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시장격리 뒷짐 진 정부…동떨어진 쌀값 통계 농민 두번 울린다
15일 기준 조사 5만1826원…전년비 5%↓
전남 RPC 체감 쌀값은 4만5000~4만6000원
전남 가중치 미반영…경기 브랜드 쌀값 영향
수확기 쌀값은 2달 연속 내려가
전남 RPC 체감 쌀값은 4만5000~4만6000원
전남 가중치 미반영…경기 브랜드 쌀값 영향
수확기 쌀값은 2달 연속 내려가
![]() 13일 청와대 앞 분수대 인근에서 농협미곡종합처리장 전국협의회 주최로 열린 ‘쌀 시장격리 촉구를 위한 전국 농협 조합장 총궐기대회’. |
올해 남아도는 쌀 31만t에 대한 시장격리를 촉구하는 청와대 앞 집회가 있었던 지난 13일, 전남지역 농협 조합장과 미곡종합처리장(RPC) 대표이사·장장 94명 사이에서는 하루 종일 ‘쌀값’ 동향을 묻는 대화가 이어졌다.
특히 공공비축미곡 매입가격 산정의 토대가 되는 이달 15일 통계청 ‘산지 쌀값’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매입가격은 통계청에서 조사·발표하는 수확기(10월~12월) 전국 산지 (도정된) 쌀값 평균가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통계청이 지난 17일 발표한 이달 15일 기준 전국 평균 산지 쌀값(정곡 20㎏)은 5만1826원으로, 전년 같은 날(5만4419원) 보다 4.8%(-2593원)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률은 최근 5년(2017~2021년) 내 가장 큰 폭을 나타냈다. 직전 조사 때인 이달 5일(5만2586원)에 비해서는 1.4%(-760원) 떨어졌다.
수확기 들어 쌀값은 두 달 연속 하락 추세다.
농민들이 쌀 생산비를 감안해서 받아야 하는 마지노선은 ㎏당 3000원이다. 이달 15일 통계는 ㎏당 2591원으로, 받아야 할 쌀값에 턱없이 못 미친다.
또 다른 문제는 통계청 쌀값 조사 결과와 전남지역 농민과 쌀 가공업체 측이 체감하는 가격 사이에 괴리가 크다는 것이다.
김용경(61) 광주·전남RPC장장대표협의회장은 “쌀 도매가는 20㎏에 4만5000~4만6000원으로, 통계청이 발표한 산지 쌀값 5만2000원 선과는 거리가 있다”며 “전국 평균 쌀값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어 통계청 조사 방식에 대한 논란이 많다”고 말했다.
농협 광주·전남RPC운영협의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통계청은 전국 모든 RPC 254곳과 연간 정곡 유통량이 500t 이상인 벼 건조저장시설(DSC) 등 374곳을 표본으로 매월 5일 단위(5일·15일·25일) 3차례에 걸쳐 쌀값을 조사한다.
조사 때는 기준일 당일 현장을 찾아 장부를 열람하거나 전화, 팩스, 전자우편 등을 활용한다.
전남 농민들은 이 지역 쌀 생산량은 전국 5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최대 주산지이지만 가중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단순 산술 평균으로 쌀값 조사결과를 내놓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계청이 올해 1월 내놓은 ‘2020년 산지쌀값조사 표본설계’에 따르면 전국 표본규모는 374곳으로, 전남은 전체의 16%에 해당하는 60곳이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충남(19.8%·74곳), 경기(16.6%·62곳) 보다 적은 수치다.
윤병식(48) 옥천농협 RPC 장장은 “정곡 가격 조사 대상이 조사처의 대표 브랜드 최근 출하 가격인데, 브랜드 쌀이 많은 경기지역의 상대적으로 높은 쌀값이 조사에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쌀 20㎏에 적어도 4만8000원은 받아야 본전이라도 찾는데 포장비·유통비 등 고정지출에 의해 오히려 1000~2000원 손해를 보고 팔고 있다”며 “농민도 판매자인 농협, RPC도 만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까지 나선 당차원의 적극적인 쌀 시장격리 요구에도 기획재정부를 포함한 정부 당국은 추가 매입대책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글·사진=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특히 공공비축미곡 매입가격 산정의 토대가 되는 이달 15일 통계청 ‘산지 쌀값’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통계청이 지난 17일 발표한 이달 15일 기준 전국 평균 산지 쌀값(정곡 20㎏)은 5만1826원으로, 전년 같은 날(5만4419원) 보다 4.8%(-2593원)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률은 최근 5년(2017~2021년) 내 가장 큰 폭을 나타냈다. 직전 조사 때인 이달 5일(5만2586원)에 비해서는 1.4%(-760원) 떨어졌다.
수확기 들어 쌀값은 두 달 연속 하락 추세다.
농민들이 쌀 생산비를 감안해서 받아야 하는 마지노선은 ㎏당 3000원이다. 이달 15일 통계는 ㎏당 2591원으로, 받아야 할 쌀값에 턱없이 못 미친다.
![]() <자료:통계청 2020년 산지쌀값조사 표본설계> |
농협 광주·전남RPC운영협의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통계청은 전국 모든 RPC 254곳과 연간 정곡 유통량이 500t 이상인 벼 건조저장시설(DSC) 등 374곳을 표본으로 매월 5일 단위(5일·15일·25일) 3차례에 걸쳐 쌀값을 조사한다.
조사 때는 기준일 당일 현장을 찾아 장부를 열람하거나 전화, 팩스, 전자우편 등을 활용한다.
전남 농민들은 이 지역 쌀 생산량은 전국 5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최대 주산지이지만 가중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단순 산술 평균으로 쌀값 조사결과를 내놓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계청이 올해 1월 내놓은 ‘2020년 산지쌀값조사 표본설계’에 따르면 전국 표본규모는 374곳으로, 전남은 전체의 16%에 해당하는 60곳이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충남(19.8%·74곳), 경기(16.6%·62곳) 보다 적은 수치다.
윤병식(48) 옥천농협 RPC 장장은 “정곡 가격 조사 대상이 조사처의 대표 브랜드 최근 출하 가격인데, 브랜드 쌀이 많은 경기지역의 상대적으로 높은 쌀값이 조사에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쌀 20㎏에 적어도 4만8000원은 받아야 본전이라도 찾는데 포장비·유통비 등 고정지출에 의해 오히려 1000~2000원 손해를 보고 팔고 있다”며 “농민도 판매자인 농협, RPC도 만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까지 나선 당차원의 적극적인 쌀 시장격리 요구에도 기획재정부를 포함한 정부 당국은 추가 매입대책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글·사진=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