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이후, 좀처럼 전열을 정비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회동을 갖고 각종 정치 현안들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회동에서 광주·전남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호남 민심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강력한 혁신안 제시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또 차기 전대에 나설 지역 최고위원 주자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한편 상임위 조정 등에도 나선다.

19일 송갑석 광주시당위원장<사진>에 따르면 오는 23~24일 진행되는 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을 전후해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이 회동을 갖는다. 그동안 코로나19 대확산과 리더십 부재 등으로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의 전체 회동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송 위원장은 광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확한 날짜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워크숍을 전후해 회동을 가질 예정”이라며 “시간이 애매하다면 워크숍 당일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이 따로 모여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전남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전체 회동은 21대 국회 개원 이후, 사실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과연 어떠한 결과를 도출할 것인지 주목된다. 우선, 8월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도전에 나설 지역후보에 대해 의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광주·전남지역 최고위원 주자로는 송갑석 광주시당위원장과 김승남 전남도당위원장이 꼽힌다. 민형배 의원도 최고위원 출마 의지가 강했지만 ‘검수완박’(검찰개혁입법) 법안 처리를 위해 탈당하면서 출마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여기에 전대 일정과 경선 룰 등이 정해지지 않아 전반적인 상황은 유동적이다. 하지만 민주당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라는 점에서 최고위원 주자의 윤곽이 나올 수도 있다.

여기에 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의 상임위 조정이 이뤄질 것인지도 관심사다. 전남 국회의원들은 전반기와 마찬가지로 5명이나 희망 상임위로 농수산식품위를 신청했다. 과반에 달하는 국회의원들이 특정 상임위에 몰리는 것은 역대 전남 정치권에선 찾아볼 수 없는 사례다. 이는 전남의 현안 및 미래 비전을 위해 전략적으로 상임위를 선택하기 보다는 지역 민원을 챙기면서 차기 총선을 대비하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전남 국회의원들의 행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의 ‘막장 공천’과 맞물리면서 지역 민심의 반발을 키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의 하반기 상임위는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이형석·이병훈 의원은 전반기와 마찬가지로 행안위와 문체위를 맡을 예정이며, 조오섭 의원도 기존의 국토위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윤영덕 의원은 교육위에서 정무위로, 이용빈 의원은 과방위에서 산자위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송갑석 의원은 산자위를 고수할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 국방위로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형배 의원은 법사위에서 과방위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 양향자 의원의 상임위는 아직 유동적이다.

이런 가운데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이 호남 민심을 담을 혁신안을 이번 회동에서 만들어 낼 것인지도 관심사다.

호남 민심을 매개로 민주당의 위기 극복 방향을 제시하고 정치적 목소리를 키워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지만 현실화 여부는 미지수다. 우선 지역 국회의원들 간의 신뢰가 부족하고 리더십이 부재한 데다 정치적 투쟁 의지가 약화되면서 민주당을 뒤흔들만한 결집력을 만들어내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