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인구절벽에 농협들 ‘하나로’ 뭉친다
광주·전남 조합들 건전성 제고
1989년 이후 166개 조합 합병
담양·월산 2월 말 합병 마무리
여천·율촌 전국 10위권 ‘눈앞’
1989년 이후 166개 조합 합병
담양·월산 2월 말 합병 마무리
여천·율촌 전국 10위권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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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인구절벽을 겪고 있는 전남지역 농협들이 자립경영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합병을 택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전남 4개 조합(여수·여천, 담양·월산)이 자율합병을 위한 투표를 가결시키며 지난 2018년 순천농협 이후 합병 바람이 다시 거세게 불고 있다.
이는 농축협의 자율적인 결정에 따른 절차였지만, 수십 년 평생 거래처가 없어지는 박탈감과 불편은 조합원들이 안고 가야 하는 한계가 있다.
4일 농협 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전남본부가 자료를 보유한 1989년 이후 합병된 조합 수는 166개(중복 포함 186개)에 달한다.
지난 30여 년 동안 166개의 조합이 흡수되거나 다른 조합과 합쳐졌다는 말이다. 지난 2002년 202개였던 전남지역 조합들은 올해 146개로, 56개(-27.7%)나 줄었다.
자본과 손익구조가 취약한 조합들은 수년, 수십 년 동안 1~5차에 걸친 합병을 겪기도 했다.
보성농협의 합병 역사는 지난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1월 노동농협과 흡수합병한 보성농협은 1990년 미력농협, 2006년 웅치농협과 3차례에 걸쳐 합병을 거듭해왔다.
1999년 최종 합병을 마친 구례농협은 1992년을 시작으로 용방, 광의, 토지, 문척, 간전, 마산, 동부 등이 스며들었다. 서진도농협은 13년에 걸쳐 임회, 광석, 지산, 조도농협이 합쳐지며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완도농협(금일·금당·약산·군외·신지·청해진·고금·약산금일)이 2009년 합병을 마치기까지는 무려 5차례에 걸친 합병이 이뤄졌다.
가장 최근 합병사례로 꼽히는 순천농협과 별량농협은 지난 2018년 2월 합쳐졌다. 1995년 승주와 주암농협에 이어 지난 1997년 별량농협을 제외한 순천시 13개 지역농협을 합병한 순천농협은 별량농협과 합병을 마무리하면서 순천시 지역농협 통합을 완성하게 됐다. 당시 총자산 1조9000억원, 조합원수 1만8000명으로 전국 최대 규모 지역농협으로 재출범했다.
올해는 전남지역에서 자율합병된 조합 2곳이 탄생한다.
담양농협과 월산농협의 합병은 오는 2월 말 마무리되며, 여천과 율촌농협은 3월 말 합병을 마칠 예정이다. 지난해 두 조합은 이사회 심의를 거친 뒤 조합원 과반이 참여하는 투표를 벌여 담양 87.8%, 여천 84.8%에 달하는 찬성률을 나타냈다.
담양지역 농협 합병은 지난 2006년 창평과 대덕농협, 고서와 남면농협 합병, 2007년 담양과 용면농협 합병 뒤 14년 만에 치렀다.
여천과 율촌농협은 16년만에 ‘3려’지역의 농협 통합을 이루게 됐다. 율촌농협 조합원은 1400명에 불과했지만 이번 통합으로 총자산 1조1000억원, 조합원 수 7500명에 달하는 전국 10위 규모 농·축협으로 거듭난다.
전남에서 품목조합을 제외하고 조합 설립인가 기준인 조합원 1000명에 못 미치거나 1100명대로 턱걸이하는 조합은 20개에 달한다.
섬지역 조합 설립 기준은 300명, 품목조합은 200명이다.
지난 연말 기준 전남 146개 조합들의 조합원은 28만4023명으로, 전년보다 1756명 감소했다.
심각한 고령화와 농촌 이탈이 벌어지는 전남지역 조합원 수는 2017년 30만5825명, 2018년 29만5139명, 2019년 28만8771명, 2020년 28만5779명, 지난해 28만4023명으로 해마다 감소 추세다. 4년 새 조합원은 2만1802명(-7.1%) 줄었다.
