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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더 이상 이용하지 말라!-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2021년 12월 03일(금) 03:00
정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된 이후 각 후보들이 2030 세대를 잡기 위해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과거 같으면 40대를 겨냥했을 텐데, 분명 달라진 모습이다. 그러나 2030세대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지했다는 측면에서는 달라졌지만, 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다가서는 모습은 예전과 달라진 것 같지 않다.

과거 선거를 보면 민주당은 ‘어차피 2030은 40대를 따라 민주당을 지지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랬기에 단지 2030이 투표장에 많이 나오는 방도만 찾았다. 반면 보수정당은 2030에 대해 방도를 찾지 못하고 사실상 포기하거나 중장년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에 집중했다. 그래 대책이 없다 보니 2030의 투표율이 낮아지기만을 내심 바랐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보수의 바람과 달리 2030이 투표장에 나오기 시작했고, 투표장에 나와서는 더 이상 40대와 동행을 하지 않으면서 민주당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대선 후보들이 2030을 잡기 위해 가장 많이 하는 방법은 ‘소통’이다. 청년과의 만남 이벤트를 기획하거나 청년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들을 영입한다. 그래서 한 편에서는 이벤트와 레토릭이 등장한다. ‘With 석열이 형’ 등이 그것이다. 그렇지만 무대만 바꾸고 비슷한 얼굴에 분칠만 하고 나타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혁신과 변화로 새로 태어나지 않았는데도 과연 그 얼굴이 이쁘게 보이고 다르게 보일까?

다른 한 편에서는 프레임과 2분법 구도로 단순화시켜 ‘30대 워킹맘 공동선대위원장’과 같은 상징 조작으로 2030에게 마법을 건다. 그러면 과연 30대 공동선대위원장에 대해 2030세대는 ‘우리를 대표하고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할까? 자신도 모르는 인물이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해 제1여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당 대표와 같은 급에 올라 자신들의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잔다르크라도 된다고 생각할까? 오히려 박탈감만 더 키울 것이다.

아직까지는 각 후보들의 2030 접근 방식이 과거와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그러기에 지금까지는 2030이 어느 후보에게도 마음을 잘 열려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2030이 혐오하는 과거의 방식으로 다가오니 더 거리를 두려 하기도 한다.

후보들이 다가가려는 2030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비합리성이다. 다시 말해 공정과 공존·공생의 가치를 지향하며 합리적 논증과 민주적 소통 없이 후보들의 생각만 이야기하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그러기에 보수나 진보 포함 정치권이나 후보들은 2030이 어떻게 교육을 받았고, 어떤 가치를 지향하며, 어떤 이해관계에 절망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 기존의 정치적 틀에 갇힌 화법으로는 2030의 표심을 얻지 못한다.

2030은 먼저 교육에서 윗세대와 많이 다르다. 2030은 학교에서 자기 주도 학습으로 교육을 받았다. 그래서 자신들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도출한다. 또한 다른 의견들과도 소통하면서 공존하는 방식을 배워 왔다. 그러기에 2030은 합리적 논증이나 토론이 없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한 이들은 경쟁을 다르게 본다. 윗세대와 달리 경쟁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실력과 스펙을 쌓으면서 공정을 요구한다. 그렇다고 승자 독식을 주장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공존·공생을 이야기한다. 이런 점에서 평등을 주장하는 40대와 다르다.

이들은 이렇게 준비해서 사회에 진출하려고 하지만, 노동시장은 이미 먼저 진입해 조직화된 힘으로 노동 기득권을 지키는 40대 세대에 막히고,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은 60대 이상 산업화 세대 등에 막히고 있다. 이제 막 취업을 하여 가정을 이룰 희망에 찬 꿈으로 사회에 진출하려는 미래 세대에게는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는 절망적 벽이다. 그러면서 스스로 뛰어넘으라고, 뛰어넘지 못하면 너희들 능력의 문제라고 하고 있다. 그래서 미래 세대는 50·60대를 꼰대라 하지만, 40대도 꼰대라 한다.

그럼 대선 후보들이 2030 표심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간단하다. 2030이 추구하는 가치가 옳다면, 그리고 그들이 쌓은 실력과 스펙을 인정한다면, 그들의 실질적 사회 진출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국가 비전과 정책 및 공약을 만들어 주고 실현해야 한다. 더 이상 무의미한 이벤트나 공허한 레토릭, 그들이 선출하지도 않은 인물을 내세워 여론 몰이를 하려는 상징조작과 같은 술수로는 안 된다. 그리고 이젠 2030 자신들이 더 잘 알아 가고 있다. 자신들이 어떻게 무시당했고 이용당했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