업도 필요하다는 게 도농상생을 위한 농촌 활성화를 위한 농촌경제연구원의 주장이다.

‘전남 사랑애(愛) 서포터즈 100만 명을 육성하겠다’는 김영록 전남지사의 공약도 이같은 농촌 활성화를 위한 젊은층 인구를 유입하기 위한 전략이다. 전남도가 구상중인 세계적인 첨단 농산업 융복합지구 조성도 농·어업을 미래유망산업으로 키워 살만한 농·어촌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이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