광주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2020년 말 기준 14개 농협 조합원 수는 2만1170명으로, 이 가운데 조합원 1000명이 넘지 못하는 조합은 4곳이다. 광주지역 농협들은 도시농협과 농촌농협 간의 격차가 점차 심화되면서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합병 촉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합병에 선뜻 나서는 움직임이 없어 2013년 지역에서 첫 합병권고를 받은 조합의 경우 9년에 걸쳐 이렇다 할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지역 곳곳에서는 내년 3월 치르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를 겨냥한 표심 때문에 수년간 지체된 합병을 다음으로 미루는 사례도 적잖게 볼 수 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지난해에만 전남 4개 조합(여수·여천, 담양·월산)이 자율합병을 위한 투표를 가결시키며 지난 2018년 순천농협 이후 합병 바람이 다시 거세게 불고 있다.
이는 농축협의 자율적인 결정에 따른 절차였지만, 수십 년 평생 거래처가 없어지는 박탈감과 불편은 조합원들이 안고 가야 하는 한계가 있다.
지난 30여 년 동안 166개의 조합이 흡수되거나 다른 조합과 합쳐졌다는 말이다. 지난 2002년 202개였던 전남지역 조합들은 올해 146개로, 56개(-27.7%)나 줄었다.
자본과 손익구조가 취약한 조합들은 수년, 수십 년 동안 1~5차에 걸친 합병을 겪기도 했다.
보성농협의 합병 역사는 지난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1월 노동농협과 흡수합병한 보성농협은 1990년 미력농협, 2006년 웅치농협과 3차례에 걸쳐 합병을 거듭해왔다.
완도농협(금일·금당·약산·군외·신지·청해진·고금·약산금일)이 2009년 합병을 마치기까지는 무려 5차례에 걸친 합병이 이뤄졌다.
![]() 지난 연말 진행된 여촌농협·율촌농협 합병 찬반 투표 현장.<농협 전남본부 제공> |
올해는 전남지역에서 자율합병된 조합 2곳이 탄생한다.
담양농협과 월산농협의 합병은 오는 2월 말 마무리되며, 여천과 율촌농협은 3월 말 합병을 마칠 예정이다. 지난해 두 조합은 이사회 심의를 거친 뒤 조합원 과반이 참여하는 투표를 벌여 담양 87.8%, 여천 84.8%에 달하는 찬성률을 나타냈다.
담양지역 농협 합병은 지난 2006년 창평과 대덕농협, 고서와 남면농협 합병, 2007년 담양과 용면농협 합병 뒤 14년 만에 치렀다.
여천과 율촌농협은 16년만에 ‘3려’지역의 농협 통합을 이루게 됐다. 율촌농협 조합원은 1400명에 불과했지만 이번 통합으로 총자산 1조1000억원, 조합원 수 7500명에 달하는 전국 10위 규모 농·축협으로 거듭난다.
![]() 지난해 11월 초 진행된 담양농협·월산농협 합병 찬반 투표 현장.<농협 전남본부 제공> |
섬지역 조합 설립 기준은 300명, 품목조합은 200명이다.
지난 연말 기준 전남 146개 조합들의 조합원은 28만4023명으로, 전년보다 1756명 감소했다.
심각한 고령화와 농촌 이탈이 벌어지는 전남지역 조합원 수는 2017년 30만5825명, 2018년 29만5139명, 2019년 28만8771명, 2020년 28만5779명, 지난해 28만4023명으로 해마다 감소 추세다. 4년 새 조합원은 2만1802명(-7.1%) 줄었다.
광주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2020년 말 기준 14개 농협 조합원 수는 2만1170명으로, 이 가운데 조합원 1000명이 넘지 못하는 조합은 4곳이다. 광주지역 농협들은 도시농협과 농촌농협 간의 격차가 점차 심화되면서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합병 촉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합병에 선뜻 나서는 움직임이 없어 2013년 지역에서 첫 합병권고를 받은 조합의 경우 9년에 걸쳐 이렇다 할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지역 곳곳에서는 내년 3월 치르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를 겨냥한 표심 때문에 수년간 지체된 합병을 다음으로 미루는 사례도 적잖게 볼 수 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