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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 KAIST 교수 “메타버스 대항해시대 ‘현실’의 고정관념 깨진다”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강연-‘인공지능과 메타버스, 대항해시대의 인류’]
현실은 플랫폼, 뇌 해석 따라 변해
미래 세대는 디지털 세상이 ‘고향’
수요·욕망 만들어지는 공간 될 것
리더스 아카데미 30일 졸업행사
2021년 11월 24일(수) 21:45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지난 23일 광주시 서구 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제9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 강연을 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지금의 메타버스는 ‘대항해시대’와 같습니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자 50여년동안 대 탐험의 시대가 시작됐죠. 신대륙의 존재를 알고 태어난 이후 세대는 더 많은 가능성을 봤고, 다른 대륙으로 이주를 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아직 메타버스를 탐험하는 데 그치고 있지만, 미래 세대는 이곳에서 수요와 선호도, 욕망을 만들어낼 겁니다.”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가 지난 23일 제9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 강사로서 광주시 서구 라마다프라자 호텔을 찾았다. 뇌과학자로 대중과 친숙한 그는 최근 뇌과학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인간의 본질적 사유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를 분석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날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대항해시대의 인류’를 주제로 강연했다.

메타버스는 인터넷 세계에 차린 또 하나의 현실이다. 김 교수는 애초 ‘현실’이 만고불변의 진리가 아니며, 뇌의 해석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다중 현실’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간은 오감(五感)으로 받아들인 정보를 뇌에서 해석하는 식으로 현실을 인식한다. 그마저도 눈·코·귀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신체 상태와 관습, 편견 등을 바탕으로 정보를 각자 다르게 해석한다.

즉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가 곧 현실의 경계선이다. 김 교수는 인류 역사 동안 대개 현실은 여러 개였다고 설명했다. 현실은 일종의 안드로이드나 iOS같은 플랫폼이며, 타인과 서로 정보 교환이 가능한 경우 같은 현실을 공유한다고 볼 수 있다.

“부족 사회에서 마을, 국가 등이 생겨나는 것, 이 과정은 인류가 점점 더 큰 현실을 만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의 발명되면서 인류의 현실은 전 세계 수준으로 크게 확장됐습니다.”

김 교수는 인터넷의 발전사를 3단계로 구분했다. 인터넷 1.0은 데스크톱으로, 몸은 고정된 채 세상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인터넷 2.0은 모바일 인터넷으로, 몸이 자유로우면서도 전세계와 소통할 수 있다. 인터넷 3.0은 바로 메타버스로, 디지털 세계로 들어가 단순한 시·청각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우리는 디지털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됐죠.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 인터넷 배달부터 유튜브, 넷플릭스까지 감히 상상할 수 있었나요? 지금 우리가 미래에 메타버스로 뭘 할 수 있는지 상상 못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김 교수는 Z세대(1990~2010년대생), 알파세대(2010~2025년대생)는 메타버스를 주 무대로 받아들이리라 확신한다. 김 교수는 이들 세대가 사실상 호모사피엔스가 아닌 새로운 종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기성세대와 달리 ‘현실은 아날로그’라는 고정관념에 갇히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인간의 뇌는 10~12세에 ‘결정적 시기’를 맞습니다. 이 때 뇌를 완성시킨 환경이 곧 ‘고향’이며, 뇌의 모든 것이 그 환경에 최적화됩니다. 지금의 Z세대, 알파세대는 ‘결정적 시기’에 스마트폰과 아이패드로 인터넷을 접했습니다. 이들에겐 디지털 세상이 고향이고, 현실이에요.”

김 교수는 “미래 세대는 디지털 세상이 더 편안하다. 아날로그에서만 가치와 수요를 만들던 기성세대와는 달리 경험의 대부분을 디지털 세계로 이주시킬 것이다”고 짚었다. 과거에는 아날로그에서 생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디지털을 수단으로 활용했지만, 앞으로는 디지털에서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아날로그를 다리 역할로 삼을 것이란 말이다.

다만 김 교수는 아직 메타버스는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없으며, 트렌드가 10년 일찍 찾아온 셈이라고 못박았다.

“대규모 전쟁이나 전염병 이후 사회적 변화가 가속되는 경향이 있어요. 20세기 시작이 1918년 세계대전 끝난 후라는 말도 있듯이, 코로나19 이후 비로소 21세기가 시작됐다는 해석도 있어요. 메타버스도 그래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아날로그 세상에서 활동 범위가 줄면서 사회적 경험을 디지털에서 하게 됐기 때문에 트렌드가 일찍 시작된 거죠. ”

김 교수는 “우리 모두가 메타버스에 관심있을 필요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이곳은 미래 소비자들의 니즈와 선호도가 만들어지는 공간이다. 사회의 리더들과 기업가들이 메타버스를 이해해야만 하는 이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는 오는 30일 광주시 남구 어반브룩에서 졸업식 및 기념공연 행사를 연